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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5
중목구조 협소주택, 정릉동 책_놀이집
과감한 청록색 외관과 비정형 창문에 놀라긴 이르다. 실내로 들어서는 순간, 작은 집에 꽂힌 수많은 책과 장쾌한 실내 구조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외관은 날렵한 각도의 창과 과감한 색상의 청록색 도료로 미장 마감해 강렬한 인상이다. SECTION ①현관 ②거실 겸 주방 ③화장실 ④방 ⑤계단실 ⑦다락 ⑧원룸 ⑨데크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가르치는 건축주는 건축가를 만나자마자 책이 많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해외 단독주택에서 13년 정도 살다가 2005년 귀국했고, 서울 성북구에 소재한 아파트에서 다시 13년을 아내, 아들, 딸과 살다 보니 다시 단독주택 생활이 그리워지던 터. 거주하던 동네는 포기하고 싶지 않아 건축가와 함께 인근을 돌아봤고, 면적은 크지 않아도 필지가 반듯한 지금의 땅을 만났다.현관문을 열고 나서 15분 걸으면 도착하는 북한산 입구, 매일 산책해도 지겹지 않은 정릉천, 옛 정취가 그윽하게 남은 시장과 천변의 풍경 등 동네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문제는 작은 땅에 네 식구와 많은 양의 책을 수용할 집을 짓는 것이었다.집의 중심 공간인 2층 가족실. 한쪽 벽면을 채운 가족서가는 구조목으로 제작해 많은 책의 무게도 끄떡없다.1층은 콘크리트조, 2, 3층은 목조주택임을 서로 다른 외장재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HOUSE PLAN대지위치 ▶ 서울시 성북구대지면적 ▶ 83.29㎡(25.19평) │ 건물규모 ▶ 지상 3층 + 다락건축면적 ▶ 48.98㎡(14.81평) │ 연면적 ▶ 122.71㎡(37.11평)건폐율 ▶ 58.81% │ 용적률 ▶ 147.33%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9.77m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1층) + 중목구조(2, 3층)단열재 ▶ 기초 및 1층 배면 – 압출법보온판 / 1층 외벽 - 비드법보온판 / 2,3층 외벽 및 지붕 – 그라스울외부마감재 ▶ 벽 - 파렉스 외단열 미장 마감, 벽돌타일 / 지붕 – 컬러강판창호재 ▶ 이노틱 PVC 시스템창호 + THK24 로이복층유리, VELUX GPL+ THK24 로이복층유리, 이건 AL 창호 + THK24 로이복층유리, THK27.76 접합로이복층유리에너지원 ▶ 도시가스 │ 전기 ▶ 거산ENG 김기표기계·설비 ▶ 유영설비기술연구소 김성률구조설계(내진) ▶ ㈜허브구조 김형만 구조기술사설계 ▶ ㈜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이재혁시공 ▶ ㈜수피아건축3층 침실에서 바라본 모습. 박력 있는 구조의 미학이 실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2층에서 3층 올라가는 계단실 옆의 오목한 공간. 직장 가까이에 있다는 이유로 처음 찾은 건축가는 ㈜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이재혁 소장이었고, 그는 서류에 이름을 남긴 마지막 건축가가 되었다. 그 역시 가족과 함께 사는 집을 협소주택으로 짓고, 집에는 계단실을 수직으로 가로지르는 서가가 있다(본지 2017년 5월호). 운명이라고 해도 좋을 첫 만남에 설계가 시작되었다.땅은 남북방향으로 1.8m 높이의 경사를 가지고 있는 좁은 골목 사이에 위치한다. 건축가는 이웃에게 피해를 덜 주기 위해 목구조를 이용한 빠른 공사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공장에서 재단한 프리컷 (Precut) 부재를 현장 조립만 하면 되는 중목구조 방식이 집의 메인 구조로 결정되었다. 건축주 역시 해외에서 목조주택에 거주한 경험이 있던 바였다.둘째 아이의 3층 방에 낸 창과 연결돼 재미를 더한다. 1층과 2층 사이의 현관부 계단실. 보일러, 전기분배기를 포함한 각종 수납 공간은 현관 주변 벽을 활용했다. / 집 안 어디에서도 보이는 가족 서가 그러나 이미 장성한 자녀와 부부가 쓰기에는 면적이 충분하지 않았다. 취직한 큰아이가 출가를 한다면, 여기서 신혼생활을 시작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도 마련해주고 싶었다. 그리하여 1층은 철근콘크리트조의 별도 세대로 꾸미고, 2층과 3층, 다락은 중목구조로 지어 남은 세 식구가 거주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주택으로 방향이 잡혀 나갔다.평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가족이 함께 카페 투어도 다닐 만큼 오붓한 터라 2층은 과감하게 한층 전체를 주방 겸 거실로 계획했다. TV와 소파를 중심으로 한 전형적인 거실 대신 가족서가(家族書架)와 큰 테이블이 있는 구성으로 완성되었는데, 이 공간이 생기고 나니 함께 보내는 절대적인 시간의 양은 물론 질도 높아졌다고 건축주는 전한다.대지의 경사가 있어 2층 주방에서 바로 실외로 연결된다.첫째가 혼자 쓰는 1층 원룸. 추후 신혼집으로 쓰기 위해 동선과 층을 구분했다.외관은 주변 건물로부터의 시선을 고려했을 때 남쪽에 크게 창을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대신, 계단실이 있는 동쪽과 공적영역에 속하는 남서쪽 모서리에 임팩트 있게 계획되었다. 힘이 흐르는 방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중목구조의 역동적인 선을 따라 창의 프레임을 겹쳐 시공한 것. 이는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스펙터클한 경관을 만들며 집의 아이덴티티가 되어 준다.집의 또 다른 중심 공간인 서가 역시 남서쪽의 창과 함께 저층에서 다락까지 이어져 모든 공간을 하나로 엮는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한다. 특히 계단실의 오목한 알코브는 아늑한 독서 공간으로 꾸며져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었다.3F – 33.1㎡ / ATTIC – 11.72㎡1F – 48.64㎡ / 2F – 40.97㎡PLAN①현관 ②거실 겸 주방 ③화장실 ④방 ⑤계단실 ⑥드레스룸 ⑦다락 ⑧원룸 ⑨데크 ⑩주차장PROCESS01(좌) 3D 모델링으로 시뮬레이션_ 평범한 생김새와 구조가 아닌 만큼 사전에 3D 프로그램을 통한 시뮬레이션과 공간감 확인이 필수였다. / 02(우) 집성목 프리컷 가공_ 국내 유일 1.2m폭 집성목 가공이 가능한 업체를 섭외해 프리컷 가공을 진행했다. 꺾인 부분이 많아 숙련된 기술이 필요했다.03(좌) 1층 콘크리트 위 중목구조_ 경사진 대지 탓에 목구조를 땅에 묻히게 할 수 없어 1층은 콘크리트 구조, 2, 3층은 중목구조를 적용했다. / 04(우) 연결 철물 설치_ 중목구조의 접합부 형태가 특이해 사용한 연결철물이 10여 가지 이상에 달할 정도로 다양했다.05(좌) 목구조 완료_ 중목이 수직하중을, 경골목이 수평하중을 담당한다. 프리컷 부재를 현장에 들이고 약 3주 만에 골조가 전부 세워진 셈이다. / 06(우) 창호 설치_ 모든 창호는 1등급 PVC 시스템창호를 설치했지만, 최상부는 특수한 각도로 인해 알루미늄 창호로 일부 대체했다.내부마감재 ▶ 벽,천장 – 벤자민무어 친환경 수성페인트, 적삼목 루버 + 투명 스테인 / 바닥 - 동화자연마루, 폴리싱 타일욕실 및 주방 타일 ▶ 세라믹 타일, 무광 자기질 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바스주방 가구 ▶ 우림퍼니처 │ 조명 ▶ 라이마스 팬던트등계단재·난간 ▶ THK30 애쉬 집성목 + 투명 스테인, 평철 난간중문 ▶ 빌드매니아 │ 데크재 ▶ THK14 루나우드조각난 창을 통해 실내의 빛이 새어 나오는 주택의 야경건축가_이재혁[㈜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공간종합 건축사사무소, ㈜케이씨 건축사사무소를 거쳐 ㈜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대표로 재직 중이다.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한국목조건축협회의 5-star 품질인증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2004년 신인건축가상, 2017년 우장산공원 힐링센터로 목조건축대전에서 특선을 수상하였다. ‘놀이터 같은 집’을 모토로 삼는 건축가이자 재미있는 공간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믿는다. 서울시 명륜동에 자신의 집인 ‘달_놀이집’을 지어 살고 있다. 02-511-5854, www.admobe.co.kr취재_조성일| 사진_Jung Songⓒ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9www.uujj.co.kr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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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31
7개의 실험적인 공간_ 물 위의 방
7개의 건물이 물 위로 내려앉았다. 주거의 기본적인 기능은 담되, 가변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가족의 새 공간이다.건축가 세 명의 공동 프로젝트 중 한 채인 물 위의 방. 멀리 저수지의 풍경을 주택 속에 고스란히 담아냈다.SITE땅과 가족의 인연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축주의 부모님은 젊은 시절, 언젠가 나이 들면 자연과 어우러진 곳에 집 짓고 살고 싶단 꿈 하나로 이 부지를 마련하셨다고 한다. 사실 땅을 사고도 꿈의 실현까지는 기약 없는 긴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컨테이너 박스를 임시거처 삼아 그곳에 살았던 기억은 그에게 여전히 어릴 적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어느 날, 농업용수 확보라는 명목으로 부모님 땅 근처에 저수지가 조성되고 이후 사람의 손길이 더해져 길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 교외에서 마주했던 익숙한 개발 풍경이 이곳까지 닿았다. 그대로 두기 아까워 땅의 쓰임에 대해 고민하던 그는, 지인의 소개로 건축가를 만났다.주변 자연과 어우러진 수(水)공간높낮이에 변화를 주어 건물에 리듬감을 부여했다.SECTION ①방(Undefined Area) ③가변 수영장(Bath Pool)“얼마 전 안타깝게 고인이 되신 故정효원 소장님께서 제 이야기를 듣고 현장에 와주셨어요. 땅을 천천히 둘러보시곤 ‘마음을 휴식하게 해줄 수 있는 곳’이라며 흔쾌히 설계를 맡아주시기로 했죠.”땅의 규모를 생각해 펜션의 용도를 포함한 3채의 건물을 의뢰했던 그에게 정효원 소장은 여러 명의 건축가가 함께 대지를 채워나간 작업을 보여주며 공동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한 사람이 했을 때보다 더 창의적이고 한계를 넘나드는 재미있는 결과물이 나올 거라는 기대와 설렘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렇게 정효원, 정영한, 김희준 3명의 건축가가 설계를 맡은, 각각의 개성을 더한 공사가 시작되었다.그중 ‘물 위의 방’은 정영한 소장이 계획한 실험적 공간이다. 저수지라는 인공호의 풍경을 적극적으로 빌어 대지 안에 물을 담고, 그 물을 통해 사용자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봤을 멋진 공간이지만, 사실 실현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사용자가 쓰임에 맞게 가변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내부 모습. 연면적이 30평 이하로 크지 않은 공간이다.HOUSE PLAN대지위치 ▶ 충청북도 청주시대지면적 ▶ 402㎡(121.60평) | 건물규모 ▶ 지상 1층건축면적 ▶ 80.26㎡(24.27평) | 연면적 ▶ 80.26㎡(24.27평)건폐율 ▶ 19.97% | 용적률 ▶ 19.97%주차대수 ▶ 1대최고높이 ▶ 4.10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 지상 – 철골조 + 경량목구조 하이브리드 결합방식(벽, 지붕 : 경량목구조)외부마감재 ▶ 알루미늄 절곡 가공 패널 | 창호재 ▶ 시스템창호에너지원 ▶ 기름보일러조경 ▶ 건축주 직영시공 ▶ 드웰링 파트너즈(이계준 소장)설계 ▶ 정영한 아키텍츠 02-762-9621 www.archiholic.com집 안에서 바라본 수공간. 예상대로 현실적인 관리는 매우 까다롭지만, 이 또한 주택 생활의 일부분이라 생각하고 재미난 여름을 보냈다고 건축주는 전한다. “세 건물 동시 진행에서 부딪힌 자금 압박과 관리에 대한 부담으로 ‘수(水)공간’을 흔쾌히 받아들이긴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공사를 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이 ‘내 생각보다는 건축가의 의견을 따르자’였기 때문에 이것저것 고려해 다시금 용기를 냈죠.”고민했던 시간이 아까우리만큼 결과물은 만족스러웠다. 낮은 산과 저수지의 풍경이 전부였던 이곳에 3×3 큐브 형태로 연결된 구조와 높낮이에 변화를 준 공간감, 집 어느 곳과도 마주하는 수공간의 조화는 마치 액자처럼 곳곳의 풍경을 담아 시각적 재미까지 품어냈다.3×3의 매스로 둘러싸인 반사 중정(Reflective Courtyard)적당한 크기의 창을 곳곳에 내어 다양한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각적 재미를 품었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도장 / 바닥 – 에폭시 콩자갈욕실 및 주방 타일 ▶ 을지로 백송세라믹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 현장 제작(자작 합판 + 스테인리스 헤어라인 절곡)조명 ▶ 을지로 모던라이팅 | 현관문·붙박이장 ▶ 현장 제작계단재·난간 ▶ 현장 제작(스테인리스 체크 플레이트 + 금속 평철 및 환봉 난간)PLAN (1F - 80.26㎡) ①방(Undefined Area) ②주방/식당 ③가변 수영장(Bath Pool) ④반사 못(Reflective Pond) ⑤반사 중정(Reflective Courtyard) ⑥반사 수영장(Reflective Pool) *상기 방들의 기능은 사용자가 정의한다.“자식들 밥 굶기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일만 해 오셨던 부모님의 마음과 삶을 비출 수 있는 건물을 살아계실 때 지어 보여드리고픈 소망이 있었어요. 부모님이 돌아가시더라도 남은 건물을 통해 두 분의 뜻을 바라보고 느끼고 살아가고 싶습니다.”물이 비워진 기간 ‘물 위의 방’에는 건축주와 부모님이 함께 머무르고 있다. 휴식과 치유의 공간이 되기를 희망했던 초심처럼, 이곳에서 가족은 첫 번째 겨울을 맞이한다.7개의 매스로 연결된 주택어둠이 내려앉은 시간, 환하게 불을 밝힌 물 위의 방 전경“집을 짓는 것은 매우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입니다. 완벽한 집은 없어요. 그저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인지를 집짓기를 통해 알아갈 뿐이죠. 최소한 ‘아, 이만하면 되었다’ 싶은 정도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7개의 공간, 물 위의 방은 그렇게 가족에게 ‘성공적인 집짓기’라는 즐거운 경험을 안겨주었다.ARCHITECT’S SAY건축가_정영한“땅과 건축, 건축과 건축의 관계” 저수지를 향해 있는 이 장소는 시간이 갈수록 원시적 경관을 회복하며 자연호(湖)를 닮아 가려했다. 비탈진 지형을 따라 자연스레 물과 맞닿아 있었을 이 장소엔 새로운 관계가 요구되었다. 건축가 3인에게 주어진 각 필지는 맞물려 있으나 서로 다른 위계로 인해 선명한 경계만 남았을 뿐, 지형의 고유성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경계에 건축을 대응하기 위한 배치는 무의미하며, 새로운 배치에 의한 질서를 통해 그 경계를 지워내야 했다. 또한, 주변에 펼쳐진 물의 경관이 시각적 경험으로 그치지 않고 다양한 행위를 통한 또 다른 매개로서 물을 담고자 했다. 그 물은 하늘의 구름과 주변 소나무를 반사해 오래전 이 장소가 품어왔던 원시성의 환영(幻影)을 통해 마치 나르키소스의 신화적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물 위에 흩어진 3×3의 7개 단위 영역은 고정된 기능을 지시하지 않는다. 이는 일시적으로 점유하여 사용자에 의해 자유로이 정의되며 보편적 거주행위를 위한 시퀀스와는 다르다. 서로 다른 높이와 각도에 의해 맞물린 단면과 다양한 바닥 레벨에 의해 마치 원지형(原地形)을 거닐 듯 내·외부를 가로지른다. 그동안 천창으로 드리운 빛과 최소의 개구부를 통해 물 위에 반사된 산란한 빛은 내부로 스미어 땅과의 경계, 물과의 경계가 동시에 흐려진다.취재_김연정 | 사진_윤준환ⓒ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9www.uujj.co.kr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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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31
호젓함이 머무는 곳_ 제주 호근동 주택
