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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9
함께 살아가는 집, 상생제 相生濟
성격도, 취향도 다른 두 세대가 공존하게 될 집. 건축주의 의견을 반영해 서로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면서도 각자의 취향을 잘 살린 집을 만나본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취재 김연정 /사진 황효철 ▲ 콘크리트조와 경량목구조가 조합된 주택의 외관 상생제(相生濟)는 두 세대가 같이 살아가는 집이다. 건축주와 처음 현장에서의 만남이 기억난다. 건축주는 현장에서 이 땅에 어떤 집을 지었으면 좋겠냐고 물어왔고, 간단한 스케치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얼마 전, 주택이 완공되었다. 주택은 시작부터 굉장히 많은 문제들이 있었다. 목조주택 경험이 전무한 시공사를 선택한 건축주를 위해 목구조가 올라가는 내내 현장에 나가 있어야만 했다. 또한 박공지붕의 경사가 제각각 다르게 설계된지라 목수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결국 모두가 만족한 집이 완성돼 그간의 어려움은 이미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콘크리트 집을 선호하는 1세대와 목조주택에 살고자하는 2세대의 타협점은 건물의 구조에서부터 이루어졌다. 그리하여 이 집은 콘크리트조와 경량목구조가 조합된 주택이다. 예전에 용인에 1층 철골조와 2, 3층 목구조로 이루어진 주택을 경험해본 터라, 어렵지 않은 결정이었다. ▲ 부모님이 머물게 될 1층의 거실 전경. 전면창을 두어 개방감을 확보했다. 이 집을 보면 누구나 두 채의 집과 가운데 끼인 또 하나의 집으로 인식하곤 한다. 첫 스케치에서의 의도는 양쪽에 두세대가 사는 각각의 집과 가운데 끼인 공용공간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건축주 가족들과의 만남 후에 집은 아래위 둘로 나누기로 결정했다.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번거로운 부모님 세대를 고려한 계획이었다. 최종적으로 각 층은 주방이 속한 하나의 매스와 안방이 있는 하나, 그리고 둘을 연결하는 가운데의 거실 매스로 계획하게 되었다. 집은 점점 늘어날 가족구성원과 평소의 생활 패턴을 고려하여 최대한 많은 면적을 확보해야 했다. 법이 허락하는 최대한의 건폐율과 용적률에서 뒷마당에 주차장을 확보하기 위해, 그리고 큰길가에서 마당으로의 시선을 가려 좀 더 아늑한 마당을 만들기 위해 매스를 이리저리 이동하며 조합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외부에서 봤을 때, 건물 크기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자 양쪽 지붕처마 라인을 최대한 내리기로 결정했다. 도로 쪽에서 보이는 면은 지붕, 2층 벽, 그리고 1층 벽으로 분할된다. 1층 벽면에 사용된 청고 벽돌은 건물에 안정감을 준다. 또한, 2층 벽을 도로와 평행하게 돌출시켜 매스가 분할되어 보이도록 했다. 그 결과, 건물의 거대한 부피감을 다소 줄일 수 있었다. ▲ 1층 벽면에 사용된 청고벽돌은 건물에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 식당 역시 곳곳에 창을 두어 채광과 환기를 극대화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시 강동구 대지면적 : 311㎡(94.08평) 건축면적 : 170㎡(51.43평) 연면적 : 294㎡(88.94평) 건폐율 : 54.88% 용적률 : 84.13% 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목구조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8m 설계팀 : 최헌준, 정상미, 김강, 주정영 설계 : 곽대원(Design Guild) 010-4912-2929, www.designguild.co.krEAST ELEVATIONFRONT ELEVATION01 지하 가족실 / 02 사랑방 / 03 현관 / 04 다용도실 / 05 화장실 / 06 거실 / 07 주방 / 08 보조주방 / 09 파우더룸 / 10 안방 / 11 방 / 12 다락◀ 두 세대가 함께 살면서도 각자의 독립성은 유지할 수 있도록 현관을 분리하였다. ▲ 두 개의 서로 다른 경사지붕이 만나 남쪽으로 또 하나의 창문을 만들어낸다. ▶ 하자가 발생할 수 있는 천창을 대신해 설계한 삼각형의 창 ▲ 차분한 블루톤의 벽과 다락공간이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룬다. ▲ 자녀 세대의 2층 공간. 거실을 중심으로 두 공간을 분리했다. ◀ 높은 천장고 덕분에 공간이 더욱 확장되어 보인다. ▶ 다락을 확보하기 위해 지붕의 경사를 변형했다. ◀ 주방은 심플한 인테리어로 정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락이 설치된 부분에는 실내 천장고를 고려하여 전체 지붕과 다른 경사의 지붕을 적용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경사지붕은 남쪽으로 삼각형의 창문을 만들어 낸다. 그 창을 통해 시간마다 다른 태양광이 내부로 들어올 것이다. 하자가 빈번한 천창을 피하면서도 다락이 어둡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떠올린 아이디어다. 추가로 도로 쪽에 건축주가 원하는 작은 발코니가 생겼다. 간혹 주위에서 이 집은 어떤 콘셉트냐고 물어온다. 난 그저 기능에 충실한 집이라고 말하고 싶다. 주차장과 더 아늑한 마당을 위해 매스를 이동시키다보니 도로 측에서 느껴지는 매스의 거대함은 지붕과 2층 평면을 변형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또, 다락을 확보하기 위해 지붕의 경사를 변형하고, 그 틈을 타고 빛이 들어온다. 물론 이 모든 것을 처음부터 의도하여 이렇게 디자인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주어진 대지의 상황에서 건축주와의 소통을 통하여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로 주택 설계가 아닌가 생각한다. 결국 주택은 건축가 혼자 짓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 _ 곽대원> 건축가 곽대원 2005년 국민대학교 건축과를 졸업하고, 가와디자인그룹과 유신건축에서 근무했다. 2008년 네덜란드 베를라헤 인스티튜트(Berlage Institute)에서 건축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네덜란드에 거주하는 동안 MVRDV에서 실무를 쌓았다. 그 후 런던으로 건너가 ACME에서 파트너로 일했다. 2010년 초 런던에서 설계사무소 Design Guild를 설립하였고, 그해 말 귀국하여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주요작품 : Sevensprings 인테리어, 성북동 근생 5 balconies, 용인주택 Inbetween, 이태원 terrace table, 광주 단독주택 2in1, 암사동 다세대주택 one gable 외 다수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36,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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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4
현대적 디자인이 돋보이는 근린생활시설
사무실과 갤러리, 개인주택이 한데 모여 있는 3층 건물. 다양한 공간의 강약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아이디어를 더하여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 지하 1층 사무실. 비상구 역할의 계단은 작업 공간을 분리하는 동시에 아래 공간을 책장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 창문과 매스의 리드미컬한 배치가 돋보이는 외관 건물의 외관은 창문과 건물 전체의 기울기, 우수관의 기울기까지 3:6:9 비율로 디자인되어 안정감 있다. 여기에 일정한 비율로 크기에 변화를 준 창과 박스형 매스의 배치로 단순한 외관에 리듬감을 더했다. 3층 건물임에도 얼핏 4층처럼 보이는 것은 건물과 옥탑 배치의 연결성을 활용하여 또 하나의 층처럼 연출한 덕분이다. 아파트처럼 획일적으로 층을 구분하지 않고 층간 높이를 공간별로 다양하게 계획하여 2, 3층 주택 내부도 실제보다 훨씬 크게 느껴진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 대지면적 : 253㎡(76.53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3층 건축면적 : 135.9㎡(41.11평) 연면적 : 476.71㎡(144.2평) 건폐율 : 53.72% 용적률 : 125.3% 주차대수 : 6대 공법 : 지하 및 기초 – 철근콘크리트, 지상 – 철근콘크리트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우레탄폼(Polyurathane) 외벽마감재 : 마천석 버너 창호재 : 이건 시스템 24㎜ 로이 삼중유리 설계 : 드마디자인 www.dmardesign.com시공 : 드마어소시에이츠 02-503-9593 SECTION▲ 주방의 문을 닫으면 거실, 식당과 공간이 완전히 분리된다. ▲ 주방에서의 뷰. 식당, 거실, 놀이방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 지하 계단은 천장을 여닫을 수 있게 하여 필요에 따라 1층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짙은 그레이의 외장재 컬러와 달리, 주택 내부는 화이트 컬러를 사용해 한층 밝고 깨끗한 느낌을 준다. 콘셉트 컬러인 그레이 색상은 가구와 소품, 아트월에 적절히 적용하여 통일감을 주었다. 절제된 선과 차분한 색감은 입주자가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가구와 소품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도록 한 배려다. 대신 공간의 분할은 과감하게 하고 조명의 배치에 강약을 주었다. 집의 첫인상인 거실은 의도적으로 높고 크게 구성하여 개방감을 주었으며, 나머지 공간은 사용자에 맞추어 구조를 달리하고 필요와 상황에 따라 열고 닫을 수 있는 유연한 공간으로 설계했다. 주택의 모든 공간은 분리된 동시에 하나로 연결된다. 거실에서 TV를 시청하는 아빠와 주방에서 요리하는 엄마는 위층 놀이방에서 아이가 놀고 있는 모습을 통유리로 된 벽을 통해 바로 볼 수 있다. 주방은 문을 여닫아 언제든 공간을 분리할 수 있으며, 아이 방 역시 침대 옆 벽면이 슬라이딩 도어로 되어 있어 문을 열면 한 단 아래 확장된 공간이 펼쳐진다. ◀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실 ▶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공간이 확장되는 아이 침실▲ 천장의 한가운데서 내리쬐지 않고 다양한 각도와 위치에서 은은하게 비추는 바리솔 조명은 이 집의 특징이다. PLAN – 1FPLAN – 2F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도장 마감(친환경) 바닥재 : 대리석(Extra Crema Marfil), LG 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대리석(Desert cream) 수전 등 욕실기기 : 그로헤(Grohe), 새턴바스(Saturn Bath) 가구 : 카시나(Cassina), 헤펠레(Hafele), 우레탄도장 벽난로 : 삼미 에코스마트(Ethanol) 조명 : 아릭레비(Vibia / Arik Levy), 매입형 LED(제작) 계단재 : 대리석(Botticino), 참죽집성목 홈스타일링 : 프리베 비스포크 홈(Prive bespoke home) ▲ 넓은 침실 욕실은 또 하나의 휴식 공간이 된다. ▲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의 침실 ▲ 수납을 최대한 활용한 아이 방거실과 주방의 가구는 절제된 엄버 그레이(Umber Gray) 우레탄 컬러로 통일하여 모던하게 연출했다. 천장과 벽면을 가로지르며 이어지는 LED 조명과 식탁 위 아릭 레비(Arik Levy)의 조명 작품은 이 공간의 포인트다. 침실과 욕실, 아이 방은 화이트를 기본으로 깨끗하고 내추럴한 느낌을 살렸다. 디자인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의 효율적인 수납 역시 주택의 핵심이다. 계단실 하부, 주방 천장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활용해 데드스페이스를 최소화했다. 키가 크지 않아 천장이 높지 않아도 되는 아이 침실은 바닥을 높여 그 아래에 평소 사용하지 않는 짐들을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잡다한 생활 소품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아 공간이 더욱 넓고 쾌적해 보인다. 현대적 감각의 디자인과 실용적 공간 활용을 모두 담은 주택이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2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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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2
해외주택 / 작지만 가득 채운 집, dining table
각 공간에는 꾸며낼 수 없는 익숙함과 편안함이 스며 있다. 도심의 좁은 땅이라는 악조건 속에 필요한 실들을 하나씩 담아, 집주인을 위한 배려로 가득 채운 주택을 만나본다. 취재 김연정 사진 Yoshiro Masuda ▲ 빼곡히 들어선 건축물 사이에 얼굴을 내민 집▲ 좁은 터이지만, 집 앞 작은 나무 한그루 덕분에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내부에서 바라본 현관. 바로 옆에는 피아노실을 배치하였다. ▶ 현관과 단 차이를 두어, 두 공간을 분리시켰다. 대지는 시내의 가장자리 골목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있는 작은 땅이다. 건물로 둘러싸인 도심 속 골목들은 폭이 좁기 때문에 옆 건물까지의 거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에어컨에 의존하는 생활을 하고 싶지 않다면 곳곳에 창도 많이 두어야 했다. 건축주는 친구들을 집에 초대했을 때, 그들에게 식사를 대접할 수 있는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러한 집주인의 뜻에 따라 다이닝 테이블을 집의 중심에 놓는 것으로 결정하고 설계를 시작했다. 또, 건축주는 좁은 공간 내에서 텃밭을 가꿀 수 있는 장소가 확보되길 원했는데, 이에 따라 사용자가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설계의 초점을 맞추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Osaka, Japan 건축면적 102㎡(30.86평) 완공년도 2013 설계 Tsubasa Iwahashi www.tsubasaiwahashi.comSECTION◀ 개구부의 디테일한 선이 집의 외관을 한층 풍성하게 한다. ▶ 화이트 외벽과 어우러진 블랙 컬러의 현관문이 심플함을 더한다.▲ 주방과 다이닝 공간을 중요시한 건축주의 의견이 잘 반영된 3층 전경▲ 전면창을 통해 자연광이 실내 깊숙이 들어온다.PLAN – 3FPLAN – 2FPLAN – 1F◀ 각 실은 미닫이문을 설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 깔끔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실집은 텃밭에서 재배한 것으로 직접 요리를 하고, 친구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가 된다. 2층 테라스는 입구에 있는 과일나무와 꼭대기층에 위치한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를 맛보며 여유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창을 열면 빛과 바람이 집 안으로 들어오니, 도심 한가운데서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가족들은 아직 부족한 집을 채우기 위해 조금씩 꾸며나갈 예정이다. 조만간 가족의 푸른 정원으로 완성될 집의 모습이 벌써 궁금해진다. ▲ 작은 집인 만큼 창을 넓게 내어 답답함을 줄였다. ◀ 텃밭이 만들어질 해가 잘 드는 야외 공간 ▶ 2층 데크에서 바라본 하늘은 도심 속에서도 자연을 느끼게 한다. 건축가 Tsubasa Iwahashi 일본 태생으로, 고베대학(Kobe University)에서 건축을 전공한 후 건축디자인 아틀리에에서 실무를 시작했다. 2010년 홀로 독립하여 오사카(Osaka)에 자신의 사무실을 개소한 그는 자유로운 공간 및 제품 디자인을 선보이며 새로운 건축 분야를 만들어가고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17,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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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1
용적률 100%에 가까운 도심 속 작은 집