바빴던 그간을 정리하고 제주로 내려온 부부. 이곳에 집을 지은 후 생긴 작은 기대들이 별일 없는 일상까지 즐겁게 한다.“전원을 즐길 수 있는 건강하고 소박한 집이었으면 좋겠습니다.”그동안 서울에서 숨 가쁘게 살아온 부부는 고되었던 지난 삶을 모두 내려놓고 제주행을 결심했다. 정원도 가꾸고 주변 오름도 오르는 건강한 노후를 꿈꾸며, 그들에게 딱 맞는 집을 만나고자 다양한 건축 서적을 챙겨보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집 짓는 게 쉽지 않다는 얘길 듣고 이미 완공된 주택을 살까 발품도 많이 팔아보았지만, 정작 마음에 드는 집을 찾기가 더 어려웠다. 결국 그냥 ‘집을 짓자’란 결심이 선 것도 그때쯤이었다.SECTION ⑤손님방 ⑧거실 및 식당 ⑨테라스 ⑩드레스룸 ⑪안방 ⑮서재 집은 너른 과수원을 200여 평으로 분할한 대지 위에 자리하고 있다.건물을 대지 전면으로 배치하고, 건물과 일체화된 담을 쌓아 대문간을 만들었다. 그 결과 내밀하면서도 활발하게 쓰이는 ‘가운데 마당(중정)’을 둘 수 있게 되었다. 먼저 부부는 터를 골랐다. 두 사람이 고민 끝에 구매한 땅은 북쪽으로는 한라산이, 남쪽으로는 서귀포 바다가 멀리 보이는 한적한 대지였다. 3,000여 평의 큰 귤 밭을 12개의 필지로 나눠, 이미 몇 채의 집이 듬성듬성 들어선 작은 마을 같은 곳. 이곳에 자리할 집의 설계는 제주에서 여러 차례 건축 경험이 있는 에이루트 강정윤, 이창규 소장이 맡았다.“이웃한 집들을 보니 대부분 분할된 택지 가운데 건물을 배치하고 담장을 둘렀더라고요. 외부에서 가족들의 공간이 훤히 들여다보여서인지 집마다 커튼을 치고 마당을 즐기지 않는 듯 했죠. 안타깝게도 200평의 땅을 사서 1/5 정도의 공간만 누리는 느낌이었어요.”중정은 언제나 드나들며 만나는 편안한 마당이다. 제주 곶자왈을 형상화한 조경으로 꾸며 집 안에서도 제주를 느낄 수 있다.HOUSE PLAN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대지면적 ▶ 660㎡(199.65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30.71㎡(39.54평) | 연면적 ▶ 145.49㎡(44.01평)건폐율 ▶ 19.80% | 용적률 ▶ 22.04%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6.45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 경량목구조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00mm 외단열, 크나우드 그라스울 에코베트 가등급외부마감재 ▶ 스토(STO) 마감, 모노롱 타일, 제주석, 갈바륨 징크 및 일부 알루미늄 징크 지붕담장재 ▶ 콘크리트 및 제주석창호재 ▶ LG하우시스 PVC 시스템창호 및 이건 알루미늄 창호, 로이 복층 유리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 타이, 허리케인 타이총공사비 ▶ 3억3천만원(설계, 감리비 및 조경 제외)시공 ▶ 건축주 직영설계 ▶ 에이루트(A root architecture) 강정윤, 이창규 064-721-1210 www.arootarchitecture.com2층 테라스 하부 공간을 활용한 근사한 대문간. 앞쪽으로는 아기자기한 화단을 조성하여 화사한 골목 분위기를 더하고자 노력했다. 최소한 땅 위에 그저 우두커니 서 있는 집은 되지 않게 하자는 데 뜻을 모아 건축가는 중정을 둔, 모든 실에서 마당을 접할 수 있는 집을 구상했다. 그리곤 건물 자체가 담장이 되는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들고 날 때 언제나 마주하고 대문을 열면 골목과 이어지는 길의 연장선이 되는 마당, 내부 실과 각기 다른 성격으로 접하는 마당이 자연스레 대지 가운데 놓이도록 했다.안방 쪽 안마당은 담장을 사이에 두고 골목과 만난다.뒷마당은 둔덕을 그대로 살려 원래 땅이 가지고 있는 안정감을 유지해주었다.“건물로 담을 만들어 대문간을 두니 골목에서 한 번 멈춰 설 수 있는 근사한 대문과 처마가 생겼어요. 덕분에 비를 맞지 않고 현관까지 갈 수 있는 대우받는 공간도 가지게 되었죠.”배치가 풀리니 다른 평면들은 자연스레 부부의 삶을 담을 수 있게 되었다. 두 사람이 생활할 안방과 독립한 자녀들이 놀러와 머물 수 있는 손님방을 1층에 만들고, 2층에 서재 겸 다실을 두었다. 특히 1층에는 거실과 주방을 함께 배치해 부부 둘만 있어도 적적하지 않게 배려하고, 2층의 서재는 높은 마루와 그와 이어진 테라스를 만들어 2층임에도 마치 1층 같이 느껴지는 공간을 완성했다. 더불어 목구조가 가진 따뜻함에 한식창호를 더하니, 익숙하고 마음 편한 집이 갖춰졌다.부부가 적적하지 않도록 주로 생활하는 식당과 거실을 함께 두었다.공간을 서쪽으로 배치한 덕분에 따뜻한 오후의 빛이 깊게 들어 온다.“조경은 기존에 있던 서쪽의 둔덕을 그대로 살릴 것을 부부에게 제안했어요. 원래 땅이 가진 분위기가 새로 들어선 집에 안정과 무게를 줄 것이라는 판단했죠.”안방의 작은 마당과 대문 앞 화단에는 돌담을 적절하게 올리고 대나무와 남천 등으로 아늑하게 연출하되, 골목의 풍경을 고려했다. 그리고 중정은 부부의 의견에 따라 소철을 더해 제주 곶자왈과 같은 풍경을 만드는 데 힘썼다.PLAN ①대문간 ②가운데 마당(중정) ③현관 ④창고 ⑤손님방 ⑥주방 ⑦보조주방 ⑧거실 및 식당 ⑨테라스 ⑩드레스룸 ⑪안방 ⑫화장실 ⑬뒷마당 ⑭안마당 ⑮서재 안방은 아늑하게 구성하고 가운데로 열리는 큰 창을 놓아 마당과 가까운 집을 만들었다. 골목 쪽으로는 담을 비교적 높게 세워 사생활을 보호하면서도 여러 수종의 나무를 심어 마주한 길이 삭막하지 않도록 보완하였다. 1층 화장실은 큰 창과 개폐가 가능한 천창을 설치해 밝고 쾌적한 공간이 되었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노출콘크리트 위 발수코팅, 석고보드 위 페인트(삼화 아이사랑 수성페인트) / 천장 – 미송 위 오일스테인 / 바닥 – 구정 원목마루(티크) 및 브러쉬마루(오크)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 한샘 | 계단재·난간 ▶ 오크 집성목조명 ▶ 국내(라이마스, 이케아) 및 해외 조명 직구(Noguchi, Muuto, Herstal, Lucci air)현관문 ▶ 이건창호 | 방문 ▶ 한식창호새하얀 공간이 다소 차가워 보일 수 있어 한식 창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2층이면서 1층 같은 공간이다.2층은 높은 마루를 가진 서재와 그에 면한 테라스, 바닥까지 내려온 창을 두었다. “이 집은 다양한 형상의 마당 있는 집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한 작업이었어요. 그와 더불어 건축가란 그저 대지 안에 건물을 세우는 사람이 아닌, 주어진 땅에 있는 모든 것을 고려하며 책임을 가지고 섬세하게 매만져야 한다는 초심을 일깨워 준 프로젝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자신의 삶을 오랫동안 꾸려온 중년 부부라 라이프스타일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었고, 그랬기에 건축가는 두 사람이 원하는 것, 불필요한 것들을 쉬이 가려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섬으로 오기 전 부부의 바람이 고스란히 담긴 곳. 집을 통해 가족은 그동안 꿈꿔왔던 일들을 하나둘 실현하고 있다.취재_김연정 | 사진_이상훈ⓒ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39www.uujj.co.kr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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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31
가족 최초의 집, 위례 듀플렉스 하우스
새집 건축이 한창인 위례신도시에 둥지를 틀고 가족의 이름으로 최초의 집을 지은 이들. 이곳에서 두근두근 단독주택 라이프가 시작된다.1층 좌측은 창고인 동시에 게이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임대 세대와의 주차 및 동선을 분리하는 역할을 겸한다. 최초의 집은 한 가지로 정의하기 어렵다. 누군가는 태어난 집을 생각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기억이 시작된 공간이라 여긴다. 처음마련한 집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노동 강도가 높기로 소문난 IT업계에 종사하는 젊은 부부는 퇴근 후 아파트 문을 열어 집 안으로 들어가면 마치 허공에 뜬 기분이 들었다. 때마침 생긴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고민했고, 가족 최초의 집을 짓기로 결심했다.SECTION ①현관 ②주방/식당 ③거실 ④화장실 ⑤창고 ⑥다용도실 ⑦방 ⑧발코니 ⑨다락 ⑪주차장 1, 2층과 다락까지 오픈해 한 공간처럼 느껴지도록 단면을 구성했다. 면적도 줄고 공사도 복잡해져 끝까지 고민이었지만, 높은 층고로 인해 답답하지 않고 가족이 어디에 있든 연결된 느낌이 든다. 작업이 마음에 들어 만난 로우크리에이터스는 젊은 건축가 그룹답게 의욕이 넘쳤다고 두 사람은 회고한다. 주택 설계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던 건축가와 정해진 예산 안에서 최대한 신경 써 줄 사람을 원했던 건축주, 서로의 필요가 잘 맞은 것이다. 이들의 계획을 구체화할 시공은 17년 경력의 베테랑 빌더홈 신민철 소장이 맡았다. 복잡한 설계를 구현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시공자가 절실했고, 마침 옆집의 시공을 책임지고 있던 그의 꼼꼼함과 완성도에 반해 건축주가 요청한 것. 그가 위례신도시에 지은 집은 모두 건축주 입소문만으로 의뢰받아 지었다는 후문이다.외부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만 창을 낸 대신 백고벽돌 타일로 마감해 무거워 보이지 않게 톤을 조율했다. (위, 아래) 실내로 들어왔을 때 처음 마주하는 공간인 현관은 수납 겸 벤치, 조약돌 조경, 천창 등 각별히 공을 들인 공간이다. 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대지면적 ▶ 260㎡(78.65평)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건축면적 ▶ 129.72㎡(39.24평) | 연면적 ▶ 218.69㎡(66.15평)건폐율 ▶ 49.89%(법정 50%이하) | 용적률 ▶ 84.05%(법정 100%이하)주차대수 ▶ 3대 | 최고높이 ▶ 9.02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벽 : 경량목구조 외벽 2×6 구조목 + 바닥 2×12 구조목, 지붕 : 2×10 구조목단열재 ▶ 외벽 및 지붕 – 이중단열(셀룰로오스 + 비드법보온판) / 내벽 및 층간 – 그라스울외부마감재 ▶ 외벽 – 백고벽돌타일 / 지붕 – 컬러강판창호재 ▶ 공간시스템창호 단열 AL 시스템창호 35㎜ 로이삼중유리열회수환기장치 ▶ 정우에이앤씨 | 에너지원 ▶ 도시가스, 태양광설계 ▶ 로우크리에이터스 양인성, 권재돈시공 ▶ 빌더홈 신민철 070-8232-1375,www.builderhome.co.kr사생활은 보장받고 싶지만열린 마당도 갖고 싶어맞벌이를 한다 해도 젊은 부부가 온전히 집 한 채를 갖는 것은 무리인 시대. 듀플렉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었다. 대신 각 세대의 주차장과 출입 동선을 완전히 분리하고 소음 차단을 위해 배치와 시공 모두 각별히 신경 써달라 주문했다. 한편, 모퉁이에 위치한 택지 특성상 외부로 노출되는 면이 많았고, 방범과 사생활 보호를 위한 대책도 필요했다. 건축주는 단독주택의 장점인 열린 마당도 누리고 싶어 했는데, 이 요청을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고자 ‘ㄷ’자 형태의 중정 배치와 필로티로 공간을 풀어냈다. 그 결과 단순하고 조형적인 매스로 동네에 차분한 인상을 남기되 사생활과 안전은 보장받고, 거실과 연결된 가족만을 위한 마당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프라이버시와 마당 모두 놓치지 않은 중정 주택. 창을 최소화한 외부 입면과 달리 채광을 위해 열린 구성이다. POINT 1 - 기밀 시공 위한 셀룰로오스셀룰로오스의 최대 장점은 보이지 않는 곳까지 밀실하게 주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계로 주입함으로써 고품질의 단열·흡음·축열 성능을 확보했다.POINT 2 - 열교 잡는 이중 단열 지붕스카이텍이 처마를 감싸고 내려와 외벽단열재와 만나도록 계획했다. 이로써 벽체와 지붕 연결 부분에서 생기는 열교 현상을 줄일 수 있었다.POINT 3 - 필로티 상부에도 꼼꼼한 단열바닥면이 노출되는 필로티 상부에 셀룰로오스 285T를 충진하고, 네오폴 120T도 부착했다. 여기에 설비 배관의 동결을 방지하기 위한 보온도 잊지 않았다.현관에서 안쪽을 바라본 모습. 왼쪽으로 세면대가 분리된 화장실을 두었다. 손을 씻고 아치 개구부를 통해 진입하는 과정이 퇴근 후 지친 마음을 리프레시해주는 것 같다는 건축주 다양한 요구사항 꾹꾹 눌러 담은종합선물세트 같은 집현관문을 열면 실내가 한번에 보이는 아파트 평면과 달리 이 집의 현관은 오솔길을 지나는 느낌을 준다. 코트룸에서 벤치, 세면대까지 이어지는 곡선이 자연스러운 진입을 유도하고 벽면 아래 조약돌과 천창에서 쏟아지는 자연광은 포켓 정원을 연상케 한다.현관을 지나 아치 개구부를 통과해 마주하는 거실은 탁 트인 시야와 단차 있는 바닥에 우선 눈길이 간다. 취미로 클라리넷을 하는 남편과 피아노와 기타를 치는 아내는 ‘가족음악회를 열 수 있는 공간’을 원했는데, 거실과 계단 연결부를 무대처럼 구성한 것이다. 집은 1층부터 다락까지 시각·청각적으로 연결된다. 서로 소통하며 살겠다는 자세가 공간에 반영된 것이리라. 서툴지만 따뜻한 마음이 꾹꾹 담긴 집. 겨울을 나고 봄이 오면 아이와 함께 마당에 심을 첫 번째 나무를 고르느라 부부는 벌써부터 바쁘다.옥상 정원으로 통하는 다락. 집 안 곳곳에 쓰인 곡선은 디자인 요소이자 동선을 부드럽게 이어주는데 요긴하게 쓰인다.외부에서 봤을 때 가장 눈에 띄는 아치창이계단실의 채광을 돕는다. / 2층 가족실에서 바라본 모습. 1층과 게스트룸, 다락까지 서로 연결된 집의 단면 개념이 한눈에 들어온다.이 집에 적용된시공 포인트 5I 튼튼한 기초는 집의 생명땅의 지내력을 실험하기 위해 소규모 주택에서는 보통 하지 않는 평판 재하시험을 진행했다. 평판에 하중을 가해 그 침하량으로 지반의 내력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시험 결과 설계하중의 약 3.2배인 48.0ton/㎡을 극한하중으로 산정하였을 때 재하과정에서 항복하중이나 극한하중이 발생하지 않아 안전성을 확인했다.II 코너 창을 살리는 구조 보강도로에 면한 창이 많지 않기 때문에 창 하나를 내더라도 확실하게 내는 것이 중요했다. 옥상 정원을 위한 평지붕 구조를 위해 천장에는 공학 목재를 사용하고, 안방의 창호 프레임이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며, 코너부로 하중이 실리지 않도록 철골 빔을 상부에 보강했다.III 듀플렉스는 세대 간 소음 차단이 핵심층이 겹치는 부분에는 흡음 기능도 있는 셀룰로오스를 시공하고 180mm 네오폴로 방통단열했다. 주인 세대 주방과 임대 세대 주방이 서로 면하는데, 벽과 벽 사이에는 기본 벽체 구성에 소음 채널과 석고보드 2겹 외에도 방음실에서 쓰는 차음판 4T와 합판 5mm까지 덧대어 세대 간에 소리가 전해지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 썼다.IV 목조주택 평지붕을 위한 방수 계획상대적으로 작은 마당의 크기를 보완하기 위해 건축주는 옥상 정원을 요청했다. 목조주택의 평지붕이라 방수에 특히 더 신경 썼다. 방수는 물이 고이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바닥 구조체를 배수구 방향으로 경사를 주고 FRP 방수처리했다.V 열회수환기장치설치를 위한 층고 확보저에너지 주택이나 패시브하우스를 목표로 하진 않았어도 실내 공기질을 위해 열회수환기장치는 설계 당시부터 꼭 요청했던 건축주. 배관이 지나가는 통로를 확보하면서 높은 층고를 확보하기 위해 시공 전부터 설계자와 긴밀하게 협의해 높이를 정하고 작업에 착수했다.PLAN ①현관 ②주방/식당 ③거실 ④화장실 ⑤창고 ⑥다용도실 ⑦방 ⑧발코니 ⑨다락 ⑩옥상 ⑪주차장 ⑫데크 ⓒ조형진(위, 아래) 정해진 사용자가 있는 주인 세대와 달리 임대 세대는 최대한 보편적이면서도 취향을 타지 않도록 담백하고 콤팩트하게 구성했다. ©조형진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벽지 / 바닥 – 동화 원목마루, 포세린 타일욕실 및 주방 타일 ▶ 신기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 Classis cucina조명 ▶ 중앙조명계단재, 난간 ▶ 자작나무합판 위 투명 스테인 도장현관문 ▶ YKK도어중문 및 방문 ▶ 영림 ABS도어실링팬 ▶ 하이쿠데크재 ▶ 방킬라이 19㎜단차와 재료로 위계를 달리 준 이 집의 중심, 무대 공간과 서로를 바라보는 부부 건축가_권재돈, 양인성[로우크리에이터스]새로운 일상을 만드는 일상제작소 로우크리에이터스(LOW CREATORs)는 건축을 통해 일상 속에서 공간이 주는 행복을 찾고, 건축의 일상성과 삶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소규모 건축가 그룹.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보다는 삶의 작은 틈 속에서 새로운 일상을 찾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070-4130-3162 | www.lowcreators.com취재_조성일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9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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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31
가족의 평생 캠핑장을 짓다
안동 시내와 지척이지만, 평온한 시골 동네. 부부는 첫 아이 출산에 맞춰 집짓기라는 큰 과제에 도전했다. 가족의 애정이 듬뿍 담긴 이 집에서 아이는 첫 걸음마를 뗀다.땅의 모양에 자연스럽게 올라타고 있는 주택의 외관. 한적한 동네에 자리한 대지는 진입 도로에서 산 쪽으로 깊고 경사진 형태다.“첫 아이가 걷기 전에, 우리 꼭 집을 짓자.”박동철, 김현하 씨 부부는 바람대로 아이를 낳고 백일이 될 때쯤, 새집에 입주했다. 아이의 태명 ‘혜(慧 : 슬기로울 혜)’에서 따, 집의 이름도 ‘혜유가(慧遊家)’로 지었다. 설계에만 꼬박 1년, 시공에도 7개월을 쏟은 즐겁고도 지난했던 시간은, 평생을 함께할 가족의 보금자리로 돌아왔다. 이 모든 건 꼼꼼하고 계획적인 부부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SECTION ②거실 ③주방 ⑤안방 ⑦드레스룸 ⑪차고 ⑫다락 1층 차고 위에 거실이 앉혀진 경사 주택은 콘크리트와 경량목구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공법을 적용했다. 경북 안동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일하는 동철 씨와 심리상담가인 아내 현하 씨는 집터를 알아볼 때부터 신중했다. 지역 정보지를 들춰보며 출퇴근 길목으로 땅을 알아보러 다니다 마침내 초등학교 운동장이 훤히 보이는 전망 좋은 대지를 발견했다. 모양이 반듯하지 않고, 경사진 땅이라 쉽게 주인을 만나지 못한 곳이었다.“누군가는 악조건이라 할 수 있지만, 설계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건축가와 함께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배치와 디자인을 논의하기 시작했지요.”산과 들을 낀 한적한 동네는 새집 소식에 조금씩 부산해져 갔다.식사하며 감상할 수 있는 창밖 전경. 옆산을 빼곡하게 채운 소나무는 한겨울에도 푸르다. 돌출 부위의 벽체 컬러와 조화를 이룬 현관부. 처마를 길게 빼 통행의 불편함을 덜었다. / 높은 층고로 밝게 연출한 현관 내부. 왼쪽으로 공용 공간, 오른쪽으로 사적 공간이 이어진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상북도 안동시대지면적 ▶ 649㎡(196.66평) |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1층 + 다락건축면적 ▶ 112.40㎡(34.06평) | 연면적 ▶ 139.68㎡(42.32평)건폐율 ▶ 17.32% | 용적률 ▶ 16.59%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8.56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줄기초 / 지상 - 벽체 : S.P.F. 2×6 + 11T OSB 합판 / 지붕 : S.P.F. 2×12 + 11T OSB 합판단열재 ▶ 수성연질폼 | 외부마감재 ▶ 벽 - 테라코코리아 스터코 / 지붕 - 녹스탑 징크그레이 0.5T창호재 ▶ 삼익산업 이노틱 시스템창호, 프레스티지 3중 유리 1등급, 스윙 플러스 3중 유리 1등급철물하드웨어 ▶ Simpson Strong Tie, LSTA30 Strap Ties, 홀다운에너지원 ▶ 기름보일러(경동나비엔) | 전기·기계·설비 ▶ ㈜대림엠이씨설계 ▶ 건축사사무소 KDDH 시공 ▶ 망치소리, 동화하우징대지 형태를 그대로 딴 경사진 일자집동철 씨는 세차와 정비 등 차 만지는 일을 즐기며, 현하 씨는 독서와 뜨개질 등 정적인 취미를 가졌다. 이런 둘의 공통된 관심사는 캠핑. 주말이면 동철 씨의 손때 묻은 차를 타고 자연 속으로 나가 조용한 시간을 보내던 부부에게, 아파트는 정말 맞지 않는 옷이었다. 부부는 새집에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고스란히 담기로 했다. 사랑방같이 쓸 차고와 다소 독립적인 마당, 넓고 쾌적한 욕실과 최소 면적의 침실이 쌓이고 이어지며 평면을 만들었다. 전면에 차고를 배치하고, 실제 주거 공간은 그 위로 올려 전망을 즐길 수 있는 형태다. 외장재는 한정된 예산을 고려,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스터코와 컬러강판이 사용되었다. 건축가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길쭉한 매스의 돌출된 면에 색상을 입히는 것으로 분절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더했다.전면 차고는 정비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한 작업실 겸 취미 공간이다. /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매스는 처마 아래 타프를 위한 철물 장치만 넣고 따로 창을 내지 않았다. 마당 캠핑장에서 영화를 볼 스크린이자 외벽이다.POINT 1 - 밤에도 한낮처럼, LED 투광등전면 마당을 비추는 레드밴스 LED 투광등을 전면창 좌우에 설치했다. 50W 방수 LED로 30,000시간 수명이다. 상업시설에 주로 쓰여 왔지만, 어두운 전원주택의 밤 시간을 낮처럼 환하게 밝힐 수 있어 요긴하다.POINT 2 - 차고용 하부레일 폴딩도어차고용 폴딩도어로 고강도하부레일이 적용된 모델을 골랐다. 레일 상부가 넓게 설계되어 자동차가 지나갈 때 하중이 충분히 분산되어 변경이 생기지 않는다. 이지폴딩의 자동차 전용 베이직폴딩도어(FD-54) 제품이다.POINT 3 - 녹슬지 않는 컬러강판합리적인 가격과 가공성이 장점이지만, 부식에 취약한 컬러강판. 아연+마그네슘+알루미늄의 합금도금으로 녹이 번지는 현상을 막아주는 녹스탑 컬러강판을 택했다. 기존 아연도금 컬러강판에 비해 3~5배 내구성이 높다.높은 층고의 박공 지붕을 활용한 다락을 만들었다. 작은 창으로 거실과도 소통한다.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과감하고 유연한 실 배치현관을 들어서면 공간은 좌우로 극명하게 나뉜다. 책장을 둔 왼쪽 복도를 걸으면 전면창이 있는 거실과 만난다. 오픈 형태의 주방이 함께 있고, 그 뒤로 널찍한 보조 주방이 딸렸다.거실은 적재적소 창의 위치가 무릎을 치게 만든다. 식탁 자리에서는 소나무 산이 가로 그림으로 펼쳐지고, 소파에 앉으면 산과 하늘이 만들어내는 멋진 경치가 사각 액자에 담긴다. 전면창 앞으로는 발코니를 만들어, 안에서도 밖에서도 동네 풍경을 사계절 즐기게 된다. 현관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작은 계단을 통해 사적 공간으로 닿는다. 복도를 따라 자녀방-욕실-세탁실-드레스룸-안방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다. 건축주는 활기찬 하루를 위해 욕실 공간을 최우선에 두고 침실보다 더 큰 면적을 할애했다. 또한, 자녀방은 둘째가 태어날 것을 대비해 벽 대신 미닫이문을 두어 유연하게 대응했다.경사진 땅의 흐름이 그대로 나타나는 실내 동선. 낮은 계단을 오르면 침실로 향한다. 다락 계단 아래로는 수납 공간을 두었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지 - LG하우시스 휘앙세와이드 / 바닥 - 구정마루 브러쉬골드 오크클래식욕실 및 주방 타일 ▶ 한브라벳 수입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책장, 수납장 ▶ 빈스70 조명 ▶ 레드밴스 | 계단재 ▶ 오크집성목(현장시공), 평철 난간 현관문 ▶ 금만기업 | 중문 ▶ 소소리도어방문 ▶ 예림 ABS | 폴딩도어 ▶ 이지폴딩시선이 닿는 곳마다 좋은 뷰의 창을 내어 풍경 속에 공간이 오롯이 담긴다. 콤팩트한 크기의 일자형 주방. 안쪽에는 다용도실을 두어 식자재나 기구를 보관하고 냄새가 많이 나는 음식을 조리할 수 있게 배려했다. / 주차장 공간 ⓒ레드밴스코리아POINT 4,5,6 - 심플한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조명 선택 군더더기 없는 인테리어를 위해 길게 내려오는 펜던트 형식이나 돌출 디자인의 조명은 최대한 배제했다. 대신 실내 공간은 필요한 조도에 맞춰 LED 다운라이트를 주등으로 하고, 차고에는 T8 바텐을 시공해 깔끔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목재 루버에는 400lm의 LED 스트랩을 필요한 길이만큼 직접 잘라 편하게 시공했다. LED 스트랩은 건축주가 특별히 추천하는 자재이다. 레드밴스 www.ledvance.co.kr1인용 소파 2개로 단출하게 꾸민 거실. 주방과는 목재 루버를 파티션 삼아 분리한다. 자녀방은 추후 생길 둘째를 대비해 미닫이문으로 가벽을 대신했다. 정갈하고 목가적인 인테리어인테리어는 목조주택의 자연스러움을 강조해 흰 배경에 나무로만 포인트를 줬다. 구조부재를 노출시키고,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면은 루버로 채운 식이다. 주방 가구를 포함해 붙박이장, 책장 등 모든 가구는 하드우드로 주문 제작한 덕에, 집의 모든 면에 맞아떨어진다.“긴 시간 설계에 집중한 덕분에 시공 중 변경도 거의 없고, 도면대로 작업 되는지만 살피면 됐어요. 공사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길어졌지만, 그만큼 애정을 쏟아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의 날, 우린 집을 어떻게 더 즐길지만 고민할 거예요.”PLA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방 ⑤안방 ⑥화장실 ⑦드레스룸 ⑧보일러실 ⑨세탁실 ⑩다용도실 ⑪차고 ⑫다락 세탁실과 화장대, 욕실 등 유틸리티 공간을 한 곳에 집중해 동선이 짧다. / 천장의 경사각과 구조목이 극적으로 강조되는 심플한 부부 침실 안마당에 타프 치고 365일 캠핑하기, 외벽을 스크린 삼아 영화 감상하기, 차고 겸 작업실에서 빈티지카 손보기 등등 이들의 플랜은 무궁무진하다. 아장아장 걷는 아이 손을 잡고, 집 안팎을 누빌 가족의 모습이 절로 그려진다.취재_이세정 | 사진_최지현ⓒ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8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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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31
강릉 한옥에서 자연과 여유를 팝니다
고이 간직한 250년 세월이 손녀의 손길에 반짝이며 되살아난다. 농부가 되어 소박한 삶을 나누고자 고향으로 돌아온 송지혜 씨의 이야기.스위스, 프랑스, 멕시코, 태국, 베트남 등 10년 가까이 세계 각국의 호텔에서 일했다. 4년여 전, 한국으로 돌아와 호텔리어의 삶을 이어나가면서도 송지혜 씨는 늘 새로운 꿈을 꿨다. 2개 국어로 행사를 진행하는 국제 MC를 준비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된 것도, 집안 대대로 내려온 고택을 고쳐 농업회사법인 ‘르꼬따쥬(Le Cottage)’를 만든 것도 누군가에겐 그저 무모한 도전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에겐 설렘이었고, 삶의 또 다른 발견이었다.“지난봄, 새로운 일 몇 가지를 한꺼번에 시작하게 됐어요. 국제 MC로서는 콘퍼런스나 방송 제작 발표회 등을 진행하고, 르꼬따쥬 대표로서는 250년 넘은 이 한옥과 자연 속에서 소박한 삶의 방식을 공유해요. 극명하게 다른 두 개의 삶을 오가며 살고 있죠. 그래서 요즘 사는 재미는 있어요(웃음).”폴딩도어를 활짝 열어두면 주변 풍경이 안으로 한가득 담긴다. 현관문과 폴딩도어는 모두 직접 디자인을 구상해 원목으로 제작한 것. 조명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고르고 신경 썼다. 안쪽 공간에 어릴 때 치던 피아노를 가져다 두고, 화분과 아버지의 LP판을 올려 장식했다.가족이 함께 차린 농업회사 르꼬따쥬를 이끄는 송지혜 대표(오른쪽)와 동생 송은혜 이사(왼쪽)‘ㄱ’자 구조의 한옥 본채는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살고 계신 집으로, 아직 옛 모습 그대로다. 르꼬따쥬를 꾸린 곳은 마구간으로 쓰였다던 별채. 뒷마당으로 확장한 건물까지 합쳐야 11평 남짓 되는 작은 공간이다. 맏딸인 지혜 씨를 필두로 결혼한 두 동생 내외까지 다섯 식구가 모여 법인회사를 설립하고,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푹푹 찌는 더위를 이겨내며 직접 발품을 팔아 직영으로 공사했다. 기둥 하나하나, 격자무늬 원목 창문까지 손수 다듬었고, 정원에 잔디를 깔고 꽃을 심고 수돗가와 모래놀이터, 모닥불 화로도 만들었다. 가끔 힘에 부칠 때면, 감히 값어치를 따질 수 없는 유산을 운 좋게 누린단 생각을 하며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았다. 바로 옆 대지에는 목조주택 골조가 한창 올라가고 있었는데, 완공되면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지혜 씨가 들어가 살면서 본채도 조금씩 손볼 계획이다.안으로 들어가면 옛 구조를 살린 공간과 빈티지 가구, 소품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나지막한 테이블은 할머니의 떡판으로 만든 것이다. 오후 3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시간. 스페인에서 건너온 빈티지 램프는 그녀가 아끼는 물건 중 하나.정성스럽게 매만진 르꼬따쥬에는 가족의 역사가 곳곳에 자리 잡았다. 시집온 지 60년이 넘으신 할머니의 떡판은 티테이블이 되었고, 그 역사를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맷돌은 화분 받침이 되어 정겹게 자리한다. 아버지와 외삼촌이 수집한 LP판들도 선반 위 멋스럽게 진열해 그 시절 감성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었다.“라이프스타일 팜(Lifestyle Farm)이라고 하면, 도대체 뭐 하는 곳이냐고들 물어보세요. 사실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려운 공간이죠. 아이들이 씨앗을 심어 열매가 달리기까지 모든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 농장이기도 하고, 화분과 식물, 다양한 리빙 아이템을 판매하는 편집숍이자 각종 모임이 열리는 문화 살롱이기도 하니까요.”선반에 진열된 각종 소품과 화분, 음반들르꼬따쥬를 지키는 ‘꼬따(Cotta)’와 지혜 씨. 유기견 센터로 보내질 뻔한 꼬따는 지난여름, 인연을 맺게 되었다.이 안에서의 콘텐츠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지혜 씨. 10월 말 르꼬따쥬를 임시 오픈하고 가든마켓과 플라워 클래스를 성공적으로 마친 참이다. 정식 오픈은 돌아오는 봄에 할 예정. 날씨가 따뜻해지면 정원도 더 풍성하게 가꾸고, 주변 부지에 본격적으로 농장을 조성하려고 한다. 온실도 지어 직접 키운 식물을 판매하고, 마당에는 선베드와 테이블 등을 놓아 차나 샴페인을 즐길 수 있게 할 생각이다. 작은 결혼식이나 파티 공간 등 더 다양한 방식으로 자연을 누리고 쉼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을 선물하고 싶다.뒷마당에서 바라본 외관. 한쪽 벽에 각종 정원용품과 오래된 나무문을 기대어 두었다. / 손님을 반기는 입간판의 작은 화분과 수도꼭지 디테일이 앙증맞다. 자매는 어릴 적 기억이 담긴 할머니 집 마당에서 자연과 여유를 마음껏 누린다.볕 좋은 가을날, 지혜 씨는 장독에 포도주를 담갔다. 이런 아날로그적인 일상이 너무 좋다며, 맨손으로 벌레를 잡아 문밖에 놓아주는 털털한 그녀. 오늘도 이 오래된 한옥에는 손녀의 맑은 음성이 잔잔히 흩어지고, 찬바람과 함께 포도주도 시간도 향긋하게 익어간다. 따뜻한 이들의 소중한 순간이 하나둘 더해지길 기다리면서.취재협조_르꼬따쥬 | 강원도 강릉시 한밭골길 50-11, 인스타그램 : lecottage_lifestylefarm취재_조고은 | 사진_홍덕선ⓒ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8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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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9
맞벌이 부부가 찾은 힐링의 공간, 정원
또래에 비해 식물 가꾸기를 좋아하고 토분도 수집하던 젊은 안주인은, 주택 생활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가드닝에 빠졌다. 남편 역시 퇴근 후 잡초를 뽑으며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내는 법을 깨달았다. 부부는 그렇게 같은 취미를 가진, 정원생활자가 되었다.중앙정원에는 마사토로 가장자리를 높여 정원에 입체감을 주고 배수를 원활하게 했다. 프라이빗한 마당은 가족 전용 놀이터이다. 스트레스 없는 삶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스트레스를 일상에서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약사 부부인 박형규, 백성하 씨는 직업 특성상 아픈 사람들을 대하다 보니, 기분이 가라앉는 날이 많았다. 온전히 집에서 얻는 휴식이 간절했다. 그렇게 마당이 딸린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하고 1년의 시간을 보냈다.“퇴근 후 잡초를 뽑다 보니 모든 잡념이 사라지더라고요. 둘 다 가드닝이라는 새로운 취미에 빠진 거죠. 한창 뛰어놀 나이의 아들 지원이도 여행보다 집을 더 좋아해요(하하).”블루세이지와 꼬리풀 등으로 풍성하게 식재한 메인 정원원형 엣지 안에 황금세덤, 블루버드, 은쑥 등을 심고 오브제처럼 감상한다.주택은 7년 전 지어진 도심 단독주택 단지에 위치한다. 바둑판 모양의 필지에 코너 땅으로, 집을 도로 쪽에 붙여 안마당이 넉넉하다. 쑥쑥 자란 스카이로켓 향나무가 건물 주변을 빽빽이 채우고, 일부 벽은 담쟁이가 타고 올라가 세월의 멋을 더한다.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좋아, 부부는 이 집으로 이사를 왔다. 실내는 조금 손보는 대신, 선룸을 확장하고 울타리와 대문을 더하는 등 한 차례의 굵직한 공사를 단행했다. 그리고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선룸에 앉아 정원을 마주하는 날이 늘면서, 다른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이웃에게도 열린 정원을 꿈꾸다성하 씨는 여행지에서 보던 자연스러운 코티지 가든을 원했지만, 현실은 소나무와 메타세쿼이아로 빽빽한 정원과 잔디마당. 좋아하는 식물을 구해 심어도 봤지만, 기존 바위와 수목들과 좀처럼 어울리지 않았다. 봄이면 잠깐 꽃이 피고, 나머지 계절은 심심한 정원인 것도 불만이었다. 결국 부부는 전문가에게 SOS를 청하고, 대대적인 정원 리모델링을 감행한다.다양한 정원 요소와 어울리면서 한적한 교외의 공원을 연상케한다.작업을 맡은 ‘엘리 그린앤플랜트’의 김원희 정원 디자이너는 사계절을 즐길 수 있는 유럽풍 정원을 주제로 잡았다. 디자인에 앞서 기존의 키 큰 나무들을 그대로 둘까, 제거할까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계획 없이 심은 나무들이라 시간이 흘러 애매한 상태가 된 것들이 많았다. 그래도 이들은 이웃집과의 시선을 차단하는 역할도 하고 있어, 건축주의 결단이 필요했다.“이전에는 안마당이 안 보이게 가리는 데만 신경 썼는데, 주택에 1년 살고 나니 이웃과 자연스럽게 교류하며 지내는 열린 정원이 좋을 거라 판단했어요.”(위에서부터 우측 순으로) 좁은 폭에 잎이 무성한 기존 정원 / 나무 제거 후 곡선 엣지 설치 / 메인 수목 식재 모습 / 공사 후 항공 촬영 컷Gardener's Tip | 겨울의 눈 덮인 풍경도 즐길 줄 알아야● 잡초 제거가 어려울 땐 밀식도 방법이다 정원에서는 잡초 뽑는 일이 늘 곤혹이다. 처음 식재를 할 때 밀식을 하면 잡초 씨앗이 땅에 떨어지는 일이 적고, 떨어져도 그늘이 져서 생육을 못 한다. 한 해가 지나 정원이 너무 풍성해지면 포기나누기를 해서 옮겨 심는다. ● 그라스나 야생화의 겨울 풍경을 즐겨보자 야생화나 그라스는 늦가을 이후에도 마른 잎의 텍스처를 즐길 수 있다. 말랐다고 자르지 말고, 겨우내 눈 덮인 풍경을 즐긴다. 이후, 2월 말경에 잘라 새순을 돋게 하면 된다.● 장미라고 무조건 어려워 말자 장미를 좋아하지만,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2~3년 된 묘목보다는 6~7년 이상 된 묘목을 심으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 퇴비를 넉넉하게 주고, 통풍 관리를 잘하는 것이 관건. 또한 전정 방법을 정확히 배워 키우면 풍성한 장미 정원을 누릴 수 있다.파라솔 벽돌 바닥은 장미 정원에 쌓은 고벽돌로 재시공해 통일감을 주었다.안방 앞의 메타세쿼이아를 제거하니, 집의 모양이 잘 보이고 그늘이 없어져 마당이 환해졌다. 이 자리에는 라인이 멋스러운 라일락 나무를 심어 안방에서 꽃과 향기를 즐긴다. 현관 입구를 덮었던 소나무를 없애고 나니 흰 벽과 목재 현관문의 어울리는 집의 표정이 살아났다. 울타리를 따라 실루엣이 좋은 석류나무와 배롱나무, 라일락 나무를 심고, 안주인의 취향을 반영한 소프트한 컬러의 계절감 있는 초화류를 채웠다. 추명국, 숙근샐비어 외에 내년 봄을 위해 아스틸베, 모닝라이트, 암소니아, 벱티시아, 안젤로니아 등을 심고 그라스를 더했다.메인 정원은 선룸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위치로, 스틸로 만든 엣지(테두리)를 곡선으로 설치해 폭을 넓히고 그라스와 키 큰 계절 꽃으로 풍성함을 담았다. 뒷부분 흙을 돋워 정원이 한층 넓어 보이는 효과까지 얻었다. 이 정원이 가장 아름다울 시간은 이른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때다.선룸 데크는 겨울 정원을 위한 에메랄드그린을 배경으로 토분으로 장식했다. 대부분의 식물이 숙근초라 정원관리가 수월하다. / 현관 앞에는 앤틱한 새장 오브제에 세덤류를 심어 두었다.부부가 입을 모아 자랑하는 곳은 바로, 아내를 위해 남편이 특별히 주문한 장미 정원. 다른 공간과 차별화하고자 양측에 고벽돌로 계단식 담을 쌓고, 철제 아치를 설치한 후 데이비드 오스틴, 스탠다드 장미, 하이브리드 장미 등을 심었다. 연한 핑크와 오렌지, 크림색 장미가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대문에서 정원으로 가는 통로는 160cm 키의 자엽서양 국수나무를 심어 차폐 효과를 더하고, 녹색이 주를 이루는 정원에 자색을 대비시켜 정원의 첫인상에 모던함을 준다. 아래는 사계절 잎 색을 유지하는 청사초와 휴케라를 배치해 텍스처와 컬러를 살렸다. 김원희 디자이너는 “식물을 사랑하는 좋은 정원주를 만나 시공하는 내내 즐거웠다. 그러나 작업이 끝났다고 다가 아니다. 우리에겐 식물 관리 등에 대해 묻고 답하며 소통해야 하는, 더 행복한 시간이 남아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선룸 내부는 부부가 그간 모은 화분과 가드닝 용품 등이 한가득이다.한겨울 온실 역할도 톡톡히 하는 벽난로 풍경유려한 곡선을 따라 초가을 풍성한 꽃을 보여주는 메인 정원. 바람이 부는 날, 줄기와 잎이 흔들리는 모습을 감상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건축주 인터뷰_“집이 바뀌면 라이프스타일이 바뀐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어요.”이미 있는 정원을 리모델링하는 대공사를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우리도 고민이 많았다. ‘차를 바꿀까, 정원을 리모델링할까’ 생각하면서 어디에 더 가치를 둘 것인지 계속 대화를 나눴다. 아무리 둘이 노력해 정원을 꾸며도 1%는 부족할 거란 결론에 닿아 전문가를 찾게 되었다.원하는 정원을 구현하는 데 디자이너와의 소통 과정은 어땠나이웃이나 지인들이 우리 집 스카이로켓 향나무만 보면 전정 좀 하라고 성화였다. 우린 그대로 모습이 좋아서 내버려 두고 있는데, 김원희 선생님도 단번에 그 멋을 알아줬다. 대문 정면에 새로 심은 홍가시나무나 라일락 나무 등 제안한 식재마다 수형과 잎 모두 마음에 들었다. 감동하는 부분이 같다 보니 소통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정원을 바꾸고 나서 달라진 점은아직은 둘 다 초보자라 늘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특히 장미 정원에는 모래가 필요한지, 물이 필요한지, 햇빛이 좋은지, 그늘이 좋은지, 끊임없이 신경을 써야 한다. 여행을 갈 때도 정원 물주기 때문에 일정이 괜찮을까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럼에도 우리는 행복하다. 아들은 진짜 집돌이가 되었고, 남편은 얼마 전 평생교육원의 가드닝 심화과정까지 등록했다(하하). 집이 바뀌면 라이프스타일이 바뀐다는 말을 진짜 실감하고 있다.다른 정원주들에게 전하고픈 팁이 있다면봄은 꽃이 많아 어느 정원이나 예쁘다. 사계절을 위한 정원을 꿈꾼다면 가을 계절을 테마로 꾸며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도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에 정원 공사를 한 덕분에 가을꽃의 아름다움을 맘껏 즐기고 있다.가든 스타일리스트_김원희[엘리 그린앤플랜트 대표]개인 정원을 비롯해 패션쇼, 카페, 테라스, 매장 등 다양한 공간을 식물로 디자인한다. 2016년 경기정원박람회 ‘나도 정원해 볼까’ 정원 설치, 2017년 ‘경복궁 민속박물관 서울컬렉션 패션쇼’ 식물 무대 디자인, 2018년 일본 World Garden Flower Show 최우수디자인상을 받은 바 있다. 다수의 가드닝 강의를 진행하며 최근 첼시 작가들의 대표작을 엮은 『세계의 정원 디자인』을 출간했다.http://instagram.com/wonheekim33취재_이세정 | 사진_최지현ⓒ 월간 <전원속의 내집>Vol.237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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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우리 집에도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 설치해볼까?