해마다 봄이면 생각나는 곳, 경남 진해에 벚꽃송이처럼 작고 소담한 집 한 채가 지어졌다. 마을사람들은 이 작은 땅에 어떻게 집을 짓는다는 것인지 의아해 했지만 두 달만에 집은 멋지게 올라섰다. 뽀얀 새색시의 얼굴을 닮은 O-HOUSE의 이야기를 이제 시작한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100㎡도 되지 않는 작은 땅, 28평의 협소한 대지에 어떤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이 과감한 프로젝트를 들고 나선 이들은 30대 초반의 젊은 부부였다.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어린 아들과 함께 마당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소박한 꿈. 그러나 그 꿈을 실현하기에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짬이 날 때마다 창원과 진해 구석구석을 뒤지고 다녔지만, 추천받은 땅들은 하나같이 50평이 넘었다. 손에 쥔 예산을 생각해 좀 더 작은 땅을 찾아 다니던 어느 날, 등기조차 안 된 가건물 한 채가 놓인 좁은 땅을 발견했다. 평소에는 조용한 마을이지만 진해 군항제가 시작하면 외지인으로 붐비는 곳, 덕분에 군데군데 작은 카페와 식당들이 오손도손 모여 있는 이곳은 부부의 마음을 단숨에 잡아챘다. “그렇게 땅을 구입하고 나니, 집짓기에 쓸 예산은 딱 1억원이었어요. 일본처럼 작고 실용적인 도심형 주택을 짓고 싶다고 여러 건축회사에 문의를 했지요. 그러다 딱 한 곳에서 ‘재미있을 것 같네요’라는 답을 들었어요.” ▲ 대지의 형상을 그대로 따라, 주차장을 제외하고 꽉찬 배치를 이루었다. 설계와 시공을 맡은 곳은 진주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스틸하우스 전문 회사였다. 평소 30평 이하의 소형 모델을 기획하고 있던 터라, 건축주의 구상과도 딱 맞아떨어져 둘은 금세 의기투합했다. 설계에 앞서 현장 방문이 이루어지고 콤팩트한 외관에 심플한 인테리어로 예산에 맞춘 디자인이 나왔다. 건축비를 최소화하는 설계는 둘째 치더라도, 순수 건축비 외의 부대 공사들도 해결과제였다. 가스, 수도, 전기 등의 인입공사, 오폐수 등 배수공사, 포장공사, 가구공사, 측량비, 인허가 비용 등 건축주들이 간과할 수 있는 부대비용에 이사, 각종 세금까지 더해 모든 비용이 현실적으로 계산되었다. 시공사는 주택 성능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구조, 단열, 편의 부분을 타협하지 않았고, 건축주는 개방적 공간, 모던한 스타일의 외장재 등을 고집했다. 결국 서로가 만족할 만한 집짓기를 위해 현실적인 조율이 이루어졌고, 총 1억1천만원의 건축비로 성공적인 합의를 이루었다. 정북일조권, 주차장 1대 확보, 인접 대지 이격의 허가조건, 측량 결과 지적도보다 작은 땅까지 대지는 생각보다 많은 제약 사항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대지 형상을 그대로 내부에 반영하기로 하고 1층은 거실과 주방이 오픈된 열린 공간과 아이를 위한 놀이방, 2층은 침실과 서재, 세탁실로 구성했다. ◀ 철거 전 가건물 상태의 구옥 ▶ 뽀얀 스타코와 리얼 징크로 마감된 외관. 현관과 적삼목 외장재가 포인트가 되고 있다. ▲ 베란다에는 그릴 타입의 목재 난간을 두어 파티션 개념으로 활용한다. ▲ 스틸하우스 골조와 접합부 디테일HOUSE PLAN 대지위치 : 경상남도 창원시 대지면적 : 93.6㎡(28.36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52.52㎡(15.91평) 연면적 : 91㎡(27.57평) 건폐율 : 56.11% 용적률 : 97.22%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7.4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조, 지상 - 스틸하우스(Steel Framed House) 구조재 : 구조용 표면처리 경량 형강(KS D3854) 지붕재 : 리얼징크 단열재 : 그라스울 + 50T 비드법단열재, 열반사단열재 외벽마감재 : 50T 외단열 스타코, 리얼징크, 적삼목 창호재 : 시스템창호 22페어유리/아르곤/로이(드리움-VEKA) 내벽마감재 : 실크벽지 바닥재 : 강화마루 설계 및 시공 : 이지하우스 055-755-4936 www.easy-house.net총 공사비 : 1억1천만원(간접노무비 포함) 건축주 직영 : 가구공사 5백만원, 도시가스인입 150만원 ▲ 거실에서 현관을 바라본 모습. 출입구 우측에 아이를 위한 놀이방이 자리한다. 외관은 최대한 요철이 없는 간결한 박스 형태로 디자인되었다. 이런 형태는 추후 유지, 보수하기에 까다롭지 않고 건물 외피가 줄어들어 건축비 절감에도 효과적이다. 대신 외단열시스템을 겸한 스타코 외벽과 리얼징크를 사용해 도심형 단독주택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 인접한 주택들이 대부분 2층이기 때문에 베란다에는 목재 난간을 둘러 차폐효과를 노렸다.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집 짓는 현장은 연일 마을 사람들의 관심거리였다. 흔히 볼 수 없는 스틸프레임 골조가 세워지자, 오가던 사람들은 발길을 멈추고 스크류 작업을 한참 구경하곤 했다. 스틸하우스는 아연도금강판의 스터드를 용접 없이 스크류로 조립하는 방식으로 뛰어난 내구성과 안전성을 자랑한다. 여기에 목조주택과 마찬가지로 그라스울 단열재를 충진하고, 외부에는 열교 차단을 위해 50T 비드법단열재를 추가해 만전을 기했다. 이렇게 별 탈 없이 이루어진 공사는 2개월 만에 끝이 났다. ◀ 거실벽 뒤에 숨겨진 계단실과 책장 ▶ 상부장을 없애고 화이트톤으로 깔끔하게 마감한 주방 ◀ 붙박이장이 있는 서재 겸 수납실 ▶ 채광 좋은 계단실은 이 집의 인테리어 핵심이다. O-house에 적용된 시공 디테일 ☞ 이중급수배관, 오픈수전함 시공‘이중관 오픈 수전함 공법(Pipe in pipe system)’이란 전기배관처럼 CD관 내 급수배관을 해서 배관재에 결함이 있거나 작업자가 실수해 하자가 발생해도 매립 부분의 오픈 커버를 열어 확인, 보수가 가능하며 설비 배관의 누수를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 각방 온도조절기각방에 설치된 온도 조절기를 통해 전기적으로 보일러, 난방분배기를 제어한다. 이로써 불필요한 난방을 줄여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고 가족 구성원의 온도 취향에 맞춰 방별로 난방이 가능하다. 또한 조절기 조작을 위해 다른 방을 출입할 필요가 없어 사생활이 보장된다. ☞ 베란다 바닥단열베란다는 상하층의 면적차로 생기는 공간으로, 사람이 거주하는 실내 천장 위로 만들어진다. 방수 및 기타 마감을 하다 보면 실내 바닥보다 낮을 수밖에 없어 단열에 취약하고 외기에 직접적으로 면하기 때문에 자칫 결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방수 후 바닥까지 단열 시공을 하였다. 단열재의 두께만 믿기보다는 단열의 사각지대를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중요하다. ☞ 이중 단열시공 스틸하우스나 경량목구조는 그라스울을 기본 단열재로 사용한다. 이때 일정 간격으로 세워지는 스터드로 인해 단열재의 연속 시공이 불가능하다. 또한 벽체 내부를 지나는 배관재, 보강재, 작업자의 실수 등으로 인해 부분적으로 단열성능이 떨어져 열교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진해 주택에는 50T 비드법단열재로 외벽 전체를 감싸는 외단열 방식을 추가했다. 지붕과 천장에는 열반사 단열재를 더해 전체적으로 이중 단열법을 적용했다. ◀ 복도를 따라 각 실들이 이어지는 단순한 동선 ▶ 블랙&화이트, 그레이를 메인 색으로 잡고 여기에 포인트를 더하는 방식으로 연출한 놀이방 INTERIOR SOURCES 벽지 : 실크벽지(우리벽지) 몰딩 : 랩핑몰딩, 자작합판 주방 벽면 마감재 : 벽지 및 수입타일 욕실 타일 : 동서, 대동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요업 조명 : 쇼핑몰 구입(비비나라이팅, 램프랜드) 바닥재 : 강화마루(동화 크로젠) 주방기기 : 한샘IK 현관문 : 동판도어(신진도어) 방문 : ABS도어(영림) 계단재 : 자작합판 각방 온도조절기 : 밸콘 이중급수배관, 오픈수전함 : 피아피 시스템 인테리어는 건축주의 취향을 십분 살리고, 최대한 넓어보이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 1층은 조명을 모두 매입시키고 싱크 상부장을 없애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냉장고 역시 주방 측면 다용도실로 옮겨 잡다한 살림은 최대한 시야에서 가리고자 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벽면을 책장으로 활용해 서재와 계단을 결합한 감각적인 공간으로 연출했다. 책장이 늘어선 계단을 지나면 대지의 형상을 몸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좁고 긴 복도가 이어진다. 복도에서 욕실, 침실, 서재가 차례대로 연결되고 마지막에는 베란다와 맞닿는다. 세탁실 옆 베란다는 빨래를 널고 차를 마시고, 아이와 함께 맨발로 뛰어노는 작은 마당이기도 하다. 도심 속 작은 단독주택은 너른 대지에 지어지는 큰 집에 비해, 더 많은 아이디어와 디테일이 응축되어야 한다. 건축주와 설계자, 시공자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 더 나은 방향을 수렴해가며 집짓기를 마쳤다. 집은 이제 ‘여고 앞 하얀 집’으로 불리며 마을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그리고 작은 땅 작은 집을 꿈꾸는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작은 불씨를 지피고 있다. ◀ 베란다와 바로 이어지는 편리한 세탁실 ▲ 불투명 유리의 포켓도어를 설치한 다용도실 ▶ 시원한 색의 타일로 마감한 단정한 욕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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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8
Atelier 나무생각
오랜 세월을 간직한 참나무숲에 나무들과 하나 된 잿빛 건물 한 채가 들어왔다. 대지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열정이 만들어낸 아틀리에, 그곳을 찾았다. 취재 김연정 사진 진효숙, 박창현 ▲ 나무를 피해 건물을 배치하는 등 주변을 배려하며 아틀리에를 설계하였다. ▲ 오래된 참나무숲에 위치한 건물의 외관 ELEVATION 3년 전, 지인을 통해 소개받았던 건축주와 함께 서교동 대지에 도시형 생활주택을 완공하였다. 덕분에 주변의 같은 기능과 규모, 그리고 같은 공사비로 디자인된 설계 건물이 경제적 이윤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경험을 했다. 건축주도 설계자도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었던 이 용기가 실제로 그 사실을 여실히 보여 주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처음 주변 시세로 계획하였던 자금이 남았고, 이는 건축주가 이전부터 꿈꾸던 시골생활을 현실로 옮길 수 있는 여유자금이 되었다. 건축주는 몇 년 전 양평의 농촌 가옥을 빌려 1년 동안 잠시 살아 보았다. 그 경험으로 시골에서의 생활이 가능하고 적극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래서 익숙한 양평 근처의 대지부터 알아보았다. 마음에 드는 여러 대지를 고른 후 몇 개로 압축하고, 그중 서너 개의 대지를 함께 둘러보았다. 같은 양평이라도 너무 넓어, 선택된 대지의 성격과 접근성, 가격 등도 천차만별이었다. 그러던 찰나, 하나의 대지가 강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그 땅은 오래된 참나무숲으로 이루어진 경사지로, 370여 평의 임야였다. 이미 주위에는 유명 건축가가 지은 몇 채의 건물이 있었고, 진입까지의 도로와 전기까지 들어온 상태였기에 건물을 짓는 데는 별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무엇보다 참나무숲에는 큰 바위와 그곳에서 나온 작은 돌들, 그리고 거기에 살던 동물과 새들의 소리가 있었다. 처음부터 이 숲을 위한 건물을 지어야겠다고 건축주와 공감한 뒤 설계를 시작하였다. ▲ 경사면에 그대로 건물을 앉혀 높낮이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유도했다. ▲ 시시각각 변화하는 나무의 모습은 계절에 따라 새롭게 다가온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대지면적 : 660㎡(199.65평) 건축면적 : 116.82㎡(35.34평) 연면적 : 100.36㎡(30.36평) 규모 : 지상 1층 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마감 : 콘크리트 노출면 시공 : design forest(홍현득) 구조설계 : 은구조 조경설계 : 정성훈 감리 : a round architects 설계담당 : 권도연 설계 : 박창현(a round architects) 02-3144-3133www.aroundarchitects.com SECTION ▲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건물의 또 다른 공간과 마주하게 된다. ▲ 손잡이와 문고리 등 공간 곳곳에서 발견되는 디테일에서 건축가의 배려가 엿보인다. 사진제공 : 박창현 우선, 사람이 이곳을 점유하기 전부터 있던 나무와 흙, 돌과 동·식물들 그리고 물과 바람에 대한 조사를 위해 꼼꼼히 실측하고 관찰하였다. 나무의 종류와 수령, 흙의 상태와 오랫동안 있어왔던 바위의 위치 등을 빈틈없이 체크하며 주변을 배려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였다. 사람이 사용하기 전까지 그들이 이미 아주 오래 전부터 점유하고 있던 곳이니 이러한 조사와 배려는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무를 피해 건물을 배치하고 새들이 둥지를 튼 나무까지도 확인했다. 기존에 있던 바위를 잠시 옮겨둔 뒤 건물이 완성된 후 다시 제자리에 두기로 하고 설계를 진행하였다. 불필요한 잡목들을 정리하며 건축주가 숲을 향유하고 바라보는 행위를 생각했다. 경사면에 그대로 건물을 앉히게 되니 나무들의 높낮이에 따라 이를 바라보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내부에서 연결된 데크로 나가면 참나무, 개암나무, 참죽나무, 오동나무 등 다양한 수종의 나무가 눈앞에서 가지를 흔들고, 그 사이를 타고 오는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볕은 일상에서 지쳤던 몸과 정신을 맑게 정화해 줄 것이다. ▲ 거실과 긴 복도를 사이에 두고 만나게 되는 주방의 모습 ▲ 모든 공간에 창을 내어 누구라도 만족스러운 휴식과 개방감을 느끼게 했다. ▲ 유리 통창으로 시공한 내부. 밖으로는 넓은 데크와 푸른 산세가 펼쳐진다.PLAN ▲ 내부 마감재와 바깥 풍경이 어우러져 자연과 교감하는 공간이 완성되었다. ▲ 천창에서 내려오는 밝은 빛줄기가 내부를 밝혀준다. 숲은 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다가온다. 시간을 느끼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풍부한 나무들에게 고마움이 생긴다. 낙엽이 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되면 그동안 숨겨왔던 아주 먼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흰 눈이 내리면 건물 주위는 이내 다른 세계가 되어버린다. 해가 뜰 때 어둠이 걷히면서 숲의 형태가 드러나는 경험은 도심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것이다. 거실과 주방 사이의 작은 복도는 공간의 크기를 조절해주는 장치이며, 숲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를 지닌다. 기능적으로 필요한 문과, 촉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내부 곳곳에는 나무와 가죽을 사용해 디자인하였다. 또한 나무의 일부가 벽이 되고 건물의 일부가 숲이 된다. 아래채에서의 낮은 수평 창을 통해 나무 기둥들이 눈에 들어온다. 위채에는 하늘을 볼 수 있는 천창을 두어 맑은 빛줄기가 내부를 밝히며 그 공간이 지닌 특별한 분위기를 느끼도록 도와준다. 건축주와 함께 대지가 가지고 있던 수많은 내용들을 확인하고 질문하고 해결하면서 이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곳을 사용하는 사용자로서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질문들은 우리가 자연을 대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제시된다. 머무르면서,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는 것들, 깨닫게 되는 것들은 앞으로 이곳의 변화를 포용하게 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글 _ 박창현> 건축가 박창현 부산대학교 미술대학과 경기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을 졸업하였고, 현재 경기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2005년 이진오와 사이건축을 개소하고, 2007년에는 임태병과 함께 세 명이 건축사사무소 SAAI 공동대표로 여러 작업을 진행하였다. 2009년 SKMS 연구소로 건축가협회상을 수상하였고, 2013년 a round architects를 독자적으로 개소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작품 : G cafe, 동숭동 주택, 덕두원 251, 아웅산 순국자 기념비 외 다수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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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4