황사로 인해 환기조차 어려운 요즘. 집 안 공기질을 높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답을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에서 찾았다.겨울철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황사의 습격이 시작됐다. 이 시기만 되면 가정에서는 환기를 시키고 싶어도 창문을 열지 못해 실내공기의 질이 최악으로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집 밖보다 집 안의 공기가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내부의 공기 오염도가 2~5배가량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렇다면 실내공기의 오염도를 위험수위로 이르게 만드는 원인은 무엇일까.가까이에 있는 적, 시멘트와 라돈 방사능실내공기 오염물질 중에 첫 번째 원인은 건축물의 구조체를 만드는 ‘시멘트’이다. 시멘트 원료 등에 포함된 크로뮴(Cr)이 생성 과정에서 산화돼 유해성이 강한 물질인 6가크롬으로 전환한다. 6가크롬은 발암성과 접촉성 피부염(자극성 알레르기), 2차 환경오염 유발물질이다. 발암물질인 6가크롬의 평균 수치를 보면 국내 시멘트는 13.47ppm, 외국 시멘트는 4.14ppm으로, 국내 시멘트가 3.25배나 높은 수치를 보인다.두 번째 원인인 라돈은 자연 방사성 물질로, 흡연 다음으로 폐암을 유발한다. 토양, 암석 등에 존재하는데, 우리가 쓰는 시멘트, 석고보드, 대리석 등 건축자재의 원료가 땅속에서 채취되기 때문에 라돈이 우리 곁으로 온 것이다. 우리나라는 우라늄 함량이 높은 화강암 지대가 많아 그 방출량이 일본보다 7.8배나 많은 라돈 방사능 적색 국가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실내 기준이 100Bq/㎥인 데 반해, 국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200Bq/㎥(2019년 6월 30일 이전)~148Bq/㎥(2019년 7월 1일 이후)로 기준도 낮은 편.건축 기술의 발전에는 항상 득과 실이 공존한다. 난방비를 절약하는 데 효과적인 패시브하우스와 저에너지 주택도 마찬가지다.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실내에서 발생된 열을 잘 보관하고 외부로의 열 손실을 줄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열재의 밀도가 높아져야 하고 열 손실이 적은 시스템창호를 써야 하며 건축물에서 열이 빠져나갈 수 있는 틈새를 찾아 꼭꼭 막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건축물은 밀폐 용기나 냉동고처럼 기밀화되어 버렸다. 밀폐된 주택 내부에서 가족들이 숨을 쉬고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면서 산소는 줄어들고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높아진다. 거기에다 실내에서 발생한 수분과 건물 내외부 온도 차로 인해 생성된 곰팡이가 실내를 떠다닌다. 최고의 기술이 적용된 건축물에서 최악의 공기로 숨을 쉬며 사는 것이다.방사능 마크와 창호 결로, 곰팡이중앙집중식 열교환기 배관 및 기계장치공기청정기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이제는 많은 국민들이 공기질의 중요성을 인식해 가정마다 거실에 공기청정기 하나씩은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공기청정기로는 앞에서 말한 라돈이나 가스화된 환경호르몬을 제거하기는 불가능하다. 인체에 가장 위험한 라돈과 가스화된 환경호르몬을 제거할 유일한 방법은 환기밖에 없다.정부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환기설비에 대한 규정을 만들었다. 2006년 2월 개정된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는 100세대 이상의 신축 또는 리모델링하는 공동주택 및 주상복합 건물은 시간당 0.7회 이상(2013년 0.5회로 하향 조정)의 환기 횟수를 만족해야 하고, 필요할 경우 기계환기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되어있다.하지만 단독주택이나 주택 이외 활동 시설에 관한 강제 규정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법에 준하여 중앙집중식 기계식환기설비를 설치한 건물들이 있지만, 각 방으로 연결된 공기 이동 배관이 곰팡이와 먼지의 오염으로 냄새가 나 대부분 가정이 장치의 가동을 꺼린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배관 청소를 하고 싶어도 길이가 길고 주름이 있는 배관이라 청소가 쉽지 않다. 값비싼 장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의학적으로 숨 쉬는 공기는 먹는 음식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한다. 공기는 폐 속에서 혈관으로 섞여 바로 우리 몸의 일부가 된다는 중요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맑은 공기의 확보는 건강을 위해 시급하고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공기의 질을 위한 대안을 찾다그렇다면 독일이나 일본 등 선진국들은 어떻게 실내공기 오염을 줄이고 신선한 외부 공기를 실내로 끌어들일까? 간단한 장치 하나로 그들은 그 답을 찾았다. 배관의 오염을 막기 위해 건축물의 벽체에 구멍을 뚫어 실내와 연결하는 짧은 배관을 설치하고, 거기에 열회수환기장치를 부착한 것이다. 일명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 화장실에는 화장실 배기팬이 설치되어 있고 주방 싱크대에는 조리용 후드가 설치되어 있듯, 유럽 등 선진국들의 거실이나 침실에는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가 설치되어 24시간 365일 가동된다.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가 선택이 아닌 필수 건축자재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수년 전부터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를 수입해 유통하기 시작했지만, 유럽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비싼 판매가격에 보편화되지 못하고 일부 고급주택에만 적용되고 있다.(위, 아래)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가 설치된 파주주택건축자재 수입사인 아인스홈에서는 2019년 하반기부터 이탈리아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 ‘아인스 에어 탱크’를 수입·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메리트는 가격. 동종의 유럽산, 일본산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에 비해 월등히 저렴하다. 타 업체의 비슷한 스펙의 제품이 70만~100만원대인데 반해, 아인스 에어 탱크의 경우 건축회사나 건축자재 유통사에 공급하는 가격이 1대당 26만원(소비자가격은 45만원)으로 부담 없이 설치 가능하다. 또한, 유럽 기준을 전부 통과한 제품으로, 성능이나 디자인 면에서도 우수하다. 아인스홈 관계자는 “가격이 비싸면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설치가 쉽지는 않다”며 “화장실에는 환풍기를 달고 주방에는 싱크대 후드를 달아 냄새를 제거하듯 거실과 침실에는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를 기본으로 설치하는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이제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로 실내 공기질을 높이자. 저렴한 비용으로 집 안에 좋은 공기를 들이고 가족의 건강을 지킬 때이다.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 내부 구조아인스 에어 탱크 구조.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는 말 그대로 벽면에 설치하기 때문에 배관의 길이가 50cm 미만이고, 열교환소자가 세라믹 소재라 곰팡이가 서식하지 못한다. 또한, 황사로 인해 외부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는 미세먼지 필터를 장착해 늘 맑은 공기를 실내로 공급해준다.대리점 개설 문의_아인스홈 서울시 강동구 양재대로 1355 오스카빌딩 313호 02-486-1259|010-8896-7935| www.einshome.com구성_ 편집부ⓒ 월간 전원속의 내집/Vol.250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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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가족의 행복을 기록하는 하얀 집
조용한 주택에 들어선 카메라를 닮은 하얀 집. 세상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담듯 매일 가족의 행복을 담아내는 중이다.화이트 파벽돌의 단정한 바탕에 카메라의 특징을 유치하지 않게 담았다. 도드라진 가운데 큰 스터디룸 창은 렌즈에서, 우측 위 작은 창들은 플래시에서 영감을 얻은 부분. 위에서 내려다 본 주택의 모습. 지상에서보다 카메라의 모습이 짙게 묻어나온다. ⓒGIP“집 모습을 보고 나면 ‘카메라를 좋아하시나 봐요?’라는 질문을 항상 받아요(웃음).”건축주인 김리형, 최영인 씨 부부는 사실 어려서부터 살던 아파트 생활에 익숙했다. 하지만, 은퇴 후 마당 있는 집으로 옮기신 부모님을 찾을 때면 마음이 달라졌다. 시부모님댁에 갈 때마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집을 누비며 노는 것을 보면서, 주택이 주는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졌다고. 택지 구매 후 깔끔한 현장관리와 완성도에 깊은 인상을 받아 ‘GIP’를 파트너로 낙점하고 집짓기 여정을 시작한 가족. 아이들은 놀이로, 부부는 로망으로 집에 생각을 보태나갔다.그렇게 15개월이 지나 작년 5월, 부부와 두 아이, 네 마리 반려동물까지 여덟 식구는 그들의 일상을 담아줄 카메라를 닮은 집을 만났다.임대 세대의 출입구. 통행로에 면해있는 출입구이기에 목재 루버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자 했다. 지붕의 박공에서 시작해 바닥까지 이어지는 블랙 톤의 컬러강판 마감은 도로에서 바라본 주택이 다른 주택과 비교해 지나치게 튀지 않게 다듬으며, 메인뷰 화이트 톤과의 대조에서 균형감을 준다. ⓒGIPSECTION ①현관 ②알파룸 ③마스터룸 ④침실 ⑤거실 ⑥주방 ⑦욕실 ⑧드레스룸 ⑨스터디룸 ⑩다락 임대 세대와 주인 세대가 함께하는 주택을 위해 처음에는 듀플렉스 주택도 고민했다. 하지만, 익숙한 아파트 구조에서의 급격한 변화와 듀플렉스의 수직적인 생활 동선을 원치 않았던 부부는 공간을 수평으로 풀기 위해 층으로 세대를 구별하고자 했다. 이때 자칫 평범한 다세대 빌라처럼 보일 수 있어 외관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고, GIP 이장욱 대표의 제안으로 지금의 카메라를 닮은 독특한 입면 계획이 탄생했다.중정과 함께 1층에 배치된 알파룸. 개수대와 화장실을 함께 두어 오랜 시간 손님이 머물러도 편히 지낼 수 있다.택지 지구에서 중정은 가족만의 프라이빗한 녹지가 되어준다.디딤돌과 자갈이 깔린 후면을 따라가면 주인 세대로 진입하는 현관이 나타난다. 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대지면적 ▶ 255.00㎡(77.27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건축면적 ▶ 127.28㎡(38.56평) | 연면적 ▶ 223.23㎡(67.64평)건폐율 ▶ 49.91% | 용적률 ▶ 87.54%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10.02m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 단열재 ▶ 벽 – 비드법보온판 150T(외단열), 열반사단열재 20T(내단열) / 지붕 – 압출법보온판 220T외부마감재 ▶ 외벽 – 컬러강판, 파벽돌, 스터코 / 지붕 – 컬러강판창호재 ▶ 이건창호 | 에너지원 ▶ 도시가스, 태양광 패널설계 ▶ GIP 건축사사무소시공 ▶ GIP 하우징 031-8020-8800 www.ecocellhome.com현관문과 알파룸, 계단 사이에 위치한 화장실은 외출 후 손 씻기 등의 위생과 손님용 화장실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하지만, 특정 물건의 구체적인 형태를 그대로 따르면 자칫 디자인이 유치해질 수 있었다. 그래서 카메라의 각 요소를 상징화하는 작업을 거쳐 느낌은 취하되 과하지 않도록 조절했다. 외부 시선이 가장 많이 닿는 전면과 좌측면 상부에는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우아한 곡선 디자인을 적용해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상자 같은 느낌을 피해 입체감을 주고자 했다.POINT자연광을 들이는 천창다락과 다락 사이, 거실 바로 위에는 카메라 셔터를 형상화한 천창이 배치되어 있다. 천창은 거실에서 바깥의 날씨나 하늘을 조망할 수 있는 시각적 통로 역할을 하면서, 거실에 빛을 풀어내는 자연조명의 역할도 담당한다.거실 천창은 자연 실내 조명의 역할과 함께 푸른 하늘도 감상할 수 있다. 싱크대 위에는 상부장을 없애고 창을 크게 내어 개방감을 살리고 아이들을 살필 수 있게 한다. 오픈된 천장을 갖는 남서향의 스터디룸DIAGRAM전통적인 내부 공간 배치 방식의 틀을 깨고, 남측부터 4개의 레이어를 나누어 자연광 및 바깥 조망 우선도를 차등적용해 공간을 배치했다. 부족한 자연광은 천창과 테라스 등 다양한 장치로 보강했다.●1st Layer복층 침실 겸 스터디룸, 중정●2nd Layer식당, 거실●3rd Layer주방, 안방, 욕실1, 욕실2●4th Layer계단실, 드레스룸, 다용도실스터디룸에 면한 두 아이 각각의 방은 복층으로 구성돼 넉넉한 개인 공간을 가진다. 외부 시선이 닿지 않는 테라스에서는 티타임을 갖거나 빨래를 건조하기도 한다. 현관문을 통해 들어가면 손님을 맞아 티타임 등을 즐길 수 있는 알파룸과 중정을 만난다. 모던한 스타일의 집이지만, 주 생활 공간에서 분리된 알파룸은 사랑방이라는 한국적인 개념을 재해석한 공간이다.2층은 우선순위와 기능에 따라 아이들 공간, 가족 공간, 프라이버시 및 위생 공간, 작업 공간 등 4개의 레이어로 나눠 남쪽부터 각각을 배치했다. 레이어를 나누긴 했지만, 벽체 대신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4열의 드레스룸부터 1열의 스터디룸까지 동선이 자연스럽게 흐른다.욕실은 성별로 분리했다.모든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드레스룸부터 욕실과 거실을 지나 스터디룸까지 한눈에 닿는다.PLAN ①현관 ②알파룸 ③마스터룸 ④침실 ⑤거실 ⑥주방 ⑦욕실 ⑧드레스룸 ⑨스터디룸 ⑩다락 박공 위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주택 전력 수요의 일부를 충당한다. 다락 앞 옥상 데크는 올해 여름, 물놀이 공간이 되어 아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줬다. ⓒGIP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LG하우시스 베스띠 실크벽지 / 바닥 – 윤현상재 1503N 포세린 타일, 구정마루 티크러스틱욕실 및 주방 타일 ▶ 포세린 타일, 폴리싱 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주방 가구 ▶ 한샘 키친바흐 500번 맨하탄 | 조명 ▶ LED 조명 계단재·난간 ▶ 빌드매니아 | 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중문 ▶ 현장 제작 및 도장 | 방문 ▶ 영림도어, 현장 제작 및 도장붙박이장 ▶ 한샘 | 데크재 ▶ 방부목 위 스테인 도장주택의 남동쪽 측면에서 더욱 극적으로 보이는 옥상의 곡선 특히 ‘출입계단-드레스룸-세탁실-욕실-주방’으로 이어지는 동선은 이 주택만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 또한 각 공간에서 시선과 채광은 필요에 따라 열고 닫으며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설레는 마음을 안고 입주한 지 이제 1년 반. 부부와 아이들은 잊지 못할 순간들을 사진으로 담는 카메라처럼, 오늘도 집 안팎에서 수많은 일상의 인상적인 순간들을 마음속 앨범에 담는 중이다.구성_신기영|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7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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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잘 고친 한옥에서의 사계절과 여유
오랫동안 귀촌을 준비한 끝에 만난 대나무 숲 속 한옥. 그곳에서 부부는 집을 고쳐 새로운 일상을 준비한다.집 주변을 두르는 대나무 숲은 생동감 넘치는 배경이 되어준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의 구절은 누구에게나 깊은 울림을 준다. 더욱이 도시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귀촌을 결심한 이에겐 더욱 각별하게 들리리라. 충남 서천의 한 농촌 한옥으로 귀촌한 전형진, 이향선 씨 부부의 집 거실 한쪽에도 이 시 구절이 붙어 있다.“계기라 하면 특별한 무언가보다는 오래전부터 가졌던 여유롭고 조용한 농촌 생활을 동경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지친 마음이 들어 ‘이 번잡한 도시를 떠나자’고 결심하게 되었지요.”두 사람의 일생이 가야 하는 귀촌. 비교적 지역 이동이 자유로운 사진작가, 프리랜서로 일하는 부부여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4년여간 귀촌 정보를 모으면서 지역은 우선 서천으로 정했다. 연고가 아주 없는 곳 보다는 아내 향선 씨의 고향이 가까워 심리적으로 덜 부담스러웠고, 전북 군산시 시내까지 차로 30분 이내여서 도시 인프라를 누리기도 좋았다. 지역을 정한 후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귀촌학교에 입소해 농촌을 배우고, 귀촌학교 선후배간 네트워크를 만들어 교류하며, 살아갈 마을과 집을 물색하는데 1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 바다가 가깝고 조용한 한 마을에서 이장님을 통해 오래된 한옥을 소개받았다. 백여 년을 견뎌냈다는 고즈넉한 여유로움에 부부는 운명처럼 새 보금자리로 낙점했다.Before - 오래 비워져 있었지만 비교적 온전했던 구옥 본채. 마을 네트워크에서 찾아 구매할 수 있었다.a) 마루와 넓은 창이 확장감을 주는 거실. 식당 출입구 옆은 이전 아궁이 자리로 인해 생긴 공간을 수납장으로 구성했다.b) 구옥에서 주방이었던 곳은 그대로 주방 겸 식당이 되었다. 전면으로 난 큰 창은 카페 분위기를 내고 아궁이 자리는 수납장으로 활용된다. 집을 고쳐나가는 일은 평소 단골 카페에서 교류하며 친분과 의견을 나눠온 디디건축사무소의 이정섭 소장과 의기투합했다. 이 소장은 한옥을 점검하고 선택할 것과 집중할 것을 분류했다. 한옥을 구성하는 네 채 중 구조가 튼튼하게 남아있는 본채를 살리는 데 집중했고, 부속동 두 채는 철거 후 여건이 되면 증축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c) 안방은 나뭇가지가 자라듯 방사형으로 퍼져나가는 서까래와 프라이버시를 위해 한식 창살을 짜넣은 창이 함께 정취를 불어넣는다. d) 세면대와 욕실이 마주보는 이 공간 가운데에 자리한 창은 액자에 넣은 풍경화처럼 늘 푸른 대나무 숲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 중 하나다. HOUSE PLAN대지위치 ▶ 충청남도 서천군대지면적 ▶ 1001.00㎡(303.33평)|건축규모 ▶ 지상 1층(정면 6칸, 측면 3칸)건축면적 ▶ 150.25㎡(45.53평)|연면적 ▶ 147.70㎡(44.75평)건폐율 ▶ 15.01%|용적률 ▶ 14.76%주차대수 ▶ 1대|최고높이 ▶ 4.88m구조 ▶ 한식목구조(기존) + 경량목구조(보강 벽체)|단열재 그라스울 24K 가등급외부마감재 ▶ 벽 - 시멘트보드 위 페인트 마감 / 지붕 - 속기와(기존) 위 방수 페인트내부마감재 ▶ 벽 - 9.5T 일반 석고보드 2겹 위 친환경 페인트 / 바닥 - 구정마루 강마루 허니티크창호재 ▶ LG하우시스 PVC 시스템창호(트라이캐슬 3중 로이유리)|에너지원 ▶ 기름 겸용 보일러욕실 및 주방타일 ▶ 대동타일(포세린 타일, 모자이크 타일)수전 및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금산도기(수입)주방가구 및 붙박이장 ▶ 현장제작(18T 자작나무 위 오일스테인 2회)조명 ▶ 을지로 국제조명(LED 펜던트 등, T5)현관문 ▶ 제작(갈바 위 불소수지도장)|방문 영림도어 ABS도어조경 및 시공 ▶ 건축주 직영공사설계 ▶ DD건축사무소 070-4799-1009 www.archi-dd.come) 벽에는 책장을 만들어 서재처럼 거실을 쓴다. 언제든 옆 창을 통해 마루에 드나들면서 자유롭게 책을 읽는다 큰 창과 테이블, 펜던트 조명을 활용해 카페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 공간을 현대 생활 양식에 맞추기 위해 대청마루가 실내 바닥으로 재구성돼 공간이 배치됐다. COST INFO마루 디딤돌은 오랜 세월 지역을 지켜온 장항제련소에서 채취한 돌로 만들어 정취를 자아낸다. PROCESS일상을 누리기 위해 고쳐야 할 부분이 많았던 집.예산이라는 한계와 보존이라는 희망 사이에서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1. 배관/ 실 배치에 맞춰 모든 배관을 새로 시공하면서 공간별로 다른 레벨을 맞췄다.2. 철거/ 단열과 기밀에 취약했던 기존 흙벽을 철거했다.3. 조적/ 공간 배치에 맞춰 벽체를 새로 조적하며 후면 증축부를 보강했다.4. 설비/ 실내 바닥에 난방 XL관을 배관했다.5. 콘크리트/ 레벨에 맞춰 바닥 방통 공사를 했다.6. 목공사/ 철거한 벽체를 대신해 경량목구조에 단열을 보강한 벽체를 세웠다.7. 방수/ 지붕 방수페인트 처리와 함께 벽체에 투습방수지를 시공했다.8. 가구/ 실내 바닥재(마루) 공사와 책장, 창살 등 소목 과정을 진행했다.9. 타일·가구/ 주방 가구를 직접 제작하면서 벽체 및 바닥에 타일을 마감했다.TIP | 건축주 부부가 제안하는 귀촌 학교 팁5 - 대문이 있는 사랑채는 현재 먼저 외부를 손보고, 내부는 천천히 여유가 생기는 대로 고쳐나가기로 했다.“귀농과 귀촌은 구분해서 준비하세요” 흔히 귀농·귀촌이라는 표현으로 묶지만, 사실 이 둘은 겹치기도 하면서 어느 정도 다른 개념이다. 귀농은 농촌 이주와 함께 직업 농업인이 되겠다는 의미고, 귀촌은 주거지만 농촌으로 이동하는 것에 가깝기 때문. 그래서 준비도 다를수 밖에 없다. 상당수 귀촌학교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것(건축주 부부는 서천군 귀촌학교 수료)으로, 기본적인 농촌 사회 분위기나 대처 요령, 처세를 세밀하게 가르쳐주지만, 농업을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다면 무조건 농촌으로 가기보다 오히려 수도권 농업기술센터나 서울, 인천, 경기도에 위치한 농업학교(세부 명칭은 다름)가 더 나을 수 있다.한옥 외관을 유지하면서 가장 크게 손을 본 부분은 바닥과 벽체. 한옥의 특징인 공간별 바닥 레벨 차이를 균형 있게 맞추고, 대청마루가 실내로 바뀌면서 난방 공사가 뒤따랐다. 벽체는 단열재를 강화한 경량목구조로 새로 세웠다. 실내는 주방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거실과 작업실이 자리했고, 안쪽 깊숙한 곳에 두 방과 욕실이 배치됐다. 전반적으로 벽과 기둥, 천장 서까래가 화이트와 우드컬러의 전통적인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뒷마당과 연결된 창은 그 너머 대나무 숲을 액자처럼 비추며 미니멀한 포인트로 기능한다.곧 태어날 예정인 아이와 함께 집에서 만들어나갈 앞으로가 더욱 설렌다는 부부. 그런 부부에게 건축가는 대나무숲이 병풍처럼 지켜주는 이곳에서 가족이 편안한 삶을 누리길 바라며 ‘임안재’라는 집 이름을 선물했다. 두 사람의 일생이 옮겨오고, 또 한 사람의 일생이 새로 시작될 임안재. 그 이름처럼 포근한 농촌 라이프를 이어가길 바라본다.취재_신기영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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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벽 너머가 공간이 궁금한 제주 민박집
마을길을 따라 길게 놓인 벽 너머, 제주 속 또 다른 제주가 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다른 이들과도 나누고 싶어 문을 연 아늑한 민박집이다.도로에서 보이는 건물 전경SECTION ②주방/식당 ③욕실 ⑤거실 ⑦수영장 ⑨방 해외 주재원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남편을 따라 어린 아들을 데리고 바다를 건넜다. 그렇게 시작된 타국에서의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즐겁기보단 서러움이 밀려왔다. 향수병이었다. 더 이상은 견디기 힘들다는 판단 하에 그녀는 한국으로 돌아올 계획을 세웠다. 종착지는 ‘제주’였다.“제주 이민자가 늘고 있다는 소식이 한창이던 즈음, ‘아, 이곳이다’ 싶었어요. 바쁜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은 언젠가 한적한 곳에서 조용하게 살고픈 생각을 한 번쯤 하잖아요.”가족들과 함께 한 제주 여행의 소중하고 즐거웠던 추억은 섬 생활 결심에 힘을 보탰다.넓지 않은 면적이지만, 큰 창을 설치함으로써 개방감을 살렸다.도로와 건물 사이로 긴 벽을 세웠다. 벽 사이 구운 대나무는 집을 시골 풍경 속에 녹아들게 한다. 물론 넓디넓은 제주 땅에서 어디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였다. 고민이 거듭될수록 정보에 대한 한계와 어려움에 부딪혔다. 결국 남편을 뒤로 한 채 그녀는 아이와 제주행 비행기에 무작정 몸을 실었다. 일단 살아봐야 했다. 이미 제주의 땅값과 집값은 오를 대로 오른 상황. 늦은 감은 있었지만, 이왕 왔으니 열심히 발품을 팔았다.돌담과 벽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외부 공간건물의 입면을 다채롭게 해주는 2층 방. 수영장을 굽어보는 삼각형의 창과 하늘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빛을 받는 천창, 그리고 멀리 삼방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통창이 내부에 숨겨져 있다. “그나마 조금 익숙해진, 처음 정착한 동네 위주로 적당한 땅을 알아보았어요. 그런데 뭐든 다 때가 있다고들 하잖아요. 마침 원하는 면적의 터가 매물로 나왔고, 지인의 소개로 건축가까지 만났죠.”집짓기의 ‘집’자도 모르던 그녀에겐 하나부터 열까지 큰 도전이었다. 이웃과의 소통도, 건축비 외 예상치 못한 만만찮은 비용도 복잡하고 힘들었다. 다행히 주변의 도움이 있어 무사히 공사를 마쳤다.siteHOUSE PLAN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대지면적 ▶ 321㎡(97.1평)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80.49㎡(24.35평) │ 연면적 ▶ 88.97㎡(26.91평)건폐율 ▶ 25.70% │ 용적률 ▶ 27.70%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6.3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단열재 ▶ 벽 – 비드법단열재 2종(가등급) 70㎜ / 지붕 – 비드법단열재 2종(가등급) 150㎜외부마감재 ▶ 외벽 – 백색 스터코 위 오염방지코팅, 구운 대나무 / 지붕 – 파쇄석 마감담장재 ▶ 제주자연석 │ 창호재 ▶ 윈센 24㎜ 로이복층유리에너지원 ▶ 기름보일러시공 ▶ 정윤기 │ 설계 ▶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거실에서 본 수영장의 모습 1층 가장 안쪽에 배치된 거실 및 침실은 안정적이면서 프라이버시가 확보된 공간이다. 중간에 놓인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2층 방과 연결된다. 그리고 이곳에 살겠단 처음 계획과 달리 그녀는 민박집 주인이 되었다.“고민했던 집 구조와 공간을 사람들이 좋아하고 이렇게 집을 짓고 싶다는 말을 건네줄 때마다 그간의 고생이 잊힐 만큼 기쁘고 뿌듯했어요. 그래서 많은 이들과 이 공간을 공유하면 어떨까 하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처음 제주에 왔을 때처럼 지금 선택에 후회는 없다. 그저 현재의 즐거움만 있을 뿐이라고 그녀는 전한다.투명 창은 건물 안과 밖의 구분을 없앴다. 채광 좋은 주방 및 식당 공간 도로와 길게 면하는 대지에 지어진 집도로와 면해 있는 길고 좁은 대지의 특성상 도로와 주택의 관계에 대한 아이디어가 무엇 보다 중요했다. 특히 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과 가족의 프라이버시 확보는 설계의 관 건이었다. 따라서 단순하게 도로와 건물과의 사이를 벽이라는 가림막으로 막아버리는 일 차원적인 방식보다는, 일종의 ‘켜’를 두고 두 공간이 상호 대응할 수 있는 방향을 찾고자 했다.이곳을 설계한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이성범, 고영성 소장은 긴 벽 사이에 6cm 직경의 구운 대나무를 일정 간격으로 촘촘히 세워 내부를 가려주면서도 작은 바람 길을 열어주 는 방법을 택했다. 이러한 자연 소재의 입면이 벽의 일부를 채움으로써 새롭게 들어선 낯 선 건물은 한가로운 마을 풍경 속에 녹아들었다. 특히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바뀔 대나무의 색감은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새하얀 스터코 입면에 소소한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집 안 어디에서도 마주할 수 있는 수공간. 낮에는 따스한 햇볕이 수면에 일렁이고, 저녁에는 낮게 깔린 간접등으로 분위기를 돋운다. 필요한 가구만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거실 벽 뒤에 숨겨진 5+1의 공간대부분의 건축주는 주택 계획 시 주거와 외부 공간과의 연결, 그리고 그 활용도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녀 또한 외부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는 설계 방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단 건축가는 대지를 나눠 벽이 아닌 ‘공간’과 ‘유리’로 각각을 구분했다. 먼저 입면의 연장선상에 있는 ‘주출입구 마당’은 주차장 혹은 외부 액티비티 공간으로, 포근하게 조성 된 조경수와 벤치의 ‘안마당’은 이웃과 담소를 나누는 장소가 된다. 앞마당과 후정, 수영장에 면한 ‘주방·식당’은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는 가족을 위해 집의 중심에 두 고, 어디서든 바라볼 수 있는 중정에는 ‘수공간’을, 1층 가장 안쪽에는 ‘침실·거실’을 놓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간인 3평 남짓의 방은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나타나는 독립적인 실로, 이는 이곳만의 특별한 입면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6개의 공간이 집을 가득 채웠다.제주에 온 지도 벌써 4년 차. 원하는 길을 찾을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준 남편의 따뜻한 배려로 그녀는 진정한 행복을 찾았다. 긴 벽 너머 그곳에서 말이다.2F – 9㎡1F – 79.97㎡폴딩도어를 설치하여 내·외부가 긴밀하게 연계될 수 있게 한 식당과 주방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친환경 수성페인트, 도장 / 바닥 – 포세린 타일 | 욕실 및 주방 타일 ▶ 포세린 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배이스노트 | 주방 가구 ▶ 한샘조명 ▶ 라이마스, 을지로 다음조명 | 계단재·난간 ▶ 철제 계단 + 평철 난간현관문 ▶ 윈센 시스템도어 | 방문 ▶ 자작나무 합판 제작 도어 | 데크재 ▶ 방킬라이 15mm건축가_이성범, 고영성[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이성범은 한양대학교대학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공간건축에서 실무를 쌓았다. 조선대학교 건축과 객원교수로 재직 중이며, BF(Barrier Free)인증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영성은 한양대학교대학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솔토건축을 거쳐 2011년 디자인연구소이엑스에이를 개소했다. 이후 2013년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로 상호를 변경해 현재까지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010-8628-7477, 010-3311-3278 |www.formativearchitects.com취재_김연정| 사진_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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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현실과 이상을 감안한 30년 된 작은집 리모델링
요즘이라면 협소주택이라고 불릴 정도로 좁고 작은 집이 하얀색 외관과 모던한 인테리어를 입고 재탄생했다. 아파트 대신 월세 받는 집을 택한 현명한 신혼부부의 고민이 담긴 집이다.원래 붉은 벽돌이던 외관은 완전 교체하기 보다 흰색으로 미장만 칠해 새롭게 분위기를 냈다. 이지훈, 진현정 씨 부부에게 2018년은 참으로 뜻깊은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올해 1월 결혼을 했고, 연말에는 아이가 태어날 예정이며 이들이 함께할 신혼집 마련까지 모두 같은 해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업무 강도가 높은 직종의 맞벌이 부부인 이들은 출퇴근과 육아를 병행하기 위해 서울에 집을 구해야 했고, 무리해서 아파트를 구입하는 대신 구옥을 사서 리모델링하는 방식을 택했다.BEFORE아직도 흔히 볼 수 있는 80년대 스타일 붉은 벽돌집이었던 이전 모습. 실내 역시 마감재가 오래 되어 교체가 필요했고,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창의 크기도 일부 조정하고 새로 달아야 했다.전체적으로 화이트와 그레이 계열로 꾸민 실내. 우드슬랩 테이블이 공간의 중심을 잡아준다. 물론 이 역시도 대출이 필요했다. 그러나 아파트는 가격이 오른다 하더라도 팔고 나야 결국 수익이 생겨 매달 이자는 월급으로 메워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을 터. 공간 일부를 임대해 발생하는 수익을 대출 이자로 갚고, 부부가 벌어들이는 월급을 저축한다면 생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한국에서 집을 마련한다는 것이 단순히 거주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 지 오래된 상황에서 이제 함께 발을 내딛는 부부가 찾은 현실과 이상의 타협점이었던 것이다.현관 옆 작은 공간은 세탁기와 건조기, 청소용품과 다림질 도구 등을 보관한다.길게 구성한 주방. 냉장고는 자주 이용하기 때문에 밖으로 빼고, 조리 공간은 빛이 잘 들도록 ‘ㄱ’자 면을 따라 창을 내었다. 발품을 팔아 겨우 찾은 집은 대지면적 20평, 건축면적 9평의 30년 된 작은 구옥이었다. 처음에는 인테리어 업체에 리모델링을 맡기는 것도 고려했지만 법규, 구조, 내부 수도시설 정비까지 거치며 건축가에게 맡기길 잘했다고 건축주는 말한다.오래되고 다루기 까다로운 집의 재탄생을 도와준 이는 스튜디오 GOTT의 오현일 소장. 오 소장은 “여러 가지 조건상 외관에는 큰 변화를 주기 어려워 내부에 충실한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잡았고, ‘우리가 살고 싶어야지 임차인에게도 매력적일 것’이라는 건축주 뜻에 따라 임대 공간까지 실용적이도록 애썼다”고 소회를 밝혔다.TV가 없는 거실 테이블에 마주 앉은 부부와 반려묘 까뮈 / 필요한 가구만 둔 간소한 부부 침실. 침실을 비롯해 실내 면적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큰 펜던트등 대신 매립형 LED 조명과 선을 강조한 간접 조명을 사용했다.계단실은 기존의 골조를 살려 제작되었고, 데드스페이스가 없도록 아래 공간엔 창고와 책장을 짜넣었다. 계단실 도어 하부에는 캣도어를 달아 반려묘 까뮈가 이동하기 편하다. HOUSE PLAN대지위치 ▶ 서울시 성동구 | 대지면적 ▶ 68.40㎡(20.69평)건축면적 ▶ 31.68㎡(9.58평) | 연면적 ▶ 93.18㎡(28.19평)건폐율 ▶ 46.31% | 용적률 ▶ 84.47% | 최고높이 ▶ 10.59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벽 : 연와조, 지붕 : 철근콘크리트 + 샌드위치 패널단열재 ▶ 벽 - 수성연질폼 50mm(내단열) , 압출법보온판 특호 20mm외부마감재 ▶ 외벽 - 기존 적벽돌 위 비닐계 페인트(백색)창호재 ▶ PVC 단열이중창호 | 에너지원 ▶ 도시가스 보일러총공사비 ▶ 1억 120만원 (설계비 및 부가세 미포함)시공 ▶ 어울림 인테리어 이영창설계 ▶ Studio-GOTT 오현일계단 개구부 주변은 난간 대신 삼각형 모양으로 타공된 스테인리스 스틸 판을 배치했다. / 한쪽 면 전체를 거울로 마감해 더욱 넓어 보이는 욕실은 집 규모에 비해서도 꽤 큰 편이다. 타원형 욕조와 비정형의 천장 조명, 삼각형 세면대가 인상적이다.마당이 없는 대신 옥상 정원이 외부 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어닝 아래 나란히 배치한 캠핑 의자, 쌈채소를 심은 선반형 텃밭, 귤나무가 심긴 화분 등이 거주자의 삶을 상상케 한다. 저층부 2세대는 임대를 주고 건축주는 상층부를 쓰기로 했다. 작은 거실과 주방, 세탁실과 침실을 콤팩트하게 배치한 아래층, 서재와 함께 집의 규모에 비해 과감히 투자한 욕실로 채운 위층으로 구성되었다. 욕실은 퇴근 후나 주말에도 업무를 보는 남편을 위한 아내의 특별한 선물이다.그러나 번듯하고 아늑한 공간 뒤에는 녹록지 않았던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어 있다. 아파트에 비해 단독주택은 은행 대출도 잘 나오지 않는 편인 데다 정부 지원정책도 아파트 위주였던 것. 그뿐만 아니라 지적 상황과 현황의 차이에서 오는 이웃과의 갈등, 시공상의 민원 등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이 복병처럼 숨어 있어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다. 이 과정 자체를 일종의 인생 공부라고 여기고 함께 의지하며 헤쳐나간 두 사람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없었다면 집을 완성하기 훨씬 어려웠을 거라 전했다.업무가 많은 남편을 위한 서재. 오디오 장비와 빔 프로젝터를 두어 취미 공간 및 아지트로 쓰인다. 오 소장은 “규모만 두고 보면 작은 프로젝트이지만, 현재의 사회적 상황, 도시재생과 재개발 이슈 등이 얽힌 조건 속에서 개인이 내놓을 수 있는 작은 단위의 개성 있는 해결책으로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였다”고 덧붙였다.건축주 부부 역시 크게 신경 쓸 것이 없는 아파트와 달리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주택은 마냥 낭만적이건 아니라고 보탰다.2F – 26.10㎡ / ATTIC – 21.32㎡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욕실 ⑤방 ⑥세탁실 ⑦계단실 ⑧서재 ⑨옥상 테라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수성페인트, 실크벽지 / 바닥 – 윤현상재 수입타일, 구정마루, KCC 강화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Granite Grosseto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주방가구 ▶ 건축주 지정 주방가구 | 조명 ▶ 린노, 휴빛조명, 비츠조명 계단재·난간 ▶ 스테인리스 스틸 타공판 3T, 스틸플레이트 난간 8T 현관문 ▶ 갈바 현관문 위 비닐페인트 도장(진회색) 방문 ▶ 예림도어 | 붙박이장 ▶ 현장 제작콘크리트 계단 바닥과 난간벽만 색을 달리해 입체감이 느껴진다. 각 세대의 현관문도 그레이톤으로 통일했다. “집이 크진 않지만 작은 대로 맞춰서 살게 되는 것 같아요. 공간이 협소한 만큼 자연스레 물건을 덜 사게 되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던 남편은 옥상을 꾸민 뒤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텃밭에 물을 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요.”부부와 반려묘 까뮈, 이제 얼마 안 있으면 태어날 아이까지 품을 보금자리가 보는 관점에 따라 그리 크지 않아 보일 순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으면서 가족의 라이프스타일까지 알뜰히 담은 이 집에, 규모의 크고 작음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건축가_오현일[스튜디오 GOTT]고려대학교와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건축을 수학했다. 유럽의 OMA와 UNStudio에서 실무를 시작하였으며, 현재 Studio GOTT의 대표이자 이화여자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UIA(국제건축가협회) 국제공모전 대상, 미국건축가협회 주관 TOGS 국제공모전 등에서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제주 오조리 주택, 갤러리 주택, 세종 신사재, SD 다세대 주택작업과 HB 상업시설 등의 건축 및 전시작업이 있다.02-2043-9077 | www.studio-gott.com취재_조성일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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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0
평범하지만 흔치 않은 모악호수 쌍둥이집