자매가 함께 사는 판교 듀플렉스 하우스
‘동안재’와 ‘서안재’로 나누어진 이 주택에는 두 자매의 가족이 살고 있다. 각 가족의 공간이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기도 하지만, 동서지간이 모여 산다는 의미를 더해 붙인 이름이다. 작은 공간이지만 서로에 대한 배려로 넉넉하게 채워진 집이다. 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 심플하지만 단조롭지 않은 주택 외관 ▲ 서안재와 동안재의 현관부 HOUSE PLAN 대지위치 경기도 성남시 대지면적 231.1㎡(69.91평) 건물규모 지상 2층, 다락 건축면적 114.8㎡(34.73평) 연면적 223.31㎡(67.55평, 다락 제외) 건폐율 49.68% 용적률 96.63% 주차대수 3대 최고높이 10.3m 공법 기초 - 철근콘크리트 혼합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캐나다산 목재 지붕재 컬러강판 – 코르텐 단열재 그라스울, 열반사단열재 외벽마감재 스타코플렉스 창호재 LG Z:IN PVC시스템창호 설계 및 시공 호멘토 1670-6234 www.homento.co.kr▲ 휴식 공간이 되어주는 작은 발코니 찬바람이 겨울을 실감케 하는 어느 오후, 판교 택지지구에서 부드러운 색감과 단순한 매스에 뾰족지붕이 돋보이는 듀플렉스 하우스를 만났다. 두 자매의 가족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 전엔 온전히 하나의 집처럼 보이는 디자인이다. 이 집은 ‘70평이 채 되지 않는 대지에 두 가구가 살 집을 지을 수 있을까?’하는 건축주의 고민에서 출발했다. 누가 보아도 두 가족을 품기에는 협소하기 짝이 없는 대지 면적이었다. 처음에는 땅콩집을 지어볼까 싶어 발품을 팔아 상담을 받아봤지만, 제시하는 공간이 너무 좁고 답답해 집짓기를 포기할까 생각도 했다. 건축주의 이러한 자포자기의 심정을 긍정적 방향으로 바꿔 줄 주택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 주택의 형태는 단순하지만, 각도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보여준다. ▲ 스타코플렉스로 심플하게 마감한 외관에 와인색 컬러강판으로 뾰족한 지붕선을 강조했다. ▲ 안주인의 개인공간으로 바로 연결되는 서안재 주방 ▲ 전체적인 화이트 톤이 깨끗하고 심플한 느낌을 준다. ▲ 두 아이의 방이 있는 서안재는 다락에 세면대를 두어 편의성을 더했다. 기본적인 설계는 각 세대의 공간을 가장 많이 확보할 것과 동남향의 채광과 환기를 위해 각 공간을 적절하게 구획할 것에 중점을 두었다. 다행히도 아직 자녀가 없어 식구가 단출한 동생 부부가 세 명의 자녀를 두어 식구가 많은 언니네 가족에게 면적을 많이 양보해 집 짓기 과정을 좀 더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동안재’에는 동생의 가족이, ‘서안재’에는 언니의 가족이 사는 듀플렉스 하우스가 완성되었다. 작은 집이지만 욕실이나 다용도실 등 살림하고 생활하는 데 필요한 공간을 두 세대가 모두 동일하게 갖추는 것도 중요했다. 처음에는 불필요한 공간을 최소화하여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리라 생각했지만, 동생은 30평형대 아파트에서 살아온 습관을 버리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이미 공사가 시작됐지만, 주방 옆 다용도실은 꼭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몇 번의 수정을 거쳐 콤팩트하고 실속 있는 다용도실을 만들어냈다. ▲ 서안재보다 면적이 좁은 동안재의 거실은 공간이 좀 더 넓어 보일 수 있도록 노출 계단을 선택했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실크벽지(DID벽지, 신한벽지) 바닥재 대리석마루(퀵스톤플로어), 원목마루(MIDAS), 온돌마루(이건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수입타일(윤현상재), 국산타일(바스미디아) 수전 등 욕실기기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오벤(주문 제작) 조명 공간조명, 예술조명 계단재 스틸구조 + 자작나무 계단판 현관문 일레븐도어 방문 예림도어 붙박이장 오벤 데크재 ACQ방부목 ▲ 화초 키우기를 좋아하는 동생 건축주의 요청으로 다락 공간에 작은 온실을 만들었다. ▲ 고풍스러운 취향이 돋보이는 동안재 침실 외관은 최대한 심플한 디자인으로 하되, 경사가 가파른 뾰족지붕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덕분에 높은 지붕 공간을 활용하여 다락을 3층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두 가족이 살기에 빠듯한 면적이지만, 다락 공간을 나누어 방으로 활용함으로써 언니 세대의 세 자녀도 개인 공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했다. 또, 건폐율 제한 때문에 발코니까지 갖추기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두 가족 모두 주택의 발코니에 대한 로망을 포기할 수 없어 다락과 연계하여 작은 발코니 공간도 만들어냈다. 내부는 각 세대의 취향에 맞추어 인테리어 콘셉트를 달리했다. 동안재는 고풍스러운 패턴의 벽지, 샹들리에 조명 등으로 화려하고 앤틱한 분위기를 살렸다. 서안재는 깨끗한 화이트 컬러를 기본으로 하여 가구나 조명,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었고, 안방과 자녀들 방은 각자가 원하는 벽지와 조명을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한 지붕 아래 두 자매가 정답게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은 듀플렉스 하우스. 좁은 땅에 두 가구의 집을 지어야 하는 문제를 사이좋게 양보하고 배려하여 완성한, 따뜻하고 넉넉한 집이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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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4
해외주택 / 표정 있는 집 WO HOUSE
화이트 컬러로 단정하게 마감된 사각형의 집은 심플한 매력 덕분에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온다. 복잡하지 않지만 각 공간에 표정을 담아낸 모던하우스를 만나본다. 취재 김연정 사진 Shai Epshtein(www.shaiepstein.co.il) ▲ 전면창을 통해 은은하게 비추는 불빛이 아늑함을 더해준다. ▲ 모던한 분위기의 내부 인테리어 ▲ 화이트 외벽과 데크가 조화를 이뤄 심플한 느낌의 집이 완성되었다.◀ 자연과 하나를 이룬 주택의 입구 쪽 전경 ▶ 그레이 톤의 벽돌은 군더더기 없는 외관에 포인트가 되어준다.HOUSE PLAN 대지위치: Kiryat Tivon, Israel 대지면적: 750㎡(226.88평) 시공면적: 250㎡(75.63평) 완공년도: 2013년 설계: Shachar Lulav, Oded Rozenkier (SO Architecture) www.soarch.co.il주택은 도심 근처 아름다운 녹지지역 중 한 곳인 이스라엘 Kiryat Tivon에 위치하고 있다. 750㎡의 대지 위에 폭이 좁고 긴 사다리꼴 모양의 견고한 집이 완성되었다. 독특한 외관과 흥미로운 대지의 형태는 주택임에도 불구하고, 공공디자인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 거실을 포함한 내부는 언제나 따뜻한 햇살이 들어온다. ◀ 계단은 공간을 연결하는 동시에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 목재 계단과 블랙 컬러의 난간의 조합이 멋스럽다. ▲ 아이들 공간에서 바라본 거실 쪽 모습 ▲ 높은 천장고는 공간을 더욱 넓어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 2층 발코니는 주변 풍광을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건물의 연면적은 250㎡로, 공동공간과 작업실, 그리고 4개의 침실을 포함한다. 층별 계획에 의한 설계 콘셉트는 대지의 길이와 반대방향으로 놓인 식당 창문 및 현관까지의 시선에 따라, 한 방향으로 열린 뷰(View) 라인을 두어 교차된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이에 주택의 중앙에는 메인 플로어와 현관 사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두 공간이 자리한다. 이는 2층으로 이루어진 집의 방향성을 비틀어 1층과 2층 사이의 시야를 확보함으로써, 가족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동의 장소를 마련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건축가 SO ARCHITECTURE 2007년, 건축가인 Oded Rozenkier와 Shachar Lulav에 의해 설립되었다. 현대적인 디자인 및 계획안과 사회 그리고 생태학적 접근을 결합한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이스라엘을 포함한 해외 다수의 설계경기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이력이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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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9
공간과 기능의 조화를 보여준 주택
조용한 도심 마을에 새로 지은 집은 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듯, 절제된 미를 가졌다. 과하지 않은 지붕과 오래된 느낌의 고벽돌로 외관을 정하고 내부는 건축주의 취향을 십분 반영해 공간을 설계했다. 자신의 몸에 가장 잘 맞는 집이 무엇인지 아는 건축주의 현명한 식견 덕분이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 도로에서 본 주택의 입면. 오래된 듯 견고한 느낌을 풍기는 청고벽돌이 눈에 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시 대지면적 : 353㎡(106.96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다락 연면적 : 299.88㎡(90.60평) 건폐율 : 53.59% 용적률 : 59.87% 주차대수 : 4대 최고높이 : 11.7m 공법 : 지하 및 기초 – 철근콘크리트 지상 - 경골목구조 구조재 PSL, SPF 지붕재 : 리얼징크 단열재 : 셀룰로오즈(60k) 외벽마감재 : 청고벽돌, 스터코플렉스 창호재 : 레하우 24㎜ 삼중유리 설계 : UA건축사사무소 02-555-4508 시공 : 그레이스건설 ▲ 2층의 서재 공간은 발코니를 앞에 두어 정원을 향해 늘 열려 있다. ▲ 작은 규모에 맞춰 건축주가 직접 꾸민 정원은 길에서는 보이지 않는, 이 집의 숨은 볼거리다. 건축주 부부는 서울 도심에 마당이 있는 집을 갖기 위해 몇 개월간 부지를 물색했다. 서초구, 강남구 일대의 개발제한지역을 답사하던 중, 마을 산과 인접한 경사지의 땅을 찾고 건축에 들어갔다. 부부는 미국에서 오랜 시간 목조주택에 살아왔기 때문에 집을 관리하고 마당을 가꾸는 일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목조 건축에도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 집에 대한 디자인과 공간 구성을 직접 그려 설계자에게 적극 제안했다. 남편을 위한 지하 음악실과 2층 서재, 넓은 드레스룸이 딸린 안방과 천장이 높은 거실, 여기에 부부가 오롯이 꾸밀 수 있을 만큼의 작은 정원 등 구체적이고 철저하게 요구사항들을 정리했다. 결과적으로 집은 100평에 달하는 연면적에 비해 비교적 작은 개수의 실로 구성되었고, 각 실들은 단순하고 시원한 구성으로 개방감을 가진다. 외부는 징크와 고벽돌의 조화로 모던함 속에서도 중후함을 잃지 않고, 스타코플렉스를 부분적으로 적용해 단조로움을 덜었다. 고벽돌은 거칠고 오래된 느낌을 주지만, 자체 습도 조절 능력이 있어 목구조와 부합하는 장점을 가졌다. 여기에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질감과 내오염성을 지녔다. 지붕재는 모던한 외관을 위해 징크로 택하되 강한 느낌을 지우기 위해 거실과 침실의 지붕 높이를 달리해 한 방향으로 경사지게 만들었다. 마당과 길을 향한 외쪽 경사지붕 덕분에 집은 규모에 비해 그리 커 보이지 않는 매스다. ▲ 외쪽 경사가 천장에 서까래로 그대로 노출된 거실. 실의 크기가 크다보니 단단하게 가공된 공학목재를 경량목구조에 접목해 완성했다. ◀ 2층 서재로 오르는 계단. 맞은편에는 게스트룸이 자리한다. ▶ 발코니는 건축주가 이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되었다. 지하층은 방수와 토압에 대응하기 위해 철근콘크리트로 계획하였고, 지상은 미국식 경량목구조로 시공되었다. 각 실들이 일반적인 크기보다 1.5~2배씩 크다보니 장스팬들이 필요했고, 그에 따라 바닥 장선도 12″ 간격으로 시공하여 추후 처지는 현상을 미연에 막았다. 벽체는 2×8″부재를 사용하여 구조적 강성을 추가 확보하고 그에 따른 단열재의 두께도 에너지절약 기준의 조건을 추가 충족한다. 20㎝ 이상의 전단벽 구성으로 강성을 확보하고 한쪽으로 경사진 지붕은 마루대 구조를 적용하여 지붕하중을 분산하였다. 목구조는 패널라이징 공법을 적용했다. 주요 벽체들을 사전에 공장 제작하여 현장에서 크레인을 사용해 조립했다. 현장 제작에 비해 작업 속도도 빠르고 정밀도도 높아, 주변이 협소한 부지 여건에적합한 선택이었다. 벽체는 셀룰로오즈를 단열재로 채용하여 방음 및 단열성을 높였고, 추가로 60T 비드법보온판을 외단열로 적용했다. 지붕은 2×12″ 서까래에 셀룰로오즈 단열재를 충진하고, 외벽과 마찬가지로 100T 외단열재를 추가 설치하였다. 외단열재는 외부 온도와 직사광선의 영향을 적극 차단하는 외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여름을 지내본 건축주는 냉방기를 가동하지 않고도 더위를 느끼지 않았다고 성능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처럼 겹겹이 외피를 두른 집은 습기가 빠져나갈 공간이 없어 내부 습도가 높아지게 된다. 그래서 열회수환기장치를 적용하여 창을 열지 않고도 안과 밖의 공기가 순환되도록 했다. 한여름 더운 공기는 공조기를 통과하며 온도가 낮아져 유입되고, 겨울철 찬 공기는 공조기를 통과하며 온도가 높아져 유입된다. 창호는 단열성능을 고려하여 기밀성 1등급, 열관류율이 0.89W/㎡·K로 최상위 등급에 속하는 독일제 REHAU 3중 유리 시스템 창호를 적용하여 열성능을 높였다. ▲ 필요에 따라 유리문을 닫아 분리할 수 있는 주방 ▲ 방음시설을 철저하게 시공한 지하 취미실 ▲ 외국의 격조 있는 호텔을 닮은 안방 침실 ◀ 주방과 거실 사이에 자리한 다이닝룸 ▶ 보조주방은 후면 베란다로 바로 이어진다. ▲ 서재는 붉은 벽돌을 내장재로 택해 고풍스런 느낌을 풍기고, 다락방을 따로 두어 책 보관 등이 용이하도록 했다. INTERIOR SOURCES 내벽마감: 벤자민무어 친환경페인트 바닥재: 원목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대리석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한샘 조명: 매입형 LED, 샹들리에, 외부 주물등 계단재: 오크 원목 현관문: 원목 도어 방문: 원목 붙박이장 한샘 : 데크재 방부목지하는 넉넉한 주차공간과 취미실, 메이드룸으로 구성되었다. 주차장에서 주방으로 연결되는 덤웨이터(Dumbwaiter)가 노부부의 장바구니를 운반할 용도로 설치되었다. 주차장과 바로 연결된 취미실은 좌우로 창을 내어 선큰을 통한 지하층 환기가 용이하도록 했다. 이곳은 현재 건축주가 지인들과 모여 악기를 연주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1층은 주방-식당-거실이 일자로 배치되었고, 거실은 앞마당과 뒤편 테라스로 바로 이어진다. 주방과 연결된 보조주방은 뒤쪽 테라스로 바로 연결되어 가사일의 동선이 편리하다. 2층은 온전한 남편의 공간이다. 데스크를 중앙에 두어 마치 집무실 같은 형태를 띠고 있는 서재는 테라스와 다락방까지 딸린 독립적인 공간이다. 각 실들은 광폭 몰딩을 사용해 넓은 공간감을 마무리하고, 공적 공간은 친환경페인트, 사적 공간은 벽지로 마감하여 공간별로 차별성을 주었다. 특히 넓은 현관홀에서 바로 이어지는 계단은 실내의 중추적인 이미지가 되며 원목으로 보행감이 뛰어나다. 현관과 계단 부위로 층고를 오픈한 설계는 층별로 단절될 수 있는 폐쇄성을 극복한 인상적인 설계라 할 만하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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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30
자연과 인간의 삶, 용천리주택
긴 담장을 따라 걷다보면 집과 마주하게 된다. 자연이 주는 온기를 곳곳에 들이고,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하나씩 새로운 공간이 그려진다. 건축주의 첫인상을 닮은 이곳에서 건축가가 담은 추상적인 공간을 만났다. 취재 김연정 사진 변종석 ▲ 산세와 어우러진 주택의 모습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한켠에는 여울져 흐르는 시냇물을 끼고, 또 한 켠에는 경사도가 급한 산자락과 어깨동무한 좁고 긴 대지를 만난다. 산과 천이 만나서 만들어낸 단출한 형상이 서로에게 의지하듯 관계를 맺고 있다. 정착되어 있는 산의 덩치 큰 매스와 흐르는 선 사이에 사람이 들어가 거주하게 된다. 본래의 자연이든 인공으로 빚은 자연이든, 자연을 추상화하면 어떤 모습으로 형상화 될까? 건축주의 첫인상이 이 주택의 콘셉트가 되었다. 그의 섬유미술 작품도 함께 보았다. 비물질화되고 추상화한 작품과 인류의 표현이라고 느껴졌다. 화려한 수사법을 달고 사는 현대인과는 거리가 멀었다. 거주할 집에 대한 생각과 취향이 확실하고 군더더기를 거부하는, 이른바 추상적인 현대인이었다. 그의 표정과 사유를 추상화하기로 하였고 그것이 모티브로 작동되었다. 추상이란 어떤 대상의 전체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덜 띄는 한두 개의 특성만을 나타내는 것이다. 형태와 공간을 구성하는 관습적 관찰형식에서 벗어나, 전체를 대표하는 특성을 표현하게 된다. 건축을 구성하는 내면성을 읽어내어 구축하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하였다. 궁극에는 공간의 자체적 본질이 형상화되는 것이다. ▲ 작업실 앞 데크에 나와 언제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 다양한 외장재의 조화가 멋스러운 오른쪽 입면 ▶ 2층 내부와 연결된, 데크 깔린 지붕층은 이 집의 또 다른 산책로 ◀ 주거공간과 별도로 마련된 건축주만의 아늑한 작업실 ▶ 시원하게 펼쳐진 마당은 드라마틱한 풍경을 만들어준다. 자연은 어떻게 추상화되는가? 캔버스가 아니라 공간 속에서 추상화되는 자연을 표현하고자 했다. 소리와 바람, 빛과 그림자, 자연의 빛깔 등이 수사적 껍질을 벗고 속성만을 이 공간에 남기려 한다. 환경 친화적 건축 또는 생태적 건축이라는 인공화된 친자연과 해와 물과 바람 등의 자연이 서로 무심하게 함께 거주할 수 있다면, 그것이 본질을 찾아가는 추상화의 공간일 수도 있겠다. 이 주택은 해와 바람, 시냇물 소리와 빛이라는 추상화된 원시적 자연이 머무는 구축된 마당을 중심으로, 매스와 가벽으로 둘러쳐진 영역을 제1차적 인공화한 자연공간으로 규정하여 구성하였다. 또한 기다랗게 뻗어나가려고 하는 대지의 형태적 속성을 지닌 앞마당을, 담장과 데크로 된 길로 마당공간을 연장하여 제2차 자연공간으로 만들었다. 건축물의 위계를 없애기 위해 현관은 드러내지 않았고 각 공간을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 내부는 크게 본채와 작업실로 구성하였지만 부분이 전체이고 전체가 부분인 듯 연결되어 있다. 건물의 형태는 세모와 네모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공간을 형성하는 많은 선들은 본질적으로 단순화하면 세모와 네모를 지향한다는 가정을 세웠다. 네모를 수직·수평적으로 공간화하고 세모가 결합되는 형식이다. 전체적으로 단순하면서 공간의 절제를 꾀하고 있다. HOUSE PLAN 대지위치 경기도 양평군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 자연보전권역,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837.00㎡(253.19평) 건축면적 157.60㎡(47.67평) 연면적 151.52㎡(45.74평) 1층 - 103.34㎡(34.26평) 2층 - 48.18㎡(14.57평) 규모 지상 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 일반목구조 시공 최형권(HOUSE PLAN) 설계 이윤하(건축사사무소 노둣돌) 02-776-3051, www.ecoarch.org각 실의 공간의 크기는 축소 지향적으로 최적화하였다. 전체적인 덩어리를 들여놓고 덜어내는 과정 속에서 대지의 생김새와 건축주의 공간소비 취향으로 재구성하여 잉여 공간을 최소화하였다. 이미 절개된 대지라는 몸의 형상 위에 탑재되어 기억하는 내적 이미지와 감각을 건축물에 투영하였다. 평면의 동선은 중정을 에워싼 채 순환적이고, 수직 동선은 좁고 가파르다. 자연요소가 건물과 만나는 추상화된 자연의 동선은 느리고 완만하게 대지를 감싸고 돌아간다. 내재되어 있던 대지의 고유수용감각적(Proprioceptive Sense) 이미지들은 인공건축물과 만나서 추상화되어 나타난다. 1층은 작은 안방과 거실, 주방 및 식당, 2층은 주인의 서재 및 침실로 콤팩트하게 구성되었다. 대지의 경사지 고저차를 수용한 평면과 2층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배려해 식당 상부는 오픈(Void) 형식을 취하였다. 2층 서재와 옥상지붕을 연결하여 경관 조망과 소규모 사적 만남을 매개한다.◀ 새하얀 외벽이 눈길을 끄는 심플한 주방 ▶ 레트로풍의 소파가 모던한 공간에 경쾌한 포인트가 된다. PLAN – 1F◀ 2층에 마련된 건축주를 위한 공간 ▶ 침실 맞은편에는 욕실과 게스트룸이 위치한다.지금까지 생태적이고 친환경적인 집짓기 작업에 전념하여 왔다. 건축에 있어서 친환경적 요소인 에너지, 재료, 물, 녹지, 토양, 대기 및 실내 공기질 등을 정량화하고 물리적으로 구축하는데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이번 작업은 건축주의 철학과 작품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단순함과 간결함 속에서 자연적이거나 친환경적인 것이 인간의 삶과 결합하여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공간이나 가벽 프레임 속에 추상화된 자연이 머물게 하는 것이다. 자연이 지니고 있는 본질적 속성과 인간의 주거생활이 무심하게 만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물론 건축 주재료를 목구조와 노출콘크리트로 택한 것은 그 두 재료의 물성이 자연적 요소와 잘 결합될 수 있을 것 같아서였지만, 집주인의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재료이기에 선택하기도 했다. 분명 추상적 개념을 건축 작업을 통해 형상화하고 건축주의 삶을 공간으로 구축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설계과정 속 명쾌한 동의와 시공과정 속에서 미술적 감각을 보탠 건축주가 이 집의 최종 설계자라고 해도 과하지 않을 만큼 많은 도움으로 완성한 이 집 한 채를 이제 세상에 내보낸다. <글 _ 이윤하> 건축가 이윤하 시인이며 건축가. 현재 건축사사무소 노둣돌의 대표이다. 생태주의와 친환경을 주제로 설계와 연구를 하고 있으며, 홍익대학교에서 건축설계를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아홉건축가 아홉무늬>, <친환경건축설계가이드북(공)> 등이 있고, ‘한국생태건축상’, ‘2012년 교보생명 문화대상’을 포함한 여러 수상이력이 있다. 주요작품 : 조태일시문학관, 세진당, 물아당, 어깨동무어린이집, 하늘뜨락, 남한산초 리모델링 외 다수※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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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7
Low Cost House / 장흥주택
일곱 식구가 살기에는 모든 것이 너무도 열악한 상황이었다. 간절한 도움이 필요한 그때, 곳곳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웃음을 잃은 가족을 위해 또 한 번 힘을 모은 JYA-RCHITECTS의 따뜻한 두 번째 프로젝트. 취재 김연정 사진 황효철 ▲ 따뜻함이 전해오는 컨테이너의 외벽은 아이들이 선택한 노란색으로 칠해졌다. ◀ 두 동의 컨테이너 사이에 마련된 대청마루 같은 공간 ▶ 컨테이너를 폴리카보네이트로 덮어 ‘집 속의 집’이 완성되었다. 이 집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생활이 열악한 저소득층을 위해 주거환경을 개선해주는 ‘Low Cost House series’의 두 번째 프로젝트다. 전남 장흥에 위치한 이 집에는 부모님과 다섯 아이, 이렇게 총 일곱 가족이 살고 있다. 집은 한눈에 보기에도 매우 낡았고, 구조는 벌써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였다. 거기다 집과 붙어 있는 옛 우사에는 아직 소의 배설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 집 안에 악취가 가득한 것은 물론, 파리며 벌레들도 수를 셀 수 없었다. 그중 제일 심각한 문제는 바로 ‘쥐’였다. 집은 이미 쥐에게 점령당한 상태라 사람이 오히려 쥐를 피해 생활해야 할 수준이었다. 사람을 겁내지도 않는 쥐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들어오는지, 얼마나 많은 수가 이 집에 살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화장실이 없어 대문 옆에 변기만 달랑 놓고 사용하는 모습은 별로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 BEFOREHOUSE PLAN 대지위치 : 전라남도 장흥군 장동면 대지면적 : 169㎡(15.12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건축면적 : 95㎡(28.74평) 연면적 : 95㎡(28.74평) 건폐율 : 56.21% 용적률 : 56.21%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5.7m 공법 : 기초 - 매트기초 지상 - 컨테이너철골구조 + 경량철골구조 구조재 : 컨테이너철골구조 + 경량철골구조 지붕재 : 100㎜ 패널 + 골강판, 폴리카보네이트 단열재 : 100㎜ 비드법단열재(겉집 지붕, 속집 지붕, 속집 벽) 10㎜ 폴리카보네이트(겉집 벽) 외벽마감재 : 컨테이너외장철판(속집), 10㎜ 폴리카보네이트(겉집) 창호재 : PVC 창호 시공 : team of 라권수 설계 : JYA-RCHITECTS 070-8658-9912 www.jyarchitects.com기존의 집은 고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고, 무엇보다 쥐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집을 새로 짓는 것이라 판단되었다. 그렇게 신축을 결정한 후 가장 먼저 부딪힌 문제는 바로 공사비. 이는 시리즈의 첫 번째 프로젝트인 벌교주택과 비교해보면 쉽게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장흥주택의 경우, 벌교주택에 비해 가족 수도 많고 공간도 더 많이 요구될 뿐더러 개축이 아닌 신축이다. 하지만 우리가 쓸 수 있는 예산은 이전과 거의 비슷했다. 간단히 말해, 비슷한 예산으로 더 많은 것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를 위해 필요한 아이디어는 간단하고 명확해질 수밖에 없었다. 바로 ‘적은 예산으로 어떻게 더 많은 공간을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 컨테이너 지붕은 겉집에 의해 다락공간이 되어 부족한 생활공간을 보완해준다. ▲ 일곱 식구의 아늑한 보금자리가 되어줄 컨테이너 내부 모습 두 달간의 건축일지 우리가 선택한 첫 번째 방법은 ‘컨테이너하우스’다. 이는 제작기간이 짧고 현장작업을 최소화해 공사비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간을 지체할 것도 없이 컨테이너 세 동을 제작했다. 하지만 이 또한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 컨테이너하우스는 단열과 층간소음에 취약한 단점이 있고 컨테이너 3동, 약 50.4㎡(약 15.25평)는 일곱 명의 가족이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면적이라는 것. 따라서 이 부족한 생활공간과 컨테이너하우스가 가진 단점, 특히 취약한 단열을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아이디어가 요구되었다.그래서 선택한 두 번째 방법은 바로 컨테이너 사이에 소위 대청마루 같은 공간을 만들고 이렇게 구성된 컨테이너를 겉에서 덮는 또 다른 집을 만들어 일종의 ‘집 속의 집’으로 완성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속집’인 컨테이너는 세 겹의 단열층을 갖게 되었고, ‘겉집’과 ‘속집’ 사이에는 완전한 내부도, 완전한 외부도 아닌 모호한 공간이 생겨났다. 이 공간은 앞뒤에 설치된 커다란 미닫이문을 통해 외부의 자연과 이어지고, 열고 닫음에 따라 여름엔 외부, 겨울엔 내부처럼 사용할 수 있다. 두 집 사이에 만들어진 대청마루는 가족의 거실이 되고, 현관이 되고, 모여 앉아 밥을 먹는 식당이 되고 방과 주방, 화장실 등을 잇는 복도가 된다. 또한, 컨테이너 지붕은 겉집에 의해 다락공간이 되어 부족한 생활공간을 보완해주는 동시에 아이들에게 다양한 공간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대청마루 위의 지붕은 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로 마감하여, 집 안을 밝게 해주는 것은 물론 주변의 나무와 하늘을 볼 수 있어 아늑하면서도 개방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글 _ 원유민> INTERIOR SOURCES 내벽마감 벽지(합지) 바닥재 데코타일 욕실 및 주방타일 자기질타일 200×200, 자기질타일 100×300 수전 등 욕실기기 Royal 도기 주방가구 하이그로시 UV코팅, 인조대리석상판 조명 LIMAS 현관문 방화도어 방문 ABS 행거도어 데크재 SPF 구조목 건축가 집단 JYA-RCHITECTS 원유민, 조장희, 안현희 세 명의 파트너로 구성된 젊은 건축가 집단. 네덜란드의 사무소와 한국의 대형, 소규모 사무소에서 각기 다른 건축 환경을 경험해온 삼십대 초반의 세 명이 고민해오던 우리 사회가 가진 많은 현상들에 대해 서로 다른 경험들을 공유하고 교합하여 나름의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한다. 2013년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하였고, 근작으로 강진산내들아동센터, Pavilion 마량, 벌교주택, 부암동주택 등이 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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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9
스튜디오+임대원룸+살림집 / 망원동 ‘메종 K’
골목마다 낡은 연립주택과 단독주택이 남아 있는 곳. 작은 동네 상점들과 숨은 맛집들이 곳곳에 자리 잡은 풍경이 정겹다. 도심 속 시간이 멈춘 듯한 서울 망원동 어느 사거리에서 새 얼굴로 인사하는 상가주택 한 채를 만났다. 취재 편집부 사진 변종석SECTION 30년은 되어 보이는 낡은 주택과 건물들이 모여 있는 골목을 걷다 보면, 사거리 모퉁이에 새 얼굴의 5층 상가주택이 등장한다. 네모 반듯한 입면의 시멘트 건물들과 달리, 하얀색 외장에 골목을 향해 열린 3, 4, 5층 테라스가 있는 주택 외관이 무표정한 도시 풍경에 활기를 더한다. 이 집에는 두 가지 풍경이 있다. 안에서 바깥으로 내다보는 도시의 풍경과 주변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건물의 모습이다. 이 두 가지 풍경 안에서 집주인과 이웃이 서로 소통하며 살아가는 또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시 마포구 망원동 대지면적 : 192.50㎡(58.23평) 건물규모 : 지하1층, 지상5층 건축면적 : 110.14㎡(33.32평) 연면적 : 482.39㎡(145.92평) 건폐율 : 57.22% 용적률 : 195.86% 주차대수 : 4대 최고높이 : 17.38m 공법 : 기초 - 팽이기초 + MAT SLAB. 지상 - 철근콘크리트조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지붕재 : ALUDEX 단열재 : 비드법보온판 외벽마감재 : ALUDEX, STO 실리콘플라스터 창호재 : LG하우시스 시스템창호 계획 및 실시설계 : ㈜리슈건축사사무소 02-790-6404www.richue.com시공 : ㈜시온건설, 전승환 실내건축사진 제공 : 김재윤 건축비 : 3.3㎡(1평)당 400만원 ◀▲▶ 건물의 사선 때문에 층층이 생기는 테라스는 각도에 따라 건물의 다양한 표정을 볼 수 있게 한다. ◀ 4층 테라스에서 보이는 망원동 풍경과 성미산의 모습 ▶▲ 징크패널 계열의 ‘알루덱스’로 시공한 지붕 ▼▶ 신축 전에 있던 낡은 2층 단독주택의 모습사거리 도로에 면해 있는 192.50㎡(약 58평)의 대지는 원래 낡은 2층 단독주택이 있던 자리다. 1층은 5평 남짓한 상가 2곳을 임대하고 있었고, 2층은 자녀 둘을 둔 건축주 부부가 살고 있었다. 대지를 팔아야 할지 개발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건축주는 결국 상가주택을 신축하기로 했다.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건축주 부부는 건축가와 함께 살고 싶은 공간에 대해 상의하고 설계하는 데만 꼬박 두 달이 걸렸다. 세심하게 기획된 상가주택 지하 1층에는 건축주 부부의 사무실을 두고 나머지 상가 한 군데는 사무실로 임대했다. 