단순한 외관의 하얀 집. 집의 진가는 가까이 다가갔을 때 온전히 드러난다. 대지 위 꼭 닮은 두 채의 건물 속에서 쌍둥이 남매의 웃음소리가 오늘도 맑게 퍼져나간다.전라북도 완주군 구이면에 자리 잡은 모악호수마을에 은은한 회백색 빛을 품은 단정한 집이 지어졌다. 직장의 이전으로 서울에서 전주로 내려온 젊은 부부는 평소 꿈꾸던 전원생활을 실현하기 위해 17년간 유럽에서 활동한 건축가에게 평범하지만 흔치 않은 집을 요청하였다.건축가는 건축주와 처음 대지를 방문했을 때 주택 단지 남서쪽 끝자락에 자리하고 지대가 높은 곳임을 확인한 후, 주택 2층에서 서측 모악산과 동측 구이저수지를 바라보는 모습을 그렸다.SECTION ③손님방 ④거실 ⑤다이닝룸 ⑧보일러실 ⑪주차장 ⑬드레스룸 ⑭아이 방 ⑰다락 정남향 정원으로 이어지는 주택 전면과 데크 / 이웃과 동측 소로로부터의 프라이버시 확보를 고려해 조경을 배치했다. 주거동과 이의 1/3로 축소된 주차동은 각각 알루미늄 골판, 폴리카보네이트 골판 마감으로 형태와 질감의 일체감을 주었다.건축주 또한 40평대의 소규모 단독주택이지만 단층보다 복층에 대한 로망이 있던 터였다. 지붕이 있는 주차장을 위해 건물은 주거동과 주차동으로 나뉘었고, 건물 배치는 순리대로 이루어졌다. 대지 북측에 접한 막다른 진입도로로 주차동에 들어서면 주거동과의 좁은 사이공간, ‘골목’이 나타난다. 주거동 전면에는 남측과 서측의 경관녹지까지 연속된 정남향의 푸른 정원이 펼쳐진다. 정남향으로 면이 긴 직사각형 모양의 주거동은 넓은 정원을 통해 얻은 채광을 최대로 끌어들이고 있다.HOUSE PLAN대지위치 ▶ 전라북도 완주군대지면적 ▶ 571.70㎡(172.94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건축면적 ▶ 112.03㎡(37.75평) | 연면적 ▶ 157.43㎡(47.62평)건폐율 ▶ 19.60% | 용적률 ▶ 27.53%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44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일본 중목구조(프리컷 철물구조)단열재 ▶ 외벽 – 에코필 105mm / 지붕 – 수성연질폼 300mm 발포외부마감재 ▶ 외벽, 지붕 – 알루미늄 골판(회백색 분체도장)창호재 ▶ 삼익 Inoutic 43mm PVC 로이삼중유리(에너지등급 1등급) | 에너지원 ▶ LPG기계·전기·설비·통신 ▶ ㈜태인엠이씨총공사비 ▶ 4억5천만원(설계비, 인테리어, 조경 제외)시공 ▶ 디자인 아프리카설계 ▶ ㈜후소 파트너스(HUSO+Partners)외부 조명으로 집의 선이 더욱 뚜렷하게 살아나는 모악호수 쌍둥이집자연 친화적인 주택을 희망한 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내진설계가 적용된 일본 중목(프리컷 공법)을 구조재로 하고, 최근 주택 시공에 주로 사용되는 컬러강판 지붕과 스터코 외벽을 피하고자 알루미늄 골판을 외장재로 선택하였다.목조의 친근함과 골판의 볼륨 있는 질서로 단순하면서도 입체감 있는, 모던하면서도 클래식한 정서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 심플함과 깔끔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붕과 외벽을 회백색으로 도장 처리된 알루미늄 골판으로 일체화하고 재료의 겹침선이 없도록 최대 길이 8.2m의 알루미늄 골판을 원피스(one-piece)로 제작·시공했다.1층 거실에서 즐기는 대나무 숲 다락방과 아이방에는 여닫이 나무 창문이 있어 다이닝룸을 중심으로 소통할 수 있다. 주차장 또한 목구조이면서 야간에 불을 켰을 때 주차동 전체가 하나의 조명기구처럼 보이도록 구조체가 실루엣으로 드러나는 반투명 폴리카보네이트를 외장재로 사용하였고 주거동과 같은 결이 되게끔 폴리카보네이트 골판을 선택했다. 북측 현관을 통해 실내로 들어서서 성문 같은 대형 목재 중문을 열면 자연을 한층 끌어들인 대나무 숲과 마주하게 된다.이 대나무 숲은 모든 실과 소통하게 계획되어 집 안 어디에서든 바라볼 수 있다. 백색 친환경페인트로 도장된 실내 벽, 자작나무 천장, 그리고 노출된 중목기둥들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그 자체로 인테리어 효과를 가진다. 내부 마감이 모두 자작나무 합판으로 된 아이 방은 특별히 지붕 아래 또 다른 박공지붕 모양의 천장을 만들어 공간적 아늑함을 주었다. 각각의 실마다 바닥 레벨 차이를 두거나 천장고의 변화를 통해 공간적 다채로움을 더했다.노출된 중목구조의 원목 기둥과 또 하나의 박공지붕 천장으로 다채로운 2층 공간이 완성되었다. 평상 느낌의 툇마루가 있는 손님방. 바닥을 열어 평상 밑 공간에 수납이 가능하다. / 2층 가족실의 수납 의자에 앉아 창밖 모악산의 풍경을 바라보는 모녀 이 집은 현관 외에는 신발 신을 일이 없다는 것이 특징인데, 특히 화장실이 있는 욕실은 단차 없이 건식 바닥으로 시공되어 거실처럼 맨발 출입이 가능하고, 바닥 난방이 들어와 또 하나의 확장된 거실이 된다. 또한 방 창문마다 커튼 대신 미닫이 덧문을 달아 채광을 조절할 수 있어 관리가 용이하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강남제비스코 프리미엄 친환경 도장, 자작 합판 / 천장 – 자작 합판 / 바닥 – LG하우시스 강마루, 에폭시 도장, 포세린 타일욕실 및 주방 타일 ▶ 국제 포세린 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바인도기주방 가구 ▶ 한샘 + 현장 제작 | 조명 ▶ 태광조명붙박이장 및 가구 ▶ 현장 제작 | 계단재·난간 ▶ 자작 합판 + 평철 난간(백색 분체 도장)데크재 ▶ 합성목재 | 현관문 ▶ 대성 방화단열도어중문 ▶ 자작 합판 현장 제작 | 방문 ▶ 영림도어1F – 69.35㎡ / 2F - 57.14㎡ PLAN ①현관 ②욕실 ③손님방 ④거실 ⑤다이닝룸 ⑥주방 ⑦다용도실 ⑧보일러실 ⑨데크 ⑩정원 ⑪주차장 ⑫안방 ⑬드레스룸 ⑭아이 방 ⑮가족실 ⑯베란다 ⑰다락아늑한 아이방은 박공지붕 모양의 천장과 자작나무 합판 마감으로 동화 속 오두막을 떠올리게 한다. 침실과 복도, 드레스룸의 레벨 차이로 공간을 구분하고, 특히 침실은 원목 기둥을 일렬로 배열하여 채광 조절과 시선 차단 효과를 주었다.DETAIL 두 개의 닮은 건물동으로 계획되어 집 이름으로 ‘쌍둥이집’이 어떨까 했었는데, 설계 진행 중 건축주의 쌍둥이 임신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연스레 이 집은 ‘모악호수 쌍둥이집’으로 불리게 되었다. 주거동과 주차동의 사이 공간을 통해 생겨난 ‘골목’은 앞으로 우리들의 오랜 추억을 간직할 곳이 되어줄 것이다. 넓은 정원과 골목 사이에서 신나게 뛰어놀 쌍둥이 남매를 상상하면 저절로 미소가 머금어진다. <글_ 현철우 >건축가_현철우[㈜후소 파트너스]오스트리아 빈 국립공대(TU WIEN)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유럽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져아키텍텐(Moserarchitekten)과 로렌츠 아틀리에스(Lorenz Ateliers)에서 실무를 익혔다. 현재 스위스건축사협회(SIA)등록 건축사이며, ㈜후소 파트너스(HUSO+Partners) 대표와 경남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051-808-3313 | www.huso.at취재_김연정 | 사진_윤준환ⓒ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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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0
지하층 채광과 환기를 해결하는 썬큰 활용법
아무리 환한 조명도 자연광에 비할 수 없고, 강제 환기장치도 자연 환기 와는 결이 다르다. 소위 ‘드라이 에어리어(Dry Area)’라고도 하는 썬큰을 그냥 비워두지 않고 다양하게 활용한 사례를 모았다.지하실 한가운데에 썬큰 공간을 두어 작은 정원을 꾸몄다. 건축주의 목공예 작품이 곳곳에 놓여 전시 공간의 역할도 겸한다.유하우스모든 실에 빛이 환히 들도록 목련 꽃잎을 형상화한 주택. 지하로 내려가는 통로를 내면서 계단식 조경과 함께 자연스레 썬큰을 내었다.GIP도심 속 주택이라면 지하에 썬큰 마당을 만들고 지상엔 생울타리로 둘러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방법도 있다.세담건축사사무소아치창과 인더스트리얼 스타일 인테리어로 꾸민 지하층은 썬큰 덕분에 음습하지 않고 따뜻한 공간으로 완성되었다.스페이스목금토건축사사무소 ©이남선TIP | 지하 썬큰 공간, 이것만은 알고 준비하세요▶ 지하층은 연면적에는 들어가지만 용적률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건폐율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는 대지 내에 지하를 만들고 썬큰을 낼 수 있지만, 그만큼 지상 마당 면적이 줄어드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지하층은 터파기나 골조공사 등 지상층보다 공사비용이 약 30% 더 소요된다. 대지가 암반 지역은 아닌지, 물이 많지는 않은지 등 사전 조사 후 득과 실을 비교해 진행해야 한다.▶ 지하층 거실 바닥면적이 50m2 이상이라면 직통 계단 외에 피난층 또는 지상으로 통하는 비상 탈출구 및 환기통을 설치해야 한다. 직통 계단이 2개 이상이라면 하지 않아도 된다.건물 중심부의 보이드는 중정이면서 지하에서는 썬큰 역할을 한다. 마당과 건물을 연결하는 브리지가 이 공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스튜디오 꾸씨노 ©이재성당구실, 홈바, A/V룸으로 쓰는 남편의 지하 취미 공간. 어두운 조명이 제법 어울리는 곳이지만, 썬큰은 환기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리슈건축 ©임재철사우나 시설과 욕실과 면해 마련한 썬큰에 미니 정원과 함께 입욕 시설을 두었다. 마 치 리조트에 온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SG건설구성_조성일 | 사진_주택문화사DBⓒ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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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0
작은 행복이 소복이 쌓이는 세종 소복소복 하우스
‘기본’에 충실해 더욱 든든한 목조주택. 이곳에서 가족의 새로운 일상엔 매일 소소한 기쁨이 따스하게 스민다.해가 잘 드는 마당을 향해 열린 ‘ㄱ’자로 앉힌 집. 데크 공간은 외장재 컬러를 달리해 포인트를 주었다.마당에서 배드민턴을 치며 즐거운 휴일을 보내고 있는 가족의 모습 우연히 ‘소하건축사사무소’를 만난 건축주 이기풍, 이잔디 씨 부부는 심플하면서도 전형적이지 않은 주택 포트폴리오가 참 좋았고, 그길로 건축가와 연을 맺었다. 그리고 남은 건 적당한 시공사를 찾는 일. 마음에 드는 집의 주인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사전 조사까지 꼼꼼하게 마친 부부는 ‘HNH건설’과의 첫 미팅 자리에서 계약을 확정했다. 선배 건축주의 생생한 후기도 결정적이었지만 HNH건설 김대영 대표의 진심 어린 태도 또한 믿음직스러웠다는 후문. 세종시 소복소복 하우스는 집짓기의 모든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할 만큼 애정이 남달랐던 건축주와 설계자, 시공자의 소통과 합이 이루어낸 근사한 삼중주다.SECTIO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식당 ⑩창고 ⑪데크 ⑮서재 ⑯안방 ⑰아이방 주차장 블록 시공부터 조경까지 모두 건축주 이기풍 씨가 손수 작업했다. / 창을 최소화해 프라이버시를 확보한 주택 측면 기본과 원칙만 잘 지켜도 튼튼하고 좋은 집을 지을 수 있지만, 이는 많은 건축 현장에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곤 한다. 소하건축사사무소 최성호 소장, HNH건설 김대영 대표는 ㈔한국목조건축협회에서 시행하는 ‘5-STAR 인증제도’의 인증 위원이기도 하다. 5-STAR 인증제도란 목조주택 시공의 전 과정을 8개 항목 69개 검사 절차를 통해 검증하는 감리제도. 소복소복 하우스는 목구조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설계 도면을 토대로, 원칙에 입각한 시공이 철저하게 이루어진 목조주택 건축의 정석인 셈이다.HOUSE PLAN대지위치 ▶ 세종특별자치시 고운동 │ 대지면적 ▶ 323㎡(97.71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01㎡(30.55평) │ 연면적 ▶ 168.55㎡(50.99평)건폐율 ▶ 31.27% │ 용적률 ▶ 52.18%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74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경량목구조 외벽 : 2×6 구조목, 내벽 : S.P.F 구조목 / 지붕 - 2×10 구조목 |단열재 ▶ 그라스울 25K(에너지세이버)외부마감재 ▶ 외벽 – 케뮤 세라믹사이딩, 이낙스 호소와리보더, 루나우드 / 지붕 - 컬러강판 창호재 ▶ 알파칸 70mm PVC 3중유리 시스템창호(에너지등급 1등급)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 에너지원 ▶ 도시가스조경석 ▶ 데카스톤(주차장) │ 조경 ▶ 건축주 직영 │ 구조설계 ▶ 위너스BDG설계 ▶ 소하건축사사무소 www.sohaa.co.kr시공 ▶ HNH건설 1522-3723 https://cafe.naver.com/withhnh현관을 지나 복도 끝 주방을 향해 바라본 모습 / 계단 아래 아지트 같은 미니 드레스룸 벽면 가득 자작나무로 책장을 짜 넣은 다실 내부 현관 앞 바로 이어지는 세면대와 세탁실, 화장실 “전체 공사 금액 견적을 받고 계약하는 기존의 ‘턴키 방식(일괄수주계약)’이 아닌 ‘실비 정산 시스템’인 점도 좋았어요. 자재 변경도 자유롭고, 들어간 비용만큼 집의 품질이 높아지는 방식이라 합리적이고 투명한 예산 운용이 가능했거든요.”건축주 이기풍 씨는 봉투에 잘 정리된 영수증을 처음 받았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POINT 1 - 탄탄한 기초 공사벽체가 서는 기초의 수평을 완벽하게 맞추기 위해 두 개의 레이저를 동시에 가동하여 레벨을 세심하게 체크하고, 부족한 부분은 그라인더로 다듬어 오차를 최소화했다.POINT 2 - 기본에 충실한 골조안전하고 튼튼한 집을 위해 원칙 엄수는 기본. 골조 간격을 철저하게 지키고, 하중이 집중된 부분에 공학목재와 보강철물을 정확하게 적용하여 구조적으로 안전을 기했다.오픈 천장으로 시원한 공간감을 자랑하는 1층 거실. 적절한 위치의 개구부와 실 배치로 가족의 소통을 위한 열린 공간을 완성했다.주방 및 식당에서 계단실을 향해 바라본 모습. 1층 아늑한 평상에는 형 준서가, 계단참의 오픈 서재에는 동생 준후가 책을 읽고 있다. 1층 평상 아래에는 수납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렇게 완성된 집은 ‘ㄱ’자 형태로 마당을 감싸 앉는다. 하자를 최소화하고 관리의 수고를 덜기 위해 경사지붕의 단순한 형태로 디자인하고, 외장재 역시 오염이 적은 세라믹 사이딩과 타일을 선택했다.집 안으로 들어서면 복도 끝에 주방이 자리하고, 싱크대 앞에 서면 창 너머로 다실, 거실과 오픈 서재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외출 후 동선을 고려하여 현관에서 욕실, 세탁실, 계단실 아래 드레스룸을 이어지게 배치하고, 독서를 즐기는 가족을 위한 공간도 잊지 않았다. 계단참을 활용한 중층 개념의 오픈 서재, 벽면에 책장이 가득한 다실, 오픈 서재 아래 평상, 2층 복도의 창가 벤치 등 집 안 곳곳에서 가족은 매일 나만의 꿈을 키운다.집 안의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주방은 다용도실을 과감하게 없애고 간소하게 구성했다.폴딩도어를 여닫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데크 공간. 평소 건축주 부부가 차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2F – 67.55㎡ / 1F – 101㎡ PLAN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식당 ⑤복도 ⑥화장실 ⑦다실 ⑧세면실 ⑨세탁실 ⑩창고 ⑪데크 ⑫마당 ⑬드레스룸 ⑭파우더룸 ⑮서재 ⑯안방 ⑰아이방아이와 부모가 자유롭게 소통하고 사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기를 원했던 건축주 부부의 바람을 담아, 집은 수직·수평 모두 열린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다실-거실-데크 공간-마당’으로 이어지는 수평적 연결에서 지붕과 폴딩도어가 있는 데크는 주택 내·외부를 잇는 핵심 공간. 필요에 따라 거실을 확장한 실내 공간이, 마당을 확장한 야외 공간이 되기도 한다. 수직으로는 계단참의 서재가 공용공간 중심의 1층과 사적 공간 중심의 2층을 매개하는 역할을 하며, 시원하게 열린 거실에 공간적 재미를 더한다.1층과 중층 서재, 2층까지 공간의 수직적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시각적으로 확장되는 효과를 낸다. 2층의 긴 복도에는 원래 있던 가구의 사이즈에 맞추어 창가 벤치를 계획했다. 복도 끝에는 안방이 자리한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LG하우시스 벽지 / 바닥 – LG하우시스 강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영세라믹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 리바트키친 3100G 루가노 │ 조명 ▶ 공간조명계단재·난간 ▶ 자작나무 + 평철난간 │ 현관문 ▶ 성우 스타게이트 단열도어중문 ▶ 영림임업 도어 + 망입유리 │ 방문 ▶ 영림임업 ABS도어데크재 ▶ 고흥석 버닝처리안방 역시 화이트 컬러와 자작나무가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 콘셉트를 그대로 적용해 편안하게 연출했다. / 높은 박공지붕 천장의 아이방. 건축주 부부가 직접 디자인, 제작한 벙커 침대가 놓였다.“준서·준후도, 동네 아이들도 제집 드나들 듯 자연스럽게 이웃집을 오가요. 어른보다 아이들 적응 속도가 훨씬 빠르더라고요.”마침 마당에 모인 아이들은 이름 모를 새 한 마리를 발견하곤 신이 나 있었다. 순진무구한 환호성에 부부의 얼굴에도 흐뭇한 미소가 서린다. 답답한 아파트 대신 마당 있는 집에서 유년 시절의 즐거운 기억을 선물해주고 싶었다던 두 사람의 소망이 이제 막 실현되고 있다.* 소복소복 하우스 건축일기https://blog.naver.com/love2u0취재_조고은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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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0
지형 레벨에 맞춰 6개 외부 공간을 풀어낸 벽돌집