지상 1층에는 상가 3개를 임대하여 쿠키 숍, 공인중개사, 인테리어 소품 숍이 들어섰는데, 대부분 어려서부터 쭉 이 동네에 살아온 사람들이 가게 주인이다. 2층과 3층에는‘메종K’라는 이름의 원룸 10개를 임대하여 운영한다. 4, 5층은 건축주 가족이 거주하는 살림집으로, 두 아들이 모두 독립하면 계단실 입구에 벽을 세워 5층 거주공간을 분리하여 임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건축주 가족이 사는 상층부는 면적이 크지 않지만 실 구성이 단순하고 공간이 사방으로 열려 있어 답답하지 않다. 단독주택 같은 집을 원한다는 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전원 속 마당 있는 집처럼 느낄 수 있도록 멀리 성미산 풍경이 보이는 위치에 창문과 테라스를 냈다. 특히 4층 거실과 안방으로 이어진 테라스 정원에서는 주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이곳에서 건축주 가족은 테이블에 앉아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가끔 까치나 참새가 날아와 쉬어가기도 한다.5층에는 자신들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던 아이들방 2개와 그 사이에 작은 가족실을 두었다. 아이들방의 벽면에는 아이들이 직접 선택한 색으로 페인트칠하고, 건축주 부부가 디자인해 주문 제작한 가구로 적절한 수납을 통해 공간 활용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심플한 화이트를 기본으로 편백나무, 자작나무 등 다양한 목재를 적절히 섞어 포인트를 주었다.▲ 안마당 역할을 하는 4층 테라스는 이 집이 열린 공간이라는 느낌을 들게 한다. ▲ 내부는 화이트를 기본으로 원목과 포인트 컬러를 적절히 배색해 산뜻한 분위기를 살렸다. ◀ 5층 아이 방에서도 창을 통해 산이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 계단실에도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소품을 장식하고, 작은 창을 내어 재미를 줬다. PLAN - 5F PLAN - 4F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LG벽지, 페인트 바닥재 : 강화마루, 우드데코타일 욕실 및 주방 타일 : 상아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주방 가구 : 주문 제작 조명 : 공간조명 계단재 : 폴리싱타일 현관문 : 제일방화도어 방문 : ABS도어 붙박이장 : 주문제작 데크재 : 방부목 “이웃들이 먼저 고맙다고 해요. 동네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저희 집 덕분에 마을 전체가 환해 보인다고.” 주택의 외관은 3층부터 층층이 생기는 테라스의 구성과 내부 실들의 리드미컬한 배치로,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신축 건물인데도 혼자 도드라지지 않고 주변의 오래된 주택, 건물들과 조화를 이루어 밝고 열린 분위기의 도심 속 동네 풍경을 완성한다. 테라스에서 차를 마시던 집주인이 지나가는 이웃에게 손을 흔들고, 1층 쿠키 숍에서 커피를 사는 손님이 주인과 아침 인사를 주고받는 일상. 집을 지은 건축주와 건축가의 바람처럼 내 집이지만 이웃과도 잘 어우러지는 그런 집이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본 기사는 본사에서 발간한 단행본 'MULTI-FAMILY HOUSE/ 다가구ㆍ다세대ㆍ상가주택'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책에 대한정보 및 구매는 아래를 참고하세요.^^http://www.uujj.co.kr/shop/item.php?it_id=1441157306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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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4
Romantic Classic Interior
순백 바탕에 스카이블루, 민트 등 달콤한 색감, 반짝이는 샹들리에와 부드러운 곡선의 클래식한 가구. 기품 있으면서도 화사한 인테리어가 모던한 감각과 어우러져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여자라면 꼭 한 번 품었을 로망을 그대로 실현한 주택을 찾았다. 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붉은빛 테릴 기와를 얹은 지붕 아래 ‘Twin House’라는 글귀가 저 멀리서 눈에 들어온다. 강원도 원주시 무실 택지지구에 있는 이 집은 쌍둥이 막내까지 네 명의 아이를 둔 허미영 씨 부부의 첫 단독주택이다. 아파트에서만 살아온 건축주가 집을 짓기로 한 결정에는 사실 아이들을 위한 마음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집을 짓고 이사한 후, 이제는 아이들이 아랫집 눈치보지 않고 뛰어놀 수 있어 가장 기쁘다는 건축주. 그리고 또 하나, 이 집은 상상 속의 예쁜 집을 직접 꾸며보고 싶었던 소망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던 건축주의 꿈을 실현한 공간이기도 하다. ▲ 큰 창을 내어 채광이 좋은 안방. 파티션으로 침실 공간을 구분하고, 신혼 때부터 있던 소파는 패브릭을 바꾸어 조화롭게 연출했다. ◀ 건축주가 네 아이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실내 미니 수영장 ▶클래식 인테리어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지만, 깨끗하면서도 절제미가 돋보이는 2층 욕실▲ 내부뿐 아니라 야외 데크에서도 벤치, 화분 등 작은 소품에 신경 쓴 건축주의 세심함이 엿보인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강원도 원주시 대지면적 : 258.3㎡(78.14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42.47㎡(43.1평) 연면적 : 213.3㎡(64.52평) 건폐율 : 55.16% 용적률 : 82.58%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9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조 지붕재 : 테릴 기와 단열재 : S.P 외벽마감재 : 슈퍼화인 마감 창호재 : 남선알루미늄 시스템창호 계획설계 : 박노현(해 뜨는 집), 허미영(건축주) 실시설계 : 장인건축 시공 : 해 뜨는 집 043-651-8846, 043-648-8846◀ 화려한 거울과 샹들리에가 돋보이는 1층 욕실은 손님을 위한 공간이다. ▶ 우아하고 품격 있는 스타일의 식당. 거실 소파와 비슷한 화이트 프레임의 식탁을 놓았다. ▲ 1층 욕실 세면대에 놓인 도자기 비눗갑은 건축주가 직접 만들었다. 이 집은 건축부터 인테리어까지 모두 건축주 직영으로 이루어졌다. 미술을 좋아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다른 길을 택해야 했던 건축주 미영 씨는 평소에도 인테리어 스타일링에 관심이 많았다. 이번 기회에 직접 집을 지으며 그동안 머릿속으로만 그려보았던 것들을 실현해보리라 생각했지만, 건축은 처음이었던 터라 친분이 있는 ‘해 뜨는 집’의 박노현 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평소에도 인테리어 취향이 잘 맞았던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사랑스러우면서도 고전미가 살아 있는 클래식 하우스를 완성했다. ▲ 이 집의 거실에는 TV가 없다. 가전제품은 최대한 밖으로 드러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건축주와 시공자의 인테리어 철칙. 1층은 천장의 높이에 변화를 주어 거실과 주방, 안방 등을 구분했는데, 주방 천장부 액자 프레임 디자인은 건축주의 아이디어다. ▲ 천장에 짙은 색의 서까래를 노출하고 화분을 두어 자연스러운 느낌을 더한 2층 아이방 ‘클래식 인테리어’라고 하면 흔히 중후하고 화려하며 웅장한 느낌의 서양 전통 양식을 떠올린다. 이 주택은 짙은 색상 대신 화사한 파스텔 톤을 바탕으로 우아하고 기품 있는 클래식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기본적으로 곡선의 프레임에 장식적인 조각이 더해진 고전적인 디자인의 가구를 사용하고 있지만 결코 과하지 않고, 내부 전체적으로 밝고 로맨틱한 컬러를 사용하여 어둡지 않다. 집 안에 있는 가구 대부분은 건축주가 직접 밑그림을 그려 주문 제작한 것들이다. 제작을 의뢰하면 마호가니 나무 생산량이 많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수공으로 작업해 건너오는 방식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장만했다. 제작 및 배송기간이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10개월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기성 가구와 큰 차이가 없는 가격에 원하는 가구를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거실의 흰색 커튼 역시 패브릭에 건축주가 직접 디자인한 자수 문양을 넣어 제작한 것이다. 이 밖에도 건축주가 세심하게 고른 욕실의 금장 거울, 공간마다 빛을 밝히는 샹들리에 등 소품 하나하나가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현대와 고전이 조화롭게 녹아든 클래식 인테리어. 화려한 듯 적당히 절제된 아름다움과 부드러운 곡선미가 여성미를 더해 한결 사랑스러운 집으로 완성되었다.◀ 서재는 클래식한 분위기를 유지하되, 베이지 톤을 바탕으로 어두운 색의 원목가구를 배치해 차분하고 중후한 느낌을 살렸다. ▶ 네 아이들의 방이 있는 2층에 오르면 가장 먼저 그린 컬러의 피아노가 보인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실크벽지, 스킨벽지(논현동 새생활장식), 노루표 페인트 바닥재 : 페르고 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아메리칸 스탠다드 주방 가구 : 에넥스 계단재 : 집성목, 페인트 도장 현관문 : 집성목, 페인트 도장 방문 : 집성목, 페인트 도장 붙박이장 : 에넥스 데크재 : 방부목, 페인트 거실·서재·침실 가구 : 데일리스위트 벽시계 : 데일리스위트 패브릭 : 마리엔젤, 데일리스위트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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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2
책과 음악이 머무는 공간, 아지트
건축가와 건축주, 시공자의 균형이 상식적인 수준의 집을 만들어냈다. 그 흐름의 중심에는 건축주의 유려한 핸들링이 있었다. 그의 지혜를 읽어보는 시간. ‘제주도’ 섬 지역의 특성도 장애가 아닌 즐길거리가 되었던, 지혜로운 집짓기의 표본을 보자.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여기저기 틀어박혀 책을 볼 수 있는 아늑한 공간, 고개를 들면 바다와 산이 보이는 제주의 풍경, 그리고 음악이 잔잔하게 울릴 수 있는 포근한 집. 자신이 원하는 공간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면적은 그리 크지 않아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집짓기의 시작을 풀어낸 건축주였다. 본인이 집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차근차근 생각하며 A4용지 한 장을 빽빽하게 채웠다. 오랜 꿈이었던 자연 속에서의 삶, 그 시작이 이 종이 한 장에서 출발했다. “작은 집을 지어주세요.” 설계를 맡아줄 홈스타일토토를 찾아간 건축주는 의사를 명료하게 밝혔다. 건축가를 선별하는 과정도 현명하고 명쾌했다. 대량의 정보에 휩쓸리지 않고, 또 과대광고에 속지 않았다. 뜻이 맞는 설계자와 건실한 시공자를 찾는 데만 반년을 썼다. “설계는 건축가에게, 시공은 시공자에게 맡기고 저는 그저 어떤 집에 살고 싶은지만 툭 던졌죠.” 전문가의 영역을 존중하고, 믿고 맡길 줄 아는 이를 만난 것은 건축가에게도, 그리고 시공사에도 어쩌면 축복이었을 것이다. ◀ 안마당을 둘러 데크를 만들어 주택의 위요감을 더했다. ▶ 앉아서 쉴 수 있는 움푹 파인 툇마루는 물확을 설치해 발을 담그며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디자인되었다. ▲ 건물 배면에서 바라본 안정적인 형태의 주택 외관은 제주 한라산과 오름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제주시 애월읍 대지면적 : 991.74㎡(300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85.79㎡(25.95평) 연면적 : 94.18㎡(28.49평) 건폐율 : 8.65% 용적률 : 9.50%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6.3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북미산 SPF 지붕재 : 컬러강판(로자) 단열재 : 그라스울 단열재 외벽마감재 : 오메가플렉스, 적삼목 창호재 : 독일식 ENSUM창호 계획 및 실시설계 : 홈스타일토토 임병훈 정신애 010-3215-4436 www.homestyletoto.com현지 인허가대행 : 제주 산방건축사사무소 시공 : 대한이앤씨 www.dhenc.co.kr▲ 실내로 막 들어서면 좌식생활을 할 수 있는 평상과 입식 부엌이 펼쳐진다. 토지의 ‘형질변경’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건축주였지만, 자신이 원하는 ‘거주’에 대한 생각만 명료하다면 그 다음은 상식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풀어나가면 되니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모든 의사결정은 즐거운 ‘토론’의 장이 되었다. 공사견적을 받을 때, 초안보다 5천만원 가량 절약할 수 있었던 것은 시공회사의 인테리어 재료 변경 제안 덕분이었다. 자작나무를 다루는 시공사의 노하우를 인정한 건축주의 빠른 의사결정이 수반되었다. 어린아이가 없어 친환경 재료에 민감하지 않은 건축주의 상황을 고려하여 데크재와 친환경페인트도 방부목과 실크벽지로 변경되었다. 건축가의 의도대로 짜인 공간과 뼈대인 구조체, 단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창호 등 집의 디자인과 성능에 손대지 않은 채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적절한 타협점을 찾은 것이다. 설계 의도는 명확하다. 오밀조밀 위요감있는 공간을 이곳저곳에 배치하려는 건축가의 계획대로 응접실 역할을 하는 평상, 편백으로 둘러싸인 1인용 음악감상실, 그리고 복도를 이용한 짧지만 강력한 책의 길은 이 집의 백미다. 이곳저곳 욕심을 부리다 보니 건축 면적이 기존 20평보다 약 8~9평가량 늘어났지만, 그만큼 폭 싸인 공간이 늘었다며 즐거워하는 건축주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거리가 멀어 건축가가 늘 현장에 붙어있을 수 없었기에 현장에서의 의사결정은 건축주와 시공자에게 맡겨진 상황이었다. 공사과정 중 분쟁은 어느 현장에나 생기기 마련이다. 재미있는 공간 하나쯤 있어도 좋겠다 싶어 만든 거실 위 다락 부분. 이곳에 오르는 사다리 디자인을 두고 원래 디자인과 틸트다운 방식 두 가지를 두고 건축가와 시공자 사이에 이견이 발생했다. ‘일주일만 생각해보자’며 머리를 싸맸던 건축주는 결국 건축가의 편을 들었다. 이유를 물으니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원래 없어도 될 공간이었지만 재미를 위해 만든 공간이기에 건축가의 의도를 존중하기로 했지요. 무엇보다 저곳에 오를 사다리를 내리기 위해 매번 평상에 있는 책을 치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싶었고요.” 부인이 집에 없을 때는 항상 그곳에서 책을 보고 있다며 뿌듯해하는 건축주. 단지 올라가기 조금 불편해 조만간 ‘60세 이상 진입 금지’ 푯말을 붙일 예정이라며 웃는다. ◀ 현관에서 바라본 복도의 모습. 복도 끝에는 한쪽 벽면에 가득 짜 넣은 책장이 자리한다. ▶ 복도 반대쪽에서 현관을 바라본 모습. 좌측에는 데크로 나가는 창이, 우측에는 2층으로 오르는 계단실이 있다. ▲ 2층 서재의 자그만 창을 통해 바라본 부엌과 거실 공간. 작지만 오밀조밀한 구성이 돋보인다. ◀ 편백으로 마감한 음악실 문을 열어두면 집 안 가득 향이 퍼진다. ▶ 책이 가득한 복도의 끝에는 침실이 있다. 왼쪽에는 서고가, 오른쪽에는 픽쳐레일이 있는 아늑한 복도는 건축주의 독서공간이다.집짓기를 탐탁지 않아 했던 부인도 지금은 주택에서의 삶을 만끽한다. 아파트에서의 생활이 편리할지는 몰라도 이곳엔 풍요로운 자연이 있다. “어때?” 속없이 묻는 남편의 질문에 “지금까지 당신이 한 일 중에 최고!”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여름날, 외부 데크에 테이블을 펴고 차를 끓여 달콤한 케이크와 함께 먹으며 바다의 야경을 바라볼 때 가장 행복하다는 부부. “너무 좋아 뿅 갔다”는 표현이 유쾌하다. 두 부부의 낙낙한 삶의 초석이 될 그들만의 아지트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실크벽지, 자작나무, 편백나무 바닥재 : 강마루(구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국산및 수입산 수전 등 욕실기기 : INUS 주방 가구 : 한샘 조명 : 메가룩스 & 룩스몰 계단재 : 자작나무 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 방문 : 자작나무 제작도어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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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8