김포 한강신도시 끝자락 낮은 언덕에 자리 잡은 집 한 채. 꿈을 쌓아 올려 완성한 벽돌집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족을 행복하게 한다.©류인근주택 생활은 오성수 씨의 오랜 꿈이었다. 어릴 적 뛰놀던 좁은 골목길, 이웃들과 어울리던 작은 마당. 언젠가 두 아이에게도 이런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누리게 해주고 싶었다. 때문에 신혼 초 아담한 아파트를 제외하곤 집을 사는 것조차 차일피일해온 그였다.SECTION 1. 주차장 / 2. 작업실 / 3. 작업실 뒷마당 / 4. 안마당 / 5. 포치 / 6. 현관 / 7. 거실 / 8. 주방 및 식당 / 9. 화장실 / 10. 서재 / 11. 주방 뒷마당 / 12. 계단실 / 13. 침실 / 14. 드레스룸 / 15. 욕실 / 16. 가족실 / 17. 테라스 / 18. 잔디마당 / 19. 옥상 테라스 / 20. 다락 주택의 정면. 주차장 쪽 가늘게 보이는 디자인 기둥은 매스가 떠 있는 느낌을 강조해준다 잔디마당에서 바라본 건물. 작은 신전과 같은 분위기가 신비롭다. 늘 바랐지만, 집짓기의 시작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네 식구에게 적당한 땅을 찾는 것도, 아이들의 통학과 교육 문제 등으로 반대하는 아내를 설득하는 것도 그가 떠안은 숙제였다. 그러다 한참 만에 한 대지와 마주했다.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아내가 걱정하던 부분까지 말끔히 해결해준 고마운 곳이었다. 이후 지인의 소개를 받아 건축가를 만났고 지난해 11월, 그토록 고대하던 내 집을 완성했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김포시 │ 대지면적 ▶ 446㎡(134.91평)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 다락건축면적 ▶ 88.65㎡(26.81평) │ 연면적 ▶ 200.36㎡(60.61평)건폐율 ▶ 19.88% │ 용적률 ▶ 36.57%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9.39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비드법보온판 2종1호외부마감재 ▶ 외벽 저층부 – 콘크리트벽돌(두라스택 S390 베이직그레이) / 외벽 상층부, 지붕 – 점토벽돌(삼한C1 고토미S)담장재 ▶ 노출콘크리트, 스틸파이프 │ 창호재 ▶ 이건 알루미늄창호 (투명로이 3중유리)전기·기계·설비 ▶ 정연엔지니어링 │ 토목 ▶ 한터이엔씨구조설계(내진) ▶ 용우엔지니어링 │ 시공 ▶ 건축주(오성수) + 티에스건설(유원상)설계·조경 ▶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계단을 올라 집과 안마당으로 이어진다. ©류인근 서로 다른 레벨과 바닥 마감을 가진 잔디마당과 안마당“지금은 4층까지로 변경되었는데, 설계 당시 2층 이하 층수 및 건폐율 제한으로 원했던 바를 모두 담아내기엔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밖으로는 그리 화려하지 않아도 되니 내실 있는 집을 만들어 달라 부탁드렸죠.”설계는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에서 맡았다. 신현보 소장은 “가족이 요구사항과 제약적인 부분을 신중히 검토하고 적극적인 외부 공간을 계획함으로써 법규로 인한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노출 천장으로 단순하게 마감한 거실. 큰 창을 통해 바깥의 마당과 하나의 공간이 된다. 상부장 없이 깔끔한 주방 SPACE POINT20% 내부, 80% 외부 공간수도권 외곽 민간개발 교외 주택지는 주로 임야를 개발해 조성된다. 원활한 분양과 적절한 가격 형성을 위해 보통 100~200평 사이 규모로 분할한다. 이런 필지들은 법적으로 보전관리지역이나 녹지지역인 경우가 많아 대개 20% 건폐율 제한을 받는다. 즉, 대지의 크기를 따져보면 20~40평 정도의 건축면적을 갖게 되는 셈이다. 얼핏 생각하면 별로 좁지 않을 것 같지만, 아파트를 벗어나 주택에서 꿈꾸는 개방감과 자연과의 교류, 특별한 취미실, 창고 등을 고려했을 땐 상상 이상 높은 밀도의 공간일 수밖에 없다. 이 집 역시 밀도 높은 20% 내부 공간과 남겨진 80%의 외부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건물을 놓고 외부 공간을 여러 개로 나눠, 배치하고 남는 공간이 아닌 의도적 분할로 각각 고유한 성격을 갖게 했다. 제일 아래 진입공간부터 가장 위쪽 옥상정원까지, 서로 다른 크기와 둘러싸임, 위계를 가진 6개의 외부 공간이 만들어졌다.1. 진입마당넓은 폭의 계단과 벽과 같은 느낌의 대문이 있는 담장, 상부에 떠 있는 매스에 의해 완성된 진입마당. 대문을 밀고 들어가면 계단을 따라 현관 앞 포치까지 이어진다.2. 안마당진입 계단, 인접 대지, 잔디 마당과 단차를 이루면서 주 생활공간인 거실 및 주방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주 외장재를 연장해 벽돌 포장한 바닥은 다양한 야외 활동을 가능케 한다.3. 잔디마당안마당의 벽돌 포장과 대비되는 잔디와 나무, 펜스로 마감했다. 2층 가족실과 기단 위 테라스를 통해 이어지도록 하고, 이는 건물과 외부 사이 배경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4. 주방뒷마당 대지의 북측에 위치한 주방과 맞닿은 1층 뒷마당은 보조주방으로 기능하면서 잔디마당에서 출입할 수 있는 지름길로도 사용된다.5. 작업실 뒷마당 작업실과 연계된 지하 뒷마당은 실외기, 가스, 정화조 등 각종 설비 장치가 모이고 시작되는 곳이자 작업실의 채광과 환기를 함께 담당한다.6. 옥상 테라스 다락에서 이어지는, 유일하게 집 안에서 접근하는 외부 공간이다. 건물을 둘러싼 외부 공간과 달리 동선의 끝자락에서 온전한 휴식의 장소가 된다.계단실과 현관. 현관 옆으로 따뜻한 볕 아래 걸터앉을 수 있는 창턱을 두었다. 1층 서재의 모습 ©류인근 외장재는 건축가와의 긴 논의 끝에 지층은 노출콘크리트면과 시멘트벽돌을, 1층부터 지붕까지는 붉은 점토벽돌을 택했다. 무표정한 느낌의 진입층과는 대조적으로, 주생활공간인 상부는 밝고 경쾌한 느낌과 진중한 무게감을 동시에 갖게 하기 위함이었다. 결과적으로 붉은 벽돌의 묵직한 건물은 대지 가운데 떠 있는 듯한 형상을 띠게 되었다. ‘비행선’을 뜻하는 집의 이름 ‘제플린(Zeppelin)’도 무거운 건물의 덩어리가 긴장감 있게 들린 모습에서 따온 것이다.PLAN1. 주차장 / 2. 작업실 / 3. 작업실 뒷마당 / 4. 안마당 / 5. 포치 / 6. 현관 / 7. 거실 / 8. 주방 및 식당 / 9. 화장실 / 10. 서재 / 11. 주방 뒷마당 / 12. 계단실 / 13. 침실 / 14. 드레스룸 / 15. 욕실 / 16. 가족실 / 17. 테라스 / 18. 잔디마당 / 19. 옥상 테라스 / 20. 다락 2층의 복도는 폭을 넓혀 가족실의 역할을 하도록 하였다. 우측에는 아이들의 방과 다락으로 오르는 계단을 나란히 배치했다. ©류인근 다락은 2층의 가족실과 시각적으로 통한다. 이곳에서 옥상 테라스와도 연결된다. ©류인근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페인트(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 바닥 – 포세린 타일(한브라벳 수입타일), 원목마루(삼익산업 Parky Lounge)욕실 및 주방 타일 ▶ 포세린 타일(한브라벳 수입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제작(bins70)조명 ▶ 모던라이팅 | 계단재·난간 ▶ 원목마루(삼익산업 Parky Lounge) 합판 제작 난간현관문 ▶ 금만기업 베네판도어 | 방문 ▶ 제작 도어(벤자민무어 페인트 도장)마당 벽돌 포장 ▶ 점토벽돌(삼한C1 유럽수퍼토담)드레스룸과 욕실까지 적재적소에 둔 높은 천장고의 안방. 사적인 공간의 2층은 1층과 달리 화이트 컬러 도장과 나무 바닥재로 마감했다. (12 ©류인근) 주택으로 이사 온 후 웃을 일이 많아진 가족의 단란한 모습 내부는 마감재로 공유 공간과 사적 공간을 철저히 구분했다. 거실과 주방, 서재가 자리한 1층은 노출콘크리트 천장에 이를 또렷이 반사하는 유광 포세린 타일 바닥, 백색 벽체로 마감해 가족의 온기로 따뜻함이 채워질 수 있도록 하고, 침실과 가족실이 있는 2층은 짙은 원목마루를 놓아 여유와 차분함이 그대로 밴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다.눈이 내려도, 비가 와도, 햇살에 눈 부셔도 좋은 마당의 풍경. 지극히 당연했던 창밖 모습도 이곳에선 괜스레 달리 보인다. 그저 마음 깊숙이 묻어두었던 아빠의 꿈, 주택 생활이 이젠 가족 모두가 함께 누리는 즐거운 일상이 되었다.건축가_신현보, 류인근, 김도란[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div class="pretip_frm" id="GXa4" style='margin: 40px 0px 36px; padding: 14px 14px 13px; border: 1px solid rgb(229, 229, 229); color: rgb(51, 51, 51); text-transform: none; line-height: 1.68; text-indent: 0px; letter-spacing: normal; overflow: hidden; font-family: "Noto Sans light", "Malgun gothic", "맑은 고딕", AppleSDGothicNeo-Light, sans-serif-light, serif; font-size: 17px; font-style: normal; font-weight: 400; word-spacing: 0px; white-space: normal; orphans: 2; widows: 2;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font-variant-ligatures: normal; font-variant-caps: n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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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비 오는 날, 제주 친봉산장에서의 하루
그가 만든 아이리시 커피 한잔이면 쌀쌀한 바람에 움츠렸던 몸도, 마음도 어느새 훈훈한 온기가 돈다. 제주 송당마을, 무심한 듯 다정한 산장지기의 초대.장대비가 무섭게 쏟아지는 날이었다. 보통이라면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을 그런 날씨. 하지만 목적지가 ‘친봉산장’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흐린 하늘과 빗줄기가 오히려 정취를 더하는 곳. 제주 구좌읍 송당마을, 돌담 사이 이어진 골목 안 커다란 산장 한 채가 어슴푸레 불을 밝혀 손님을 맞았다.깊은 산속은 아니지만 이보다 더 산장다운 곳도 없으리란 생각이 절로 드는 곳이다. 나무문을 밀고 들어가자 초에 불을 붙이던 산장지기가 눈인사를 건넨다. 김현철 씨가 하던 일을 접고 제주도로 내려온 건 3년 전. 화려한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더는 없었고, 반복되는 일에도 지쳐 갔다.비에 젖은 외벽과 바닥, 풀과 나무가 오히려 운치 있게 느껴지는 친봉산장 전경 맑은 날에는 야외 공간에 둘러앉아 캠핑을 즐길 수 있다. / 산장지기 현철 씨와 친봉산장의 마스코트 래미 그림은 손님들의 선물 자연 가까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자 제주행을 택했다. 10년 이상의 캠핑 경력에, 산과 계곡을 좋아하는 그는 중산간 지대인 이곳 송당마을에 자리 잡았다. 처음 6개월은 오랜 로망을 펼칠 공간을 찾아, 또다시 6개월은 산장을 고치느라 쉬는 날도 없이 고군분투했다.서부영화 속 근사한 통나무집을 떠올리게 하는 친봉산장은 50년도 더 된 건물이다. 마구간으로 쓰던 곳인데, 내부 철거에만 꼬박 한 달이 걸렸다. 기초를 새로 다지고 바닥을 깔고 화장실 배관공사까지, 전기공사처럼 전문기술자가 필요한 부분이 아니면 웬만한 건 직접 해결했다.나무를 깎으며 시간을 보내는 현철 씨 곁에는 늘 래미가 함께한다. 나지막한 천장의 다락은 현철 씨가 실제 생활하던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펼쳐지는 친봉산장의 내부. 거친 나무 질감과 빈티지한 가구와 소품 등이 어우러져 서부영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온 듯하다.오름이 많은 송당마을은 말을 방목해서 키우던 곳이라 먹이로 쓰던 억새가 많다. 이를 엮어 의자, 테이블로 만들어 놓았는데, 인더스트리얼 소품들과도 멋스럽게 어우러진다. / 친봉산장은 사슴을 테마로 한 공간이기도 하다. 사슴 장식과 직접 만든 사슴뿔 공예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공구에 손가락이 끼여 절단되는 부상도 겪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손가락의 안부를 묻자, 그는 멀쩡해진 손을 펴 보이며 “이런 에피소드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호탕하게 웃는다.원래는 뒷마당에 있던 세 그루의 큰 나무에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보며 구상해두었던 트리하우스도 만들 생각이었다. 비록 공사 중 찾아온 태풍 때문에 없던 일이 되었지만, 지금의 모습으로도 충분히 친봉산장은 <톰 소여의 모험>에 등장할 법한 공간이다. 7년간의 연구 끝에 손수 만든 벽난로에선 장작이 붉게 타오르고, 그가 수집해온 빈티지 의자와 테이블, 바이크, 기타, 캠핑용품 등이 곳곳에 자리한다.한쪽 벽에 전시된 기타들과 빈티지 바이크 오랜 독학 끝에 만든 벽난로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공간이에요. 제가 사는 집이라 생각하며 만들었고, 산장을 찾아주는 분들도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은 기분을 느꼈으면 했죠. 실제로 1년 반 동안은 제가 이곳 다락에서 잠을 자며 살기도 했고요.”친봉산장은 산장지기 현철 씨와 반려견 래미가 연중무휴 자리를 지킨다. 커피 메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직접 배워와 내리는 아이리시 커피, 단 하나다. 그 외에는 한라봉 주스, 다양한 맥주 등을 판매한다. 바비큐나 가칭 ‘가가멜 스튜’ 같은 식사 메뉴도 준비 중이라고. 물은 서비스하는 대신 생수로 판매하는데, 1년간 모인 수익금은 5살 유기견으로 처음 만났던 래미의 생일날, 유기견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아이리시 커피를 만드는 현철 씨. 달콤한 크림 뒤로 어우러지는 커피와 위스키 향이 일품이다. 사슴뿔로 핸들을 만든 커트러리들 / 뒷마당을 향한 문을 열면 싱그러운 초록이 쏟아져 들어온다. 한쪽 마당에 있는 별채 창고와 친봉산장 너머로 푸른 제주 풍경이 펼쳐진다.현철 씨에겐 제주도에 와서 생긴 변화가 두 가지 있다. 어떤 거짓말도 할 일이 없게 된 것, 그리고 거울을 잘 안 보게 된 것.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나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제주의 삶은 도시의 것과는 참 다르다.그는 언젠가 커다란 산 하나를 온전히 지키는 진짜 산장지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창틈으로 새는 비를 막을 생각도 없이, 무심하게 받쳐둔 양철 그릇에 떨어지는 빗방울조차 감미로운 풍경이 되는 곳. 비가 개고 난 밤이면 자욱한 비안개 사이로 친봉산장 마당의 모닥불이, 벽난로 굴뚝의 연기가 느긋하게 피어오를 것이다.*친봉산장_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중산간동로 2281-3 인스타그램 @jeju_deerlodge취재_조고은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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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작은 행복이 소복이 쌓이는 세종 소복소복 하우스
‘기본’에 충실해 더욱 든든한 목조주택. 이곳에서 가족의 새로운 일상엔 매일 소소한 기쁨이 따스하게 스민다.해가 잘 드는 마당을 향해 열린 ‘ㄱ’자로 앉힌 집. 데크 공간은 외장재 컬러를 달리해 포인트를 주었다.마당에서 배드민턴을 치며 즐거운 휴일을 보내고 있는 가족의 모습 우연히 ‘소하건축사사무소’를 만난 건축주 이기풍, 이잔디 씨 부부는 심플하면서도 전형적이지 않은 주택 포트폴리오가 참 좋았고, 그길로 건축가와 연을 맺었다. 그리고 남은 건 적당한 시공사를 찾는 일. 마음에 드는 집의 주인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사전 조사까지 꼼꼼하게 마친 부부는 ‘HNH건설’과의 첫 미팅 자리에서 계약을 확정했다. 선배 건축주의 생생한 후기도 결정적이었지만 HNH건설 김대영 대표의 진심 어린 태도 또한 믿음직스러웠다는 후문. 세종시 소복소복 하우스는 집짓기의 모든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할 만큼 애정이 남달랐던 건축주와 설계자, 시공자의 소통과 합이 이루어낸 근사한 삼중주다.SECTIO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식당 ⑩창고 ⑪데크 ⑮서재 ⑯안방 ⑰아이방 주차장 블록 시공부터 조경까지 모두 건축주 이기풍 씨가 손수 작업했다. / 창을 최소화해 프라이버시를 확보한 주택 측면 기본과 원칙만 잘 지켜도 튼튼하고 좋은 집을 지을 수 있지만, 이는 많은 건축 현장에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곤 한다. 소하건축사사무소 최성호 소장, HNH건설 김대영 대표는 ㈔한국목조건축협회에서 시행하는 ‘5-STAR 인증제도’의 인증 위원이기도 하다. 5-STAR 인증제도란 목조주택 시공의 전 과정을 8개 항목 69개 검사 절차를 통해 검증하는 감리제도. 소복소복 하우스는 목구조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설계 도면을 토대로, 원칙에 입각한 시공이 철저하게 이루어진 목조주택 건축의 정석인 셈이다.HOUSE PLAN대지위치 ▶ 세종특별자치시 고운동 │ 대지면적 ▶ 323㎡(97.71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01㎡(30.55평) │ 연면적 ▶ 168.55㎡(50.99평)건폐율 ▶ 31.27% │ 용적률 ▶ 52.18%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74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경량목구조 외벽 : 2×6 구조목, 내벽 : S.P.F 구조목 / 지붕 - 2×10 구조목 |단열재 ▶ 그라스울 25K(에너지세이버)외부마감재 ▶ 외벽 – 케뮤 세라믹사이딩, 이낙스 호소와리보더, 루나우드 / 지붕 - 컬러강판 창호재 ▶ 알파칸 70mm PVC 3중유리 시스템창호(에너지등급 1등급)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 에너지원 ▶ 도시가스조경석 ▶ 데카스톤(주차장) │ 조경 ▶ 건축주 직영 │ 구조설계 ▶ 위너스BDG설계 ▶ 소하건축사사무소 www.sohaa.co.kr시공 ▶ HNH건설 1522-3723 https://cafe.naver.com/withhnh현관을 지나 복도 끝 주방을 향해 바라본 모습 / 계단 아래 아지트 같은 미니 드레스룸 벽면 가득 자작나무로 책장을 짜 넣은 다실 내부 현관 앞 바로 이어지는 세면대와 세탁실, 화장실 “전체 공사 금액 견적을 받고 계약하는 기존의 ‘턴키 방식(일괄수주계약)’이 아닌 ‘실비 정산 시스템’인 점도 좋았어요. 자재 변경도 자유롭고, 들어간 비용만큼 집의 품질이 높아지는 방식이라 합리적이고 투명한 예산 운용이 가능했거든요.”건축주 이기풍 씨는 봉투에 잘 정리된 영수증을 처음 받았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POINT 1 - 탄탄한 기초 공사벽체가 서는 기초의 수평을 완벽하게 맞추기 위해 두 개의 레이저를 동시에 가동하여 레벨을 세심하게 체크하고, 부족한 부분은 그라인더로 다듬어 오차를 최소화했다.POINT 2 - 기본에 충실한 골조안전하고 튼튼한 집을 위해 원칙 엄수는 기본. 골조 간격을 철저하게 지키고, 하중이 집중된 부분에 공학목재와 보강철물을 정확하게 적용하여 구조적으로 안전을 기했다.오픈 천장으로 시원한 공간감을 자랑하는 1층 거실. 적절한 위치의 개구부와 실 배치로 가족의 소통을 위한 열린 공간을 완성했다.주방 및 식당에서 계단실을 향해 바라본 모습. 1층 아늑한 평상에는 형 준서가, 계단참의 오픈 서재에는 동생 준후가 책을 읽고 있다. 1층 평상 아래에는 수납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렇게 완성된 집은 ‘ㄱ’자 형태로 마당을 감싸 앉는다. 하자를 최소화하고 관리의 수고를 덜기 위해 경사지붕의 단순한 형태로 디자인하고, 외장재 역시 오염이 적은 세라믹 사이딩과 타일을 선택했다.집 안으로 들어서면 복도 끝에 주방이 자리하고, 싱크대 앞에 서면 창 너머로 다실, 거실과 오픈 서재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외출 후 동선을 고려하여 현관에서 욕실, 세탁실, 계단실 아래 드레스룸을 이어지게 배치하고, 독서를 즐기는 가족을 위한 공간도 잊지 않았다. 계단참을 활용한 중층 개념의 오픈 서재, 벽면에 책장이 가득한 다실, 오픈 서재 아래 평상, 2층 복도의 창가 벤치 등 집 안 곳곳에서 가족은 매일 나만의 꿈을 키운다.집 안의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주방은 다용도실을 과감하게 없애고 간소하게 구성했다.폴딩도어를 여닫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데크 공간. 평소 건축주 부부가 차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2F – 67.55㎡ / 1F – 101㎡ PLAN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식당 ⑤복도 ⑥화장실 ⑦다실 ⑧세면실 ⑨세탁실 ⑩창고 ⑪데크 ⑫마당 ⑬드레스룸 ⑭파우더룸 ⑮서재 ⑯안방 ⑰아이방아이와 부모가 자유롭게 소통하고 사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기를 원했던 건축주 부부의 바람을 담아, 집은 수직·수평 모두 열린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다실-거실-데크 공간-마당’으로 이어지는 수평적 연결에서 지붕과 폴딩도어가 있는 데크는 주택 내·외부를 잇는 핵심 공간. 필요에 따라 거실을 확장한 실내 공간이, 마당을 확장한 야외 공간이 되기도 한다. 수직으로는 계단참의 서재가 공용공간 중심의 1층과 사적 공간 중심의 2층을 매개하는 역할을 하며, 시원하게 열린 거실에 공간적 재미를 더한다.1층과 중층 서재, 2층까지 공간의 수직적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시각적으로 확장되는 효과를 낸다. 2층의 긴 복도에는 원래 있던 가구의 사이즈에 맞추어 창가 벤치를 계획했다. 복도 끝에는 안방이 자리한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LG하우시스 벽지 / 바닥 – LG하우시스 강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영세라믹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 리바트키친 3100G 루가노 │ 조명 ▶ 공간조명계단재·난간 ▶ 자작나무 + 평철난간 │ 현관문 ▶ 성우 스타게이트 단열도어중문 ▶ 영림임업 도어 + 망입유리 │ 방문 ▶ 영림임업 ABS도어데크재 ▶ 고흥석 버닝처리안방 역시 화이트 컬러와 자작나무가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 콘셉트를 그대로 적용해 편안하게 연출했다. / 높은 박공지붕 천장의 아이방. 건축주 부부가 직접 디자인, 제작한 벙커 침대가 놓였다.“준서·준후도, 동네 아이들도 제집 드나들 듯 자연스럽게 이웃집을 오가요. 어른보다 아이들 적응 속도가 훨씬 빠르더라고요.”마침 마당에 모인 아이들은 이름 모를 새 한 마리를 발견하곤 신이 나 있었다. 순진무구한 환호성에 부부의 얼굴에도 흐뭇한 미소가 서린다. 답답한 아파트 대신 마당 있는 집에서 유년 시절의 즐거운 기억을 선물해주고 싶었다던 두 사람의 소망이 이제 막 실현되고 있다.* 소복소복 하우스 건축일기https://blog.naver.com/love2u0취재_조고은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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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부모님의 새 보금자리, 괴산 참 고마운 집
평소와 같이 눈을 떴음에도 왠지 특별한 하루가 시작될 것 같은 기분. 지난여름 시골에서 시작된 삶은 그저 딸이 지어준 집에 있는 것만으로도 부부를 미소 짓게 한다.전원생활은 아버지의 오랜 꿈이었다. 더 늦기 전 그 바람을 이루고 싶다며 부모님은 은퇴가 다가올 무렵부터 집 지을 땅을 찾아 전국을 다니셨다. 그렇게 꼬박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연고도 없던 충청북도 괴산에서 지금의 땅과 마주하기까지.자연을 가까이 둔 공기 좋은 마을, 그야말로 사람 사는 곳 같았다고 한다. 당시 인삼밭으로 쓰고 있어 재배까지 또 한 번의 긴 기다림이 필요했지만, 원하는 것을 만나게 될 순간을 떠올리며 부모님은 그조차 설레하셨다.대지 경사로 출입구에 계단이 생겼는데, 보통 계단 높이보다 낮게 해 오르내리기 편리하도록 했다. / 깔끔하게 단장된 거실 복도 공간 주변 산과 어우러진 주택의 외관. 대지 특성상 집은 남서향으로 앉혔다. 샌드위치 패널 사이에 경량철골기둥을 세워 공기층을 형성하고, 각 접합부위를 밀실하게 처리하여 단열 효과를 높였다. 몇 번의 계절이 바뀌고 따스한 봄바람이 불던 무렵, 첫 삽을 떴다. 딸이 짓는 집인 만큼 믿음과 걱정이 동시에 교차했지만, 막상 공사가 시작되고 나선 모든 게 기우였음을 금세 깨달았다고. 딸은 부모님이 원하는 바를 집 곳곳에 담았고,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지 않은 두 분의 새 보금자리를 차곡차곡 완성해갔다.HOUSE PLAN대지위치 : 충청북도 괴산군 대지면적 : 714m2(215.98평)|건축규모 : 지상 1층 건축면적 : 121.64m2(36.79평)|연면적 : 121.64m2(36.79평) 건폐율 : 17.03%|용적률 : 17.03%주차대수 : 1대|최고높이 : 4.9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 지상 – 경량철골조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외부마감재 : 벽 – 적벽돌 위 발수코팅 / 지붕 – 컬러강판 내부마감재 : 벽 – 던에드워드 도장 / 바닥 – 동화자연마루 강마우(신성데코) 창호재 : LG하우시스 시스템창호, PVC 이중창|에너지원 : 기름보일러 욕실 및 주방타일 : 대일도기|수전 및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TOTO(욕조) 주방가구 및 붙박이장 : 제작 가구(협정 Y.M)|조명 : 니오조명 현관문·중문 : 엘도어|방문 : 예림도어 시공 : 바나나안바나나, ㈜어울림건설산업 설계 : 바나나안바나나 배주희, 명노훈 070-7621-3475 www.graybanana.co.kra) 붙박이장을 제작해 넓게 구성한 현관. 현관문 맞은편에는 시골 생활로 인해 생긴 여러 가지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를 두어 편의를 도모했다. b) 깔끔한 다이닝룸과 주방. 보통 주택 내부에 있는 창문이나 천장 몰딩, 걸레받이 등이 도드라지지 않게 정리만 되어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인테리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붉은 벽돌의 담백한 단층집. 외형적으로 화려하기보단 부모님에게 딱 맞는, 내실 있는 공간 구성에 특별히 신경 썼다. 그동안 불편함을 감수하며 살아온 획일화된 아파트 평면에서 벗어나 요리를 즐기는 어머니를 위해 주방과 다이닝 공간을 가능한 한 넓게 구성하고, 대신 거실과 침실 등은 갖춰야 할 요소만을 채워 공간에 대한 욕심을 비워냈다.c) 드레스룸과 욕실을 갖춘 안방. 남향이라 언제나 따뜻한 볕이 든다. 창마다 방범방충망으로 보안에도 신경 썼다. d) 안방과 같은 동선상에 놓인 욕실. 욕조 옆에는 안전바를 설치하여 연로한 부모님이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위험에 대비했다.e) 어머니의 모든 로망이 이뤄지는 주방은 이 집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한다. 주방 안쪽 다용도실 뒷문으로 나가면 수돗가, 가마솥, 텃밭과 연결된다.작은 치수 하나까지 고민해 각 실을 나누고 배치한 덕분에 불필요한 면적으로 혹여 생길 관리의 어려움은 미리 방지할 수 있었다. 주방이 어머니의 공간이라면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거실. 널찍한 창으로 둘러싸인 거실은 변하는 계절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래서인지 볕이며 빗줄기며, 땅거미 지는 하늘의 색감도 늘 집 안으로 살며시 녹아든다.모든 창문과 방문의 높이를 통일하고, 문이 없는 개구부는 인방 높이를 동일하게 하여 수평을 맞추었다. / 밖에서 들어와 바로 손을 닦을 수 있도록 세면대는 욕실 밖으로 내었다. 거실은 외부와 연계된 큰 창으로 작지만, 개방감이 든다. 실링팬은 높은 천장고로 인해 열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한다.ZOOM IN _ 냉난방비 절감의 일등공신,LG하우시스 지인 ‘유로시스템9’ 창호부모님집 창호는 가장 고민이 되었던 부분. 이 집은 PVC소재의 LG하우시스의 유로시스템 창호를 선택해 냉난방비 절감은 물론, 작동 편의성을 높였다. 시스템창호는 단창으로 창틀 폭을 최소화해 슬림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고, 원하는 사용 방식에 따라 미서기(Lift&Slide)와 여닫이(Tilt&Turn) 개폐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다. 유리는 초고단열 슈퍼로이유리가 적용되었다.COST INFO* 모든 비용은 공사가 시작된 2018년 4월 기준PROCESS‘땅의 모양에 맞춰 집을 어떻게 앉혀야 할까’가 설계상 풀어야 할 이 집의 가장 큰 숙제였고, 구조는 비용 한계로 인해 경량철골조로 선택했다.1.공사 전 대지 / 좋은 경치를 가졌지만, 좁고 긴 대지의 모양이 고민이었다.2.바닥 / 터파기 후 버림 콘크리트, 줄기초 작업 등 바닥기초공사가 진행되었다.3.골조 / 경량 철골 기둥을 설치한 다음 내벽 패널을 시공하였다.4.벽체 / 벽과 천장 등 패널이 만나는 모든 부위에 우레탄 폼을 충진했다.5.창호 / 창호 설치 후 구조재와 창호 프레임 사이 실란트 시공을 한다.6.외벽 / 외부 벽돌 조적과 줄눈 공사 후 발수코팅 작업을 했다.7.내벽 / 석고보드 2P를 기본으로, 보강이 필요한 곳은 합판 마감 후 석고보드 시공8.타일 / 욕실은 방수 석고 위 액체 방수, 우레탄 실란트·방수 후 타일 마감을 했다.9.도장 / 올 퍼티 후 도장 공사를 하였다. 이후 조명 및 강마루 공사가 이뤄졌다.TIP | 디자이너가 알려주는 시골집 필수요건“무조건 수납공간을 늘리세요!” 아무래도 시골은 생필품을 사러 나가는 것이 도시에 비해 쉽지 않아 기회가 닿을 때 한 번에 많은 물품을 사서 집 안에 구비하게 된다. 게다가 텃밭에서 키운 채소, 이웃들과 나눠 먹는 농작물 등 집에 저장하고 보관해야 할 것이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시골집의 경우 수납공간을 많이 늘림에도 불구하고 이 또한 살다 보면 부족해진다. 자주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게스트룸, 서재 등을 두어 결국 창고가 되게 하지 말고, 처음부터 체계적인 수납이 가능한 넓은 팬트리룸(Pantry Room)을 만들어 편하게 각종 물건을 정리하도록 한다.시골에 온 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텃밭. 일은 고되지만, 배찬호, 사춘옥 씨 부부의 얼굴엔 웃음꽃이 핀다.뒷마당에는 매일 들여다보게 되는 밭이 생겼다. 다행히 땅은 너그러웠다. 텃밭 초보인 부모님에게도 싹이 트고 잎이 커지고 열매가 주렁주렁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허리 굽혀 땀 흘려야 하는 노동이 뒤따라도 내 손으로 가족이 먹을 것을 기른다는 건, 비할 데 없이 큰 기쁨과 자부심을 품게 했다. 피곤할 법도 한데, 시골에서의 일들은 이상하리만치 부모님께 행복한 노동으로 다가올 뿐이다.갑갑한 아파트 안에선 표정이 굳어있던 아버지가 “집이 너무 좋아서 오래 살아야겠다”며 호탕하게 웃으신다. 그저 툭 뱉으신 한마디가 왠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그렇게 시골집은 부모님과 딸에게 고마운 존재가 되어주었다.“무조건 수납공간을 늘리세요!” 아무래도 시골은 생필품을 사러 나가는 것이 도시에 비해 쉽지 않아 기회가 닿을 때 한 번에 많은 물품을 사서 집 안에 구비하게 된다. 게다가 텃밭에서 키운 채소, 이웃들과 나눠 먹는 농작물 등 집에 저장하고 보관해야 할 것이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시골집의 경우 수납공간을 많이 늘림에도 불구하고 이 또한 살다 보면 부족해진다. 자주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게스트룸, 서재 등을 두어 결국 창고가 되게 하지 말고, 처음부터 체계적인 수납이 가능한 넓은 팬트리룸(Pantry Room)을 만들어 편하게 각종 물건을 정리하도록 한다.취재_김연정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a href="http://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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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여행 같은 삶을 꿈꾸며, 제주 애월 중목구조 주택
비바람이 센 제주 환경에 꼭 맞춰 지은 집 한 채를 만났다. 중목구조의 시원한 공간감을 자랑하는 붉은 벽돌집은 쉼표 같은 일상을 선물한다.두 개의 박공지붕 매스가 대칭을 이루는 주택의 정면. 마치 고풍스러운 성에 방문한 듯 느껴진다. 제주 애월읍 초입에 위치한 하귀리. 조용한 골목 안쪽에 마당 넓은 벽돌집 한 채가 새로 자리 잡았다. 연세 지긋한 어머니와 건축주 부부, 터울이 있는 세 남매까지 3대가 함께 사는 중목구조 주택이다.남북으로 긴 형태의 대지는 제주시에서는 드물게 안정적인 남향 배치가 가능한 조건이었다. 단을 높여 앉힌 집은 양쪽으로 높이 솟은 박공지붕, 붉은 벽돌이 어우러져 고대의 클래식한 성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남쪽으로 주차장이 있는 너른 잔디마당이 펼쳐지고, 오솔길처럼 이어진 디딤석을 따라 현관에 다다르면 작은 중정이 기다린다. 현관문을 열면 맞은편 창 너머로 보이는 후정의 야외 욕조에 이르기까지. 제주의 자연을 내 집에서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마당 공간을 풍성하게 꾸렸다.SECTION ⑦욕실 ⑧방 ⑫놀이공간 주택은 마당보다 대지 레벨을 높여 앉혀 조망을 확보하고 웅장한 느낌을 살렸다. 거실과 다이닝룸에서 주방, 세탁실, 현관, 어머니 방까지 파노라마처럼 길게 이어지는 동선이 한눈에 들어온다.제주 환경에 꼭 맞춘 집짓기제주에서 집을 지을 때는 지역적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설계·시공자를 만나는 일이 우선이다. 필요한 시공 방식이나 디테일이 육지와는 다를 수 있기 때문. 제주에 기반을 두고 오래 활동해온 설계·시공자의 손에 맡겨진 이 주택은 일본식 중목구조로 지어졌다. 경량목구조보다 구조재가 두꺼워 안정성이 높고, 프리컷 구조재를 현장에서 조립하게 되므로 시공 기간이 짧아 비가 잦고 바람이 거센 기후 여건에 적합하다는 판단이었다.가족의 작은 쉼터가 되어주는 중정 / 후정에 프라이빗하게 자리한 야외 욕조 노출된 구조재가 따스함을 더하는 거실 시공을 맡은 ㈜JD홈플랜 오권만 대표는 “제주 환경에 맞는 고성능·고기밀 경제 주택이 필요하다”면서 “풍압이 강한 제주도에서는 단열보다 기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단열은 벽체와 지붕에 직접 분사하는 스프레이 방식의 친환경 수성연질폼을 밀도 높게 시공했다. 외장재 시공 시에는 철물 보강으로 벽돌이 비바람에 탈락하지 않도록 고정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HOUSE PLAN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대지면적 ▶ 894㎡(270.44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18.93㎡(35.98평) | 연면적 ▶ 197.72㎡(59.81평)건폐율 ▶ 13.30% | 용적률 ▶ 22.12%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65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일본식 중목구조, 내·외벽 : 105×105 구조목, 지붕 : 2×10 구조목단열재 ▶ 벽, 지붕 - 수성연질폼 / 바닥 – 비드법보온판 2종외부마감재 ▶ 외벽 – 고벽돌 / 지붕 – 컬러강판 | 담장재 ▶ 제주 돌담, 목재 펜스창호재 ▶ 이노틱 76mm(독일식 시스템창호) 로이2중유리 | 에너지원 ▶ LPG조경 ▶ 대방조경설계 ▶ ㈜JD건축사사무소 이은미시공 ▶ ㈜JD홈플랜 오권만(김종선 소장) 064-747-2178 www.jdhomeplan.com집의 중심을 차지하는 주방에서는 안팎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계단 하부 창가에는 마당을 내다볼 수 있는 작은 서재를 마련했다. POINT 1 | 기밀한 단열 시공기온은 따뜻한 편이지만 바람이 강한 제주 기후를 고려하여 벽체와 지붕 단열은 모두 수성연질폼으로 시공해 기밀성을 높였다.POINT 2 | 조적 철물 보강풍압 지대인 제주 특성상 조적 공사에서 철물 보강은 필수. 벽체에 외장 벽돌을 단단하게 고정해 내진, 내풍에 도움이 된다.거실에서 바라본 다이닝룸. 단차를 두어 공간의 경계를 구분했다. 고급스러운 아트페인팅으로 포인트를 준 다이닝룸. 입주 전 오픈 하우스 기간에는 던에드워드·포스터 페인트가 시공된 공간을 직접 경험하는 쇼케이스와 포스터 페인팅 교육 수료식이 열리기도 했다. / ‘11’자로 구성한 주방은 다이닝룸과 연결된다.POINT 3 | 계단 하부 개집계단 아래 데드스페이스를 활용해 반려견을 위한 아늑한 집을 만들어주었다. 필요에 따라 수납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POINT 4 | 계단을 활용한 수납아이들을 위한 작은 아지트의 계단에도 서랍이 숨어 있다. 장난감이나 평소 좋아하는 물건을 숨겨두기도 좋은, 재치 있는 아이디어다.POINT 5 | 포터스 페인팅다이닝룸의 아트월은 호주 브랜드 포터스의 아트페인팅 기법인 ‘프렌치 워시’를 적용한 것으로, 앤티크한 질감이 특징이다.높은 박공지붕 천장과 샹들리에 조명이 고풍스러움을 더하는 안방 PLAN ①현관 ②알파룸 ③거실 ④주방 ⑤식당 ⑥세탁실 ⑦욕실 ⑧방 ⑨안방 ⑩드레스룸 ⑪발코니 ⑫놀이공간 ⑬보일러실 자연과 사람이 소통하는 열린 집실내는 현관 및 복도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각 공간이 독립적으로 자리한다. 손님을 초대해 홈 파티를 열곤 하는 건축주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집의 중심에 주방이 자리 잡았다. 사방으로 열린 주방에 서면 마당, 현관, 계단실 등 집 안팎의 모든 공간에 구석구석 시선이 닿는다. 주방을 기준으로 한쪽엔 다이닝룸과 단을 낮추어 아늑하게 연출한 거실을, 다른 한쪽 끝에는 욕실과 편백으로 마감한 어머니 방을 두었다.안방 욕실에는 자연스러운 나무 질감의 타일을 깔고, 욕조 옆 눈높이에 맞춰 바다 조망의 창을 냈다.2층으로 올라가면 밖으로 드러난 기둥과 보의 구조미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던에드워드 친환경페인트, 포터스 페인트 / 바닥 – 수입 타일(LES DALLES NOIR), 구정마루 강마루 맥스차콜욕실 및 주방 타일 ▶ 국산 및 수입 (흥도건재)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 에넥스 | 조명 ▶ 평화조명계단재·난간 ▶ 레드파인 집성재, 유리 난간 | 데크재 ▶ 방부목현관문 ▶ 코렐도어 | 방문 ▶ 홍송도어 + 페인트놀이 공간에서 복도를 향해 바라본 모습. 가족이 소통할 수 있는 작은 창을 내고 거울을 겸하는 벽 조명을 달았다. 욕실을 지나면 마주하게 되는 2층 놀이 공간의 입구. 나만의 아지트 같은 곳으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 채광 좋은 남향 창에 벤치를 둔 2층 딸아이 방 2층은 안방과 세 아이의 방, 작은 놀이 공간, 욕실 등으로 구성했다. 안방은 남향으로 낸 발코니를 통해 종일 환한 햇볕이 들어오고, 욕실 코너 창 너머 제주 바다를 벗 삼아 욕조에 몸을 담글 수 있다. 안방을 나와 긴 복도를 지나면 욕실과 나지막한 다락 같은 놀이 공간과 2개의 방이 나타난다. 큰딸의 방에는 사춘기 소녀의 감수성에 맞게 마당을 향해 돌출창을 내고 벤치를 제작해주었다. 창으로 바다가 보이는 넓은 방은 어린 두 아들을 위한 방이다. 아이들의 아지트가 되어줄 놀이 공간은 1층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창을 곳곳에 내어 언제든 식구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취재_조고은|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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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7
꽃 만지는 엔지니어의 작업실
모바일 회사에서 19년간 엔지니어로 일했던 독특한 이력의 플로리스트 김혜진 씨. 서울 망원동, 그녀가 꽃과 함께 숨 쉬고 생활하는 작업실엔 오후쯤이면 맑은 햇살이 깊숙이 드리운다.넓게 하나로 이어진 공간의 작업실은 가장 안쪽에 아늑한 휴식 공간을, 가운데에 넓은 테이블이 있는 작업 공간을 두었다. 안쪽 왼편에는 빈티지 문짝을 파티션 삼아 각종 재료와 도구를 수납한다. 사람 냄새 나는 동네, 꽃향기 가득한 작업실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읍내 같은 동네 분위기와 사람 사는 냄새가 좋아서 왔다는 서울 망원동. 이곳 오래된 건물 2층에 플로리스트 김혜진 씨의 작업실 ‘브론즈블루’가 있다. 개인 작업실인 동시에 클래스, 주문 제작, 웨딩 작업 등이 이루어지는 플라워 스튜디오이자 꽃을 만나러 오는 이들이 쉬어가는 작은 휴식처다.“혹독한 겨울이었어요. 난방 시설을 설치하기 전에 바닥 공사부터 해야 했는데, 너무 추워서 건조하는 데만 한 달 가까이 걸렸죠. 거의 절반은 셀프 인테리어로 진행하면서 맹추위에 이게 무슨 고생인가 싶어 약간 서러웠던 기억도 나네요(웃음).”빈티지 오디오와 타자기가 창으로 들어오는 은은한 빛과 어우러져 분위기를 더한다. 자연 그대로의 선을 살린 플라워 어레인지먼트ⓒ김혜진 / 잘 말린 소재와 열매들이 가을 느낌을 물씬 풍긴다. 따스한 햇볕에 작업실 곳곳 가로수 잎 그림자가 아른아른 비칠 때. 혜진 씨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다. 비록 얼마 전 생긴 아파트 단지가 시야를 가로막아 아쉽게 되었지만.무려 19년간 몸담은 일이었다. 이제 추억이 된 SKY 핸드폰을 만들던 팬택의 엔지니어로 살았고, 틈틈이 꽃과 사진을 배웠다. 퇴직금을 털어 정식 작업실을 열기로 결정했을 때 두렵지는 않았다. 10년 이상 준비해온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눈여겨봤던 빈티지 가구와 오디오까지 가득 채워 넣고, 마침내 오랜 꿈이 현실이 되던 순간. 작년 4월 1일, 드디어 스튜디오가 정식 오픈했고, 어느새 그녀는 플로리스트 2년 차에 접어들었다.여름 정원을 떠올리게 하는 내추럴한 플라워 센터피스그토록 갖고 싶었던 빈티지 오디오와 꾸준히 모아온 아라비아핀란드 커피잔들 / 은은한 색감과 곡선이 사랑스러운 튤립. 꽃은 있는 모습 그대로도 늘 빛난다. 모던 빈티지 스타일의 웨딩 아치. 환경과 인체에 해롭다는 플로랄폼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스러움을 살려 표현해 더욱 아름다운 작업이다.들에 핀 야생화를 보며 꿈을 키우던 소녀“어떤 플로리스트의 디자인 양식을 따르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는 ‘전남 화순 스타일’이라고 대답해요(하하). 작업할 땐 하늘도 보고 땅도 보고 가끔은 옆으로 눕기도 하며 꽃과 풀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꽃밭’에서 주로 영감을 받죠.”김혜진 씨는 시골에서 자랐다. 또래 친구들이 우르르 놀러 다니기 바쁠 때 그녀는 산과 들로 야생화를 찾아 쏘다녔다. 하지만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했던 소녀는 이과에 진학해 한창 붐이 일던 이동통신 분야에서 바쁘게, 꽤 오래 일했다. 일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열정이 스멀스멀 피어났다. 시간 날 때마다 꽃 수업을 받았고, 좋아하는 외국 플로리스트의 워크숍 소식이 들리면 여행 겸 가서 배우곤 했다.작업에 필요한 각종 도구를 수납하는 빈티지 서랍장 위에도 소품이 가득하다.작업실에 홀로 있는 시간. 그녀는 쏟아지는 햇살과 빈티지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를 온전히 느끼는 이 순간을 늘 상상해왔다고.“회사를 그만두면 여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웬걸, 매일 24시간 업무 중인 것 같네요.”수업과 촬영을 위한 두 번째 작업실 준비가 한창인 그녀의 투정 어린 말에서 즐거운 웃음기가 배어난다. 공간이 하나 더 생기면 망원동 첫 작업실은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할 예정이라고. 이렇게 소녀의 꿈은 조금씩,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취재협조_브론즈블루 | 서울시 마포구 희우정로 86 2층 www.instagram.com/bronzeblue_취재_조고은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Vol.23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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