직선과 사각의 다채로운 조합 / Square Modern House
모던한 외관으로 콘크리트주택이라 오해할 법도 한 이 집은 2×6 경량목구조로 지어진 목조주택이다. 구조가 주는 형태적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타입의 목조주택을 만나러 판교 택지지구로 향한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 은은한 베이지가 깔린 화이트톤의 인테리어는 집에 고급스러움을 더한다.판교 단독주택전용지구에 이제 주택 한 채가 새로 지어졌다. 이 집은 알루미늄단열복합패널과 폰더막스NT패널 그리고 노출콘크리트 문양 패널의 조합으로 눈길을 끈다. 다양한 질감과 정교한 디테일을 자랑하면서도 목재나 스터코 마감처럼 관리가 까다롭지 않아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고급 외장재들이다. 다채로운 패턴의 건물 외관은 마감재를 다양하게 쓰되, 조형미를 생각해 적절히 분할하고 편집해 흥미롭다. 건물은 간결한 직선미로 단정하면서도 스마트한 느낌까지 풍긴다. 현관 앞 크게 서 있는 구조물은 노출콘크리트 문양의 패널을 입혀 건물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현관 처마부를 완성한다.건물 내부로 들어서면 짙은 오크 원목계단을 중심으로 거실과 주방이 자연스레 나뉘어 펼쳐진다. 거실은 150㎜ 단차를 주어 공간을 구분했으며, 은은한 베이지톤의 화강석으로 벽면을 마감했다. 하얀색 벽과 베이지 컬러가 어우러지며, 여기에 짙은 오크가 포인트로 더해지니 세련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완성됐다. 부분마다 설치된 원목의 포인트 기둥이 평면 구성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 사각의 박스들이 리드미컬하게 배치된 집의 정면 모습 ▶ 조형적 이미지로 연출한 출입부와 현관 ◀ 11자로 배치된 주방은 블랙 톤으로 세련된 모습이다. ▶ 욕조를 짜 넣어 타일로 마감한 안방 욕실이 집은 무엇보다도 성능에 충실하게 지어진 집이다. 언뜻 보기에는 철근콘크리트 구조처럼 보이지만, 내부에 단열재를 충진해 벽체를 구성하는 경량목구조 주택이다. 시공사인 마고퍼스건축그룹 김형섭 대표는 “고단열 주택으로 짓기 위해 목구조의 원칙부터 철저하게 지켰다”며 집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다. 우리나라 목조주택 현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이중 단열은 목조주택 외부에 EPS 등의 단열재를 덧대는 방식으로 시공되는데, 바람이 통하지 않아 내부의 목재가 썩을 염려가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시공에서 제외했다. 캐나다 목조주택 구축방식을 그대로 따르기 위해 2×6 캐나다 정품 인증 구조목을 사용해 뼈대를 세웠으며, 6인치의 벽체 두께만큼 고밀도 그라스울을 채워넣어 단열에 신경 썼다. 단열뿐 아니라 습기 차단을 위해 투습방습지 위에 레인스크린을 꼼꼼히 설치했고, 옥상과 벽체에는 차열시트를 시공해 햇볕으로부터의 피해를 최소화했다. 모던한 외관과 목조주택의 성능을 둘 다 잡은 이 집은 건축주의 요청에 따라 당분간 오픈하우스로 운영될 예정이다. 김형섭 대표는 “새로운 유형의 주택건축을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방문해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지면적 : 231.1㎡(69.91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 114.92㎡(34.76평) 연면적 : 260.38㎡(78.76평, 지하실 포함) 건폐율 : 49.7% 용적률 : 87.8%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10.1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캐나다산 SPF No.2 & BTR dimensional number 지붕재 : 인조세라믹기와 단열재 : 미국산 수입 Eco batt 외벽마감재 : 일본산 수입 KMEW세라믹패널사이딩, 알루미늄단열복합패널 창호재 : LG PVC 시스템창호(3중유리, Low-E 단열간봉) 계획설계 및 시공 : 마고퍼스건축그룹 031-8017-0333 실시설계 : 신예건축 031-585-4325 3.3㎡(1평)당 건축비 : 670만원 ◀ 현관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거실이, 오른쪽에는 주방과 식당이 위치한 명료한 동선. ▶ 식당에는 언제든 마당과 오갈 수 있도록 큰 창을 사용했다. ◀ 다락방은 아이들에게 안성맞춤 놀이 공간이다. ▶ 오크 원목으로 짜 넣은 계단부는 이 집의 중심 동선이다.두 아이를 키우는 부부이기에 주방은 식당으로 시선이 향하게끔 배치했다. 아이들이 공부하고 뛰노는 거실과 식당부를 살피기 좋은 구성이다. 이곳은 아내의 취향을 적극 반영해 모던하고 깔끔한 느낌의 가구로 선정했으며, 동선도 명료해 생활이 편리하다. 대개 복층구조는 1층에서 시작되지만, 이 집은 2층 가족실을 복층으로 구성하고 다락까지 트인 공간으로 구성했다. 계단 바로 앞에 펼쳐진 가족실은 그 앞에 딸린 발코니와 더불어 아이들 놀이터가 될 예정이다. 2층에서 다락으로 오르기 전 공간에 또 한 번의 단차를 주어 안방을 구분했다. 이곳은 부부만의 공간으로 침실과 드레스룸, 욕실이 모두 완비된 미니 오피스텔 같은 구조다. 볕이 잘 드는 남쪽으로 침실 창을 냈고 드레스룸도 환기가 잘 이루어지도록 창문을 냈다. 다락은 구름벽지와 경사지붕으로 꿈의 공간을 구현한, 온전히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안전하게 시공되어 아이들이 뛰어놀아도 걱정 없는 옥상의 데크는 벌레 먹을 염려가 원천 봉쇄된 합성 목재로 시공했다. 정확한 규격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시공이 편리하고 뒤틀리거나 부식의 염려가 없어 옥상 데크 시공에 인기인 제품이다. ▲ 남쪽으로 긴 창을 내 채광이 좋은 안방 ◀ 3층까지 층고를 높여 개방감 있는 가족실을 만들었다. ▶ 동쪽으로 난 발코니는 빨래 널기에 좋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LG 공생벽지, 지아벽지 바닥재 : 광폭오크원목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각종 타일 및 석재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 스탠다드 주방 가구 : 에넥스 조명 : 중앙조명 계단재 : 오크원목 현관문 : 오크원목 방문 : 오크원목 아트월 : 화강석 및 석재타일 붙박이장 : 마고퍼스건축그룹 디자인 제작 데크재 : LG우젠 합성목재 (주)마고퍼스건축그룹 (MAGOPUS HOMES) 캐나다 목조주택 PM, 동화 SFC하우징 기술팀장을 역임한 김형섭 대표가 2009년 설립한 건축그룹이다. 캐나다, 미국 등 선진국 기준의 무상 A/S와 내진설계, 친환경자재 사용을 최우선으로 두고, 판교와 같은 고급주택단지 내 주택 시공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031-8017-0333 www.magopus.co.kr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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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6
예술가의 손길을 담은 서귀포 주택집
멀리서부터 지붕 위로 올라온 먼나무(난대수종으로, 가을이면 붉은 색 열매가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달리는 모습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남해안 섬에서 많이 자라며 제주도에 많이 서식하는 나무)가 눈길을 끄는 언덕 위 전망 좋은 집. 대문 앞 ‘행복이 웃는 집’이라는 명패가 손님을 반기는 이 집은 시인이자 화가, 설치미술가인 건축주가 직접 디자인하고 시공한 집이다. 이국적인 풍경이 아름다운 제주에서 집주인의 개성과 예술적 감각이 묻어나는 서귀포 주택을 찾았다.취재 정사은, 조고은 사진 변종석 앞으로는 서귀포 시내와 바다의 풍경이, 뒤로는 한라산이 보이는 언덕에 단독주택 한 채가 새로 들어섰다. 서귀포시 서홍동은 한국의 명수(明水)로 소문난 ‘지장샘’이 있는 유서 깊은 마을이다. 제주 이민자들이 넘쳐나는 요즘이지만 아직 외지인들이 많지 않은 동네 중 하나로, 서귀포항이 가까워 차로 10분이면 바다를 만날 수 있다. 가까이 대형마트, 재래시장, 병원, 시청 등 편의시설이 모여 있어 생활하기도 편리하다. 이 집을 직접 디자인한 건축주 안대진 씨 역시 이런 점에 반해 이곳에 집을 지었다. 오랜 외국 생활 후, 2007년 제주도에 들어와 산 지 6년 만에 지은 ‘내 집’이다. 주택의 내부로 들어서자 그가 즐겨듣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건축을 업으로 하고 있지만 화가이자 시인, 설치미술가이기도 한 그는 ‘입고(衣) 먹고(食) 사는(住) 일 모두 즐거워야 한다’는 자신의 가치관을 집에 그대로 담았다. ‘행복이 웃는 집’이라 이름 지은 것도 바로 그런 연유에서다. 대문에서 현관으로 향하는 길에 있는 오픈카페와 넓은 마당과 테라스, 주방과 연결된 외부 공간은 지인들을 초대해 어울리기 좋아하는 그의 성향을 그대로 반영한다. 세 자녀가 모두 독립해 식구는 부부 둘뿐인 터라 주택의 공간 구성은 단순하다. 1층에는 하나의 동선으로 이어지는 거실과 주방, 욕실, 침실이 있는데, 거실과 침실 모두 전면에 창을 내어 채광이 좋다. 특히, 종종 지인들과 자택에서 식사를 즐기는 그는 테이블 바로 옆에 세면대를 두어 불필요한 움직임을 최소화했다. 주방 옆으로 이어지는 외부 공간은 대나무 숲의 정경을 즐기며 식사를 하거나 차 한잔 하기 좋은 곳이다. ▲ 주택은 평범한 박공지붕에 단순한 형태의 매스이지만, 다양한 소재를 적절하게 혼합하여 매치해 개성을 살렸다. ▲ 옥상에는 1층 오픈카페에서 지붕을 뚫고 올라온 먼나무가 타원형의 조형물과 어울려 멋스러운 광경을 연출한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지면적 : 456㎡(137.94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다락 건축면적 : 80.22㎡(24.27평) 연면적 : 127.84㎡(38.67평) 건폐율 : 18.11% 용적률 : 28.86%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9.1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조 지붕재 : DBS COATING METAL 단열재 : 우레탄폼, 아이소핑크 70㎜ 외벽마감재 : 독일산 STO 창호재 : LG시스템 창호 계획설계 : 일소디자인 010-8812-1237 실시설계 : 이즈건축 시공 : ING건축 064-738-1267 건축비 : 3.3㎡(1평)당 520만원▲ 뻐꾸기창이 돋보이는 주택 전면은 푸른 잔디마당과 야자수, 제주의 맑은 하늘이 어우러져 한층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 지붕을 뚫고 서 있는 먼나무가 멋스러운 오픈 카페는 주택의 핵심이다. 세 개의 벽면을 각각 다른 소재로 마감하고, 딸과 건축주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메시지를 적어 넣어 예술적 공간을 연출했다. ▲ 주택의 곳곳에는 세로 혹은 가로로 길게 창을 내어 탁 트인 시야가 장관이다. 2층에서 내다보는 제주 풍경은 서귀포 시내 너머로 보이는 바다가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듯 느껴진다. ▲ 2층 사다리를 오르면 만날 수 있는 다락방. 널찍하고 아늑한 이 공간은 건축주의 작업실로 꾸며질 예정이다. ▲ 여러 사람과 함께 식사하기 좋도록 인덕션이 일체형인 가로로 긴 식탁을 제작했고, 식탁 가까이에 세면대를 두어 욕실까지 가지 않아도 손을 씻을 수 있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다래 실크벽지 바닥재 : LG 데코타일 멀바우 욕실 및 주방 타일 : PANARIA, BISAZZA 수전 등 욕실기기 : DADA 수전, 대림원피스비데 주방 가구 : 한샘, 로칼 계단재 : 우드 집성목 현관문 : 동아금속 KOREANA 방문 : 영림도어 붙박이장 : 원목 핸드메이드 데크재 : 에폭시 도장 2층에는 방 1개와 가족실, 욕실, 발코니가 있다. 이곳에도 공간마다 전면에 창을 내어 제주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족실에서 이어지는 다락방은 약 18평으로 널찍하지만 아늑하다. 넓은 다락방은 건축주가 주택을 디자인하거나 그림, 시 등의 작품 활동을 하는 작업실로 꾸며갈 예정이다. 집을 짓고 사는 사람이 즐겁고 행복해야 집을 찾는 이들도 행복하다는 건축주. 그는 제주에서만 두 개의 차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곳의 이름도 ‘행복한 차실’이다. 그곳에도 행복과 사랑을 주제로 그가 직접 그리고 만든 그림과 조형물이 손님을 맞는다. 특유의 예술적 감성과 개성, 즐거움이 가득한 집에서의 나날들. 앞으로 그의 삶에는 웃을 일이 더 많을 것 같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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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2
소박하고 따뜻한 제주 애월 카페 / Haru Hana
CAFE & HOUSE ‘하루하나’는 제주에서도 아주 시골이라는 애월읍 장전리의 농가를 개조한 아담한 카페. 일본어로 ‘봄(はる)의 꽃(はな)’을 뜻하는 이름의 카페는 화사한 외관이 늘 따뜻하고 싱그러운 제주를 닮았다. 취재 정사은, 조고은 사진 변종석 ▲ 감귤창고를 직접 리모델링한 카페 내부에 부부가 서울에서 가지고 있던 가구와 소품들을 그대로 옮겨 왔다. 테이블, 의자, 조명 하나까지 모두 직접 사용하던 것들이다.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제주도 이민’ 열풍이 불고 있다. 제주 곳곳에서 농가를 개조한 게스트하우스나 카페를 운영하는 청년 혹은 젊은 부부, 가족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카페 하루하나의 주인 임휘, 김수연 씨 부부는 이들의 선배격으로, 제주 귀촌이 아직 낯설고 어려울 때 용감하게 제주살이를 선택한 가족이다. 첫째 딸 효엘이가 100일 되던 날 제주로 내려온 그들은 집과 카페를 리모델링하고, 몇 해 전 카페를 오픈했다. 이곳에 자리 잡기 전에도 부부는 서울 혜화동 대학로에서 ‘카페 하루하나’를 운영했다. 연극, 뮤지컬 등의 문화가 가득한 그 곳에서 언젠가 1층에는 카페, 2층엔 게스트하우스, 3층엔 살림집을 꾸리는 것이 두 사람이 늘상 이야기하는 꿈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 휘 씨는 문득 ‘꼭 서울이 아니라면 지금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이나 여행으로 자주 드나들었던 매력적인 섬, 제주에서라면 미래의 일로만 여겼던 것들을 지금 도 충분히 실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어렸을 적부터 시골 외할머니댁에 자주 머물렀던 그는 자라면서 늘 시골생활을 꿈꿨다. 결혼 전부터 수연 씨에게 ‘대관령에서 목장을 하며 살고 싶으니, 나는 그림 그리고 애들이 뛰어놀면 당신은 옆에서 소젖을 짜라’며 농담을 하곤 했다. 하지만 수연 씨는 그림책으로 나비를 배우고 아스팔트 위에서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자란 전형적인 도시 사람이었다. 시골 생활은 생각해본 적도 없던 그녀는 남편이 제주도로 가자는 이야기를 처음 꺼냈을 때, 놀라서 펄쩍 뛰었다고 한다. 하지만 뱃속에 딸 효엘이가 생긴 후, 그녀의 마음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어릴 적 지리산에서 잠깐 지낸 적이 있는데, 그때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재밌고 흥미진진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요. 내 아이들에게도 어려서부터 자연과 감성을 불어 넣어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휘 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혼자 3~4일씩 내려와 제주의 땅과 농가를 알아보고 다녔다. 아내와 효엘이를 데리고 완전히 제주로 내려와서는 짐을 이삿짐센터에 맡기고 펜션을 3개월 장기 임대했다. 처음 한 달은 펜션에서 지내며 제주를 좀 더 둘러보고 살 곳을 정한 후, 나머지 두 달 동안 살림집을 고쳐 들어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제주에 정착하는 일이 계획처럼 순조롭지는 않았다. “집과 땅을 계약했는데, 살고 계시던 할머니가 집을 비워주시지 않더라고요. 아직 갈 곳을 준비하는 중이라며(웃음). 도시 같으면 바로 ‘당신 계약 위반이야! ’라고 내쫓을 상황이지만, 그분도 이 동네 사람인데 어울려 살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마냥 기다렸죠.” 집 문제가 해결되고 나니, 이번엔 행정적 문제가 터졌다. 살림집으로 삼을 농가 일부가 옆집 땅 위에 걸쳐 있어 건물을 철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발에 땀 나도록 시청에 드나들며 각종 서류도 준비하고 측량도 다시 했지만, 돌아오는 건 여전히 ‘철거하라’는 대답뿐이었다. ▲ 카페 곁의 아담한 노란색 집은 가족의 살림집이다. 아직 손볼 곳이 남았지만, 직접 디자인해 만든 싱크대와 세심하게 신경 쓴 조명, 계절마다 어울리는 패브릭으로 꾸미는 거실 등 부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큰 창으로 자연을 보며 각종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는 거실은 아이들을 위한 또 하나의 놀이 공간이다. ▲ 카페로 개조하기 전 감귤창고의 모습. 마당에는 전에 살던 할머니가 심어놓은 감자, 콩, 깨 등의 작물과 비닐하우스가 있었다. 지금은 허브를 심고 초록 잔디를 깔아 효엘이가 마음껏 뛰어노는 카페 앞마당이 됐다. “아무도 해결할 방법은 알려주지 않고 안 된다는 얘기만 했죠. 참다 참다 결국 아이까지 안고 온 가족이 시청에 출동했어요.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에 저는 소리 지르고 효엘이 엄마는 울고 했더니, 그제야 심각성을 깨닫고 해결책을 내어 놓더라고요.” 알고 보니 담당부서간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생긴 일이었다. 제주도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했다. 특히 오래된 농가는 옆집 땅을 침범한 것을 지적도 상으로도 알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제주 이주민들을 위한 기관이 따로 있지만, 그땐 일일이 묻고 찾아보는 수밖에 없었다. 행정적 문제가 해결되고도 남은 난관은 또 있었다. 느긋한 성향의 제주도 인부들은 공사 중에도 비가 오거나 개인적인 사정이 생기면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자꾸만 늦어지다 보니 시간은 애초에 계획했던 3개월을 훌쩍 넘겨 6개월이 지나 있었다. “갓 백일 넘은 효엘이를 데리고 펜션에서 6개월 동안 지내야 했는데, 왠지 여행 온 기분도 나고 재밌었어요. 비슷한 시기에 제주에 와서 친해진 친구들과 지금도 자주 만나는데, 모일 때마다 ‘우리끼리 책 쓰면 열 권은 나오겠다’며 우스갯소리를 하죠.”▲ 직접 칠하고 꾸민 카페 내부에는 부부의 손때가 묻은 물건이 많다. 카페 한쪽에 자리 잡은 피아노는 성악을 전공한 수연 씨가 어릴 적부터 연주하던 것. 그 위의 화병들도 모두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들이다. 무사히 살림집에 들어간 후, 짬날 때마다 감귤창고를 고쳐 카페 하루하나를 오픈하고 1년 반이 흐른 지금까지 꽤 많은 것이 변했다. 그 사이 아들 나엘이가 태어났고, 효엘이는 처음 제주에 올 때의 바람처럼 마당에서 뛰어놀기 좋아하고 공벌레(쥐며느리)를 가장 좋아하는 아이가 되었다. 출퇴근하느라 아내와 아이를 볼 틈도 없었던 휘 씨는 이제 온종일 가족의 곁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기쁘고 감사하다. 수연 씨도 이곳에서 점차 변화하는 자신을 느끼고 있다. “처음엔 서울에 가면 꼭 대형할인매장에 들러 이것저것 쟁여두기 바빴는데, 지금은 보기만 하고 빈 손으로 와요. 제가 그동안 과한 소비 환경에서 살았구나 싶더라고요. 아, 효엘이는 몇 달 전에야 아파트와 놀이터가 뭔지 알게 됐어요. 요즘은 청개구리는 기본이고 도마뱀까지 손으로 덥석 잡는다니까요.” ▲ 카페 앞마당에서는 부부가 직접 기획한 아트마켓 ‘반짝반짝 착한 가게’가 열리기도 한다. 건강한 먹거리나 핸드메이드 소품과 액세서리 등이 직거래 되고, 간간이 공연도 곁들여진다.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정직한 거래를 기본으로 또 하나의 문화의 장이 되어가고 있다. ▲ 제주에서의 삶이 겉보기엔 여유롭고 멋져 보일 수 있지만, 사실 그것은 환경이나 경제적 이유보다 넉넉해진 마음에서 오는 것들이다. 마당과 데크 관리, 카페의 소품들을 정리·청소하고 예쁜 모습을 유지하는 일 등 이곳의 일상은 바쁘게 돌아간다. ▲ 카페와 마당은 효엘이의 놀이터다. 임휘, 김수연 씨 부부와 효엘이, 나엘이 가족의 단란한 모습누구나 살고 싶은 곳에서 살 권리가 있지만 대부분 직장, 학교 등에 매여 있어 자신이 살 곳을 직접 결정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러고 보면 상권 좋은 곳의 카페를 정리하고 일찌감치 제주에서의 삶을 택한 임휘, 김수연 씨 부부는 참 용기 있는 사람들이다. 덕분에 이들은 아이들과의 소중한 추억, 자연에서의 건강한 삶, 그리고 따뜻한 이웃들을 얻었다. “삶이라는 게 어떤 룰을 정해놓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살다가 변하는 상황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현재와 자연을 마음껏 누리면서 딱 지금처럼만 살았으면 좋겠어요.” 거창하고 여유 있는 삶을 기대했다가 금세 육지로 돌아가고 마는 제주 이민자들이 늘 안타깝다는 그들. 막상 맞닥뜨린 제주도는 육지에서 상상했던 ‘환상의 섬’은 아니었지만, 이곳에서 정직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일상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작은 것에 감사하며 소탈하게 웃는 임휘, 김수연 씨 부부와 아이들의 모습이 제주의 풍경 안에 살포시 녹아든다. ※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 201-1 www.haruhana.me / 트위터 @Hwiza_C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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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9
건축비의 한계를 즐기며 짓다
멋진 설계, 하자 없는 시공에 앞서 건축주들은 늘 건축비에 대한 고민을 먼저 갖고 있다. 설계ㆍ시공자가 그들의 가려운 데를 읽고 진정을 실어 지은 집이 경기도 양평에 지어졌다. 1억원이란 예산 안에서 건축의 한계를 껴안고, 이를 넘어서고자 했던 그들의 노력을 읽어본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 현관을 들어서면 거실 겸 주방의 공용 공간이 자리한다. 전면창을 통해 데크로 바로 나갈 수 있다. 작년 12월 초 어느 날, 건축비가 아주 적고 집의 규모도 작은데 설계가 가능하냐는 문의 전화를 받았다. 사정을 들어보니 동원할 수 있는 건축비용은 총 1억5백만원. 형질변경과 지하수 확보 등 건축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포함한 금액이었다. 선뜻 하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나를 찾아 전화준 것만으로도 감사하여 어떻게 나를 알게 되었는지, 어떤 집을 원하는지 상투적인 질문을 했다. 그는 전화기 너머로 조심스럽게 자신이 살고 싶은 집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고, 내 마음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건축주는 어린 아이 둘을 가진 젊은 부부로, 도시에서 벗어나 아이들을 자유롭게 키우고 싶어 전원생활을 결심했다. 그러나 의정부에 있는 작은 아파트를 팔아 그 돈으로 집을 지으려니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비슷한 사례들을 찾던 중 ‘1억원대 집짓기(2012, 주택문화사 발행)’란 단행본에 소개된 ‘부래미 주택’을 보고 나를 찾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부래미 주택은 6년 전에 지은 집이라 지금의 상황에서 비슷한 비용으로 집을 지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건축주는 화려하고 큰 집이 아니라, 가족의 행복을 키워갈 수 있는 작은 집이면 족하다고 거듭 말했고, ‘이런 집도 설계해주시나요’라고 조심스러운 청을 했다. 그동안 전국의 농촌 마을 만들기에 관계해 오며 적은 공사비와 그들에게는 비싸게 느껴질 법한 설계비 때문에 건축가들로부터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현실을 알기에 거절할 수는 없었다. 그런 연유로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자는 약속과 함께 이번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 현관부는 브릿지 공간 아래 그늘을 만들어 물놀이와 휴식을 즐긴다. ▶ 창으로 자연의 풍광을 마주하는 아들의 방. 무한한 상상력을 갖고 크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담겼다. ▲ 회색 포슬린타일과 어우러진 심플한 마감의 주방과 아일랜드 식탁. ㄱ자 창을 통해 마당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사용빈도가 높은 만큼, 멀바우와 자작나무 합판으로 견고하게 제작했다. ▶ 화려한 장식은 없지만 휴양지에 온 듯한 분위기를 선사하는 부부 침실 건축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시공자와의 협업이 중요하다. 초기에 시공자를 정하고 재료의 선정과 공법에 대해 검토하면서 설계를 진행했다. 시공자가 공사비 범위 내에서 가능한 재료를 추천하면 이를 검토해서 설계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넘어서지 않도록 신경 썼다.집의 구조는 공사기간을 줄이기 위해 경량목구조로 결정하였고, 결과적으로 2.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완공되었다. 30평 이하로 건축허가가 아닌 신고로 처리할 수 있었던 것도 공사기간 단축에 도움이 되었다. 건축 재료는 효율은 좋지만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중소기업의 제품을 선택하고, 가장 물량이 많은 건물의 외관은 흔히 쓰이는 시멘트사이딩으로 마감하기로 하였다. 집이 지어지면서 가격이 저렴한 자재들로 인하여 혹 건물이 전체적으로 값싸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는 기우였다. 세워서 시공한 시멘트사이딩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색깔과 질감을 제공했다. 단지 누수가 우려되어 칠한 페인트의 컬러가 오히려 미감에 저해가 되었다. 목조로 구성된 벽체는 일부를 서가로 디자인하여 별도의 서가를 두지 않아도 많은 책을 꽂을 수 있게 하였다. 지붕은 건물 뒤쪽으로 경사를 주었는데 낙엽이 많은 주변 환경을 고려하여 선홈통을 두지 않고 바로 땅으로 떨어지게 했다. 덕분에 공사비도 절감하고 낙엽으로 홈통이 막혀 누수되는 하자도 피했다. 창문은 단열을 고려해 다소 비싼 로이유리를 사용하여 큰 창의 단점을 극복하였다. ▲ 자녀방은 부부 침실 곁에 나란히 자리해, 아직 어린 자녀들을 가까이서 보듬도록 했다. 건물의 형태는 외피면적이 가장 적은 박스형 2층으로 결정하였는데 주변건축물과 자연경관 사이에서 오히려 돋보이는 결과를 낳았다. 이 과정에서 건축주는 자신의 집이 어떻게 지어질 것인가를 수시로 확인하고 미리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었다. 결국 공사 중에 재료를 바꾸는 일을 최소화하여 이중으로 경비가 낭비되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막았다. 집은 약 30평 정도의 공간이 2개 층으로 나누어져 있다. 다소 좁게 느껴질 수 있는 문제는 1층 현관 입구에 진입공간을 넓게 확보하여 아이들의 놀이터로, 때로는 작업공간으로 활용하게 함으로써 심리적으로 집 전체에 여유가 느껴지게 하는 결과를 얻었다. 집 짓는 중에 건축주가 주변으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집이 왜 이리 단순하냐’는 질문이었다. 처음에는 이상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가 집이 점점 더 완성되면서 독특해서 좋다는 말로 바뀌었고. 특히 지금은 건물 1층에 넓게 조성된 목재 데크가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집을 설계하고 짓는 과정에서 젊은 건축주 부부와는 여러 면에서 의견이 잘 통했다. 건축의 스타일뿐 아니라 안주인이 직접 구워 내놓는 브라우니는 미팅 때마다 받은 특별한 선물이었다. 과정이 순조로운 만큼 결과물도 만족스러웠다. 여기에는 시공자의 몫 역시 컸다. 설계 초기부터 건축 과정을 공유하다 보니, 시공을 할 때는 설계 시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도 알아서 찾아내고 조정해주기도 했다. ◀ 2층 복도 한 켠에는 안주인의 취미 공간이 자리한다. ▶ 계단실과 방 사이의 벽은 책꽂이로 사용할 수 있게끔 설계 단계부터 반영한 부분이다. 1억원으로 집을 지었다고 하니 많은 질문들이 쏟아진다. 요즘같이 집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내 집을 장만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일 것이다. 효율적인 투자를 위한 집짓기 비법을 알려주자면, 먼저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보는 것이다. 나와 같이 살고 있는 배우자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내 자녀들의 꿈은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이런 것들에 대해 다시 살펴보는 과정에서 가족과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생각들을 반영하여 가족들의 희망과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최적의 비용과 행복한 디자인이 나온다. 행복한 집! 인생을 두고 하는 가장 값진 투자가 아닐 수 없다. <글 _ 김종대>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대지면적 : 370㎡(112.12평) 건축면적 : 59.05㎡(17.89평) 연면적 : 99.17㎡(30.05평) 1층 - 39.67㎡(12.02평) 2층 - 59.05㎡(17.89평) 건폐율 : 16% 용적률 : 27%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7.2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지상 - 목재 스터드 공법 구조재 : 벽 - 캐나다산 SPF 2×6 지붕 - 캐나다산 SPF 2×8 지붕재 : 아스팔트 싱글 단열재 : 그라스울(벽체 - R19, 천장 - R30), 열반사 시트 외벽마감재 : 시멘트사이딩, 적삼목 루바 창호재 : 대동 엘로이샤시 시스템창호(로이 21㎜ 복층유리) 일반창호(16㎜ 복층유리) 내벽마감재 : 친환경페인트 바닥재 : 타일, 강화마루 설계 : 디자인연구소 이선 시공 : 제타 어쏘시어트 02-3210-0509 3.3㎡(1평)당 : 약 384만원 INTERIOR SOURCES 페인트 : 외벽 - FLOOD(미국) 수용성 오버코트 내벽 - 조광페인트 / 하모니텍스 주방 벽면 : 마감재 멜라민패널 욕실 타일 : 벽체 - 이화타일 200×400 바닥 - 동서타일 200×200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 B&Co 조명 조용주 조명 바닥재 : 1층 - 포슬린타일(400×600), 2층 - 강화마루 주방기기 : 대림시스템키친 현관문 : 일품제작(현장제작 50T - 1000×2200) 방문 : 일품제작(현장제작 45T - 900×2100) 데크재 : 미송방부목(21×120) 계단재 : 디딤판 - 멀바우집성판(18T) 챌판 - 자작합판(9T) 건축가 김종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주)율건축사사무소 대표를 거쳐 현재 디자인연구소 이선 대표를 맡고 있다. 이천과 횡성 등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농촌과 환경, 공공 건축을 오래도록 연구하고, 문화부의 문전성시 재래시장 활성화 사업의 단장을 맡아 활동했다. 최근에는 2013 문화의 달 기념 행사를 맡는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02-722-8619 leesundesign@gmail.com※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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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6
디자인 컨설팅 / 이국 정취를 풍기는 토스카나풍 전원주택
집을 짓고자 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독자들을 위해 본지에서 디자인 컨설팅을 운영한다. 마당 있는 집을 꿈꾸는 당신을 위해 윤성하우징에서 제안하는 나만의 맞춤설계를 만나본다. 구성 정사은 건축주의 바람 저희는 40대 후반의 부부입니다. 저는 현재 대전의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 아내는 그림에 취미를 둔 주부입니다. 아내와의 오랜 고민 끝에 아파트를 벗어나 작은 정원을 꾸미고 흙을 밟으며 살기로 결정 했습니다. 아직 아이들의 교육문제와 저의 직장 문제로 대전을 벗어나기는 힘들어 노은지구의 단독택지 중 산과 가깝고 조용한 곳에 땅을 구입했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를 위해서는 2층에 방을 마련하면 좋을 것 같고, 1층은 저희 부부의 공간과 온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거실을 두었으면 합니다. 주방과 거실은 분리되었으면 좋겠고, 대지가 약간 경사져있기 때문에 지하에 주차장을 만들면 어떨까 합니다. 간단한 목공작업과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작업공간이 있으면 더 좋겠고요. ▲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대지 개인적으로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을 여행했을 때 본 집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고풍스러운 기둥을 사용하면서 오래될수록 멋스러운 기와가 덮인 하얀색 주택이었는데, 이런 클래식한 느낌을 살린 디자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외부와 연결되는 파티오를 꼭 만들어주세요. 또, 아이들 용품을 비롯해 짐이 많기 때문에 수납공간을 많이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설계자의 답변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도시지만 전원과 같은 분위기가 풍기는 곳에 땅을 마련하셨네요. 대지는 남동쪽을 바라보고 있고 가로보다는 세로 폭이 긴 장방향의 대지입니다. 지하주차장을 넣기에 넉넉한 단차는 아니지만 약간의 토목 공정을 더한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할 것 같습니다. 토스카나풍의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외장에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고도 수려한 외관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집이 지어진 후에는 사이프러스가 어렵다면 스카이로켓 향나무를 심어 이국적인 느낌을 더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마감 재료의 특성상 구조재인 목재 사이에 들어가는 그라스울과 외벽에 EPS단열재를 보강해 따뜻한 집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이어져오는 디자인은 유행을 타지도, 쉽게 질리지도 않습니다. ◀ FRONT ELEVATION ▶ RIGHT ELEVATION 전체적인 배치는 땅의 모양을 따라 남동쪽을 바라보게 계획하였으며, 대지의 좌우에 집이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에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최대한 측면 창의 개수를 최소화했습니다. 남향 빛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에 거실을 배치했으며, 거실은 지붕의 모양을 그대로 살려 경사면으로 처리했습니다. 경사진 천장에 목재 서까래 장식을 더해 이국적인 느낌을 더욱 더 살릴 수 있는 요소로 활용했습니다.외부와 내부의 중간 역할을 하는 파티오를 전면에 두어 비가 와도 야외활동에 지장이 없게 했습니다. 이는 아파트에서는 누릴 수 없는 특권이지요. 토스카나풍 전원주택에 빠지지 않는 요소는 뭐니뭐니 해도 벽난로일 것입니다. 물론 도시가스를 비롯한 상하수도관 등 인프라가 잘 정비된 택지지구이니, 만약 불필요하다고 생각되시면 벽난로는 제외해도 좋습니다. 거실과 주방은 살짝 분리하여 배치하고 안방에서 주방까지의 동선을 고려해 보조주방, 주방, 거실로 이어지는 순환동선을 계획하였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뒷마당이 보일 수 있게 배치해 실내에서도 개방감을 느낄 수 있으며, 계단실은 지하주차장과 연결되도록 동선을 계획해 이용에 편의를 더했습니다. 지하에 마련된 취미실이 습하지 않게끔 드라이 에어리어(Dry area)를 설치해 취미 생활을 하시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습니다. 자녀들이 사용하는 2층에는 조망을 위한 발코니와 1층 거실에서부터 올라오는 지붕의 경사각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생기는 다락이 있습니다. 다락은 수납공간으로 활용해도 좋고, 아이들이 꿈꿀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도 안성맞춤일 것입니다. ◀ 1ST FLOOR ▶ 2ND FLOOR ◀ LEFT ELEVATION ▶ REAR ELEVATION HOUSE PLAN 대지위치 :대전광역시 유성구 지역지구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대지면적 :303.90㎡(91.93평) 규모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115.56㎡(34.96평) 연면적 :239.85㎡(72.55평) 공법 :경량목구조 최고높이 :7.5m 주차대수 :2대 지붕재 :변색기와 창호재 :미국식 시스템창호 외벽마감재 :스타코, 벽돌 내벽마감재 :실크벽지, 적삼목루버, 타일 바닥재 :온돌마루 타일 자료협조(주)윤성하우징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윤성하우징은 '건축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원하는 꿈의 공간을 실현한다'는 뜻을 품은 종합건축설계시공업체다. 홈페이지뿐 아니라 네이버 카페로도 건축주와 만나며, 건축주와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해 가족 같은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따뜻한 관계를 지향한다. 1566-0495, www.LOHAShouse.co.kr http://cafe.naver.com/15660495※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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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6
보편적이지 않은 경계, SLY House
용인의 한적한 동네에 지어진 3층 집. 부모와 자녀 세대가 함께 사는 이 집은 세대별 필요조건에 따라 공간을 나누어 구성했다. 남들과는 차별화된 방법으로 건물과 자연의 경계를 풀어낸 집을 만나본다. 취재 김연정 사진 신경섭 주택 중에서도 전원 속에 있는 집, 즉 우리가 전원주택이라 부르는 집의 공통점을 찾자면, 그것은 내 땅과 주변 자연 사이에 경계가 없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자신의 땅에 담을 쌓고 타인과 공유하고 싶어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끝없는 자연을 향유하고 싶다면, 그리고 자연을 받아들이고 싶다면 담과 같은 경계는 장애물이 될 뿐이다. ◀ 건물은 정원을 감싸 안아 가족만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2층 발코니 ▲ 서로 다른 외장재의 조합으로 심플한 외관을 완성했다. ▲ 2층과 직접 연결된 또 하나의 출입구 이 집이 자연과 마주하는 자세는 두 가지다. 하나는 자연을 조망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나만의 자연인 정원을 담는 것이다. 배치도에서 볼 수 있듯, 건물은 정원을 감싸며 도로 측의 시선을 등진다. 우리나라 전원주택의 일반적인 모습인 정원을 전면에 내세우는 형태와는 다르게, 프라이버시를 가진 나만의 자연이 되어주길 바란 것이다. 이 배치는 집에 들어서는 사람에게 대비의 효과를 극대화 시킨다. 집의 거대한 외피와는 달리, 내부에 다른 세계가 있음을 인지하는 순간 정원은 더욱 아늑하게 느껴질 것이다. 주택은 부모님 세대와 새내기 부부 세대, 두 세대가 거주한다. 세대별 요구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먼저 각각의 세대는 독립된 주거형태를 띄며, 건물은 정남향으로 배치되길 원했다. 또한 옥상을 사용할 수 있고 태양광을 활용하여 관리비를 줄일 수 있어야 하며, 1층은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 공간이 요구되었다. 높은 층고의 거실과 넓은 드레스룸도 갖춰지길 원했다. 각 층마다 독립된 세대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공간, 즉 두 개의 방과 두 개의 화장실, 거실과 주방을 제외하고 동선으로 사용될 통로공간을 최소화 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모든 실에서는 환기가 잘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마주보는 벽마다 창을 설치했다. 그 결과, 가늘고 긴 형태의 평면이 나왔고, 통로를 줄이기 위해 그 역할을 대신할 거실과 주방을 중앙에 배치한 후 그 사이에 출입구를 내었다. 크지 않은 현관으로 들어서면 펼쳐지는 파노라마와 같은 공간과, 작은 창을 통해 보이는 외부의 모습은 공간의 풍성함과 다양함을 담을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넉넉하지 않은 공간을 풍부하게 보이게끔 만드는 것은 이러한 대비효과를 통해 보완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2층은 다양한 공간감이 느껴진다. ◀ 주방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배치하였다. ▶ 새로운 아이디어로 완성한 인테리어 디테일 ▲데크에 걸터앉아 야외에서 영화감상을 할 수 있도록 가벽을 세운 건축가의 작은 배려가 돋보인다. ◀ 좁은 틈을 통해 보이는 외부의 모습은 공간의 풍성함을 더한다. ▶ 1층은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 공간이 요구되었다. ▲ 화이트 컬러의 내벽과 목재 마감이 잘 어우러진다.건물의 외장재는 외단열시스템을 적용한 스톤코트 뿜칠로 마감했다. 이는 결로와 열교현상이 적고 경제적이라는 장점을 가진다. 최근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단열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하는 건축주가 많다. 단열재를 외부에 설치하는 것은 외장재 선택에 굉장한 핸디캡이 될 수 있는데, 이는 단열재 위에 고정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단열재 위에 바르거나 뿌리는 시공법도 건축가가 약간의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한다면 다양한 모습으로 만들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줄눈의 변화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 집에 시도해 보았다. 작업자가 지붕과 땅 위에서 줄을 튕기며 도면에 정해진 치수에 따라 줄눈을 매겼고, 투박해 보였던 건물의 입면은 줄눈의 수직 분절에 의해 생동감을 가지게 되었다. 정원은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기본 동선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에 텃밭과 잔디밭을 분리하여 배치했다. 텃밭은 정돈된 느낌이 들게끔 낮은 개비온(Gabion)을 쌓아 구획했고, 잔디밭에는 영화를 전공한 아내를 위해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벽을 세웠다. <글 _ 신훈>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지역지구 : 자연녹지지역 용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 562㎡(170평) 건축면적 : 112.01㎡(33.88평) 연면적 : 251.25㎡(76.00평) 최고높이 : 9.48m 규모 : 지상 3층 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내진구조) 외부마감 : 스톤코트(외단열시스템), 씨블랙 버너구이, 데크목 내부마감 : 석고보드 위 실크벽지, 강마루 시공 : 건축주 직영 설계 : 신훈(건축사사무소 어코드) 02-575-0150 www.urcode.kr건축가 신훈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종합건축사사무소 원양과 건축사사무소 O.C.A에서 실무를 익혔다. 2012년 새로움을 추구하는 건축사사무소 어코드를 설립한 이후, KIRA 정회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협력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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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2
열린 계단실과 코너의 집 / BAAN MOOM
언제나 기분 좋은 햇살이 들어오는 3층 주택. 심플한 화이트 외벽과 차분한 목재의 조합으로 꾸미지 않은 듯한 멋스러움이 느껴지는 이곳은, 늘 자연을 품고자 하는 건축주의 감성을 그대로 담은 내추럴 하우스다. 취재 김연정 사진 Wison Tungthunya & IF 이곳은 오래 전부터 살아온 기존의 집 바로 옆에 지어진, 다섯 식구를 위한 주택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열린 공간을 원하는 건축주의 의견에 따라 대지의 규모를 고려해 초기 아이디어가 결정되었다. 주택은 대지의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개방형 공간을 가능한 1층에 둔다는 개념으로 1층에는 L자형 옥외공간을 확보하였다. 욕실이 딸린 안방과 아이들을 위한 2개의 침실 및 욕실, 거실과 식당 공간, 작업실, 개방형 주방, 태국식 주방과 랩풀(Lap Pool) 등이 3개의 층에 걸쳐 배치되었다. 모든 욕실은 낮 시간동안 햇빛이 잘 드는 위생적인 공간으로 제공하고자 각 층의 서측에 놓았는데, 이는 욕실 외의 공간을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욕실을 서측에 둠으로써, 침실은 자연채광이 적절히 드는 북측이나 동측에 자리하게 된다. HOUSE PLAN 대지위치 : Bangkok, Thailand 면적 : 400㎡(Indoor) + 150㎡(Outdoor) 인테리어디자인 : Porntida Kruapat & IF 조경설계 : Kirin Tanglertpanya & IF 구조설계 : Piyapong Suwanmaneechot 시스템엔지니어 : Mongkol Pichayakittisin 시공 : SPC Technocons Co.,Ltd. 건축주 : K. Boonyarit Kitcharoenroj 설계 : IF(Integrated Field Co.,Ltd.) www.integratedfield.com이 집에서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은 ‘계단실’과 각 층의 ‘코너(Corner)’ 두 가지다. 계단실의 경우 삼각형 계단과 상부에 설치된 삼각형의 천창, 그리고 각 실의 보이드(Void)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계단실은 이 보이드 공간을 통해 1층의 거실까지 자연광을 바로 유입시키고, 각 실의 환기뿐 아니라 가족들을 위한 중요한 시각적 연결 장치 역할을 한다. 채광, 환기, 층간 수직 이동통로, 시각적 연결 장치의 다목적 공간인 셈이다. 집에는 사적인 코너와 공적인 코너, 두 종류의 코너가 있다. 사적인 코너에는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한 개별 침실이 있다. 데크와 야외수영장을 포함한 1층 거실 공간과 계단실이 연결된 열린 공간, 2층 가족실 및 옥상 테라스로 이어지는 다목적 가족 공간은 공적인 코너가 된다. 주재료로는 강철 프레임, 절연유리, 그물 등이 사용되었다. 창/문틀은 단면적을 줄이기 위한 소재로 강철을 채택했다. 이로 인해 창틀과 문틀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늘어졌다. 특히, 일련의 대형 슬라이딩 도어는 거실의 양쪽 벽 안으로 감출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내·외부를 온전히 하나의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절연유리는 집안으로 너무 많은 열이 축적되는 것을 방지함과 동시에 충분한 채광을 가능하게 한다. 원양 여객선에서 가져온 그물은 해먹처럼 사용하기 위해 2층 작업실과 3층 침실 사이 공간에 설치되었다. 건축그룹 IF(Integrated Field Co.,Ltd.) 태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디자인 오피스로, 2011년 7월 설립되었다.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가능한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작업하고자 건축가, 인테리어디자이너, 조경설계사 및 산업디자이너 등이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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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2
벽돌 창고의 놀랄만한 변신 / JEJU明月
제주에는 게스트하우스만큼이나 독채 렌탈하우스도 늘어나고 있다. 동남아 휴양지나 리조트에서처럼 프라이빗한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여행객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과수원 깊숙이 자리해 주변의 시선이 완벽하게 차단되는‘제주명월’은 낡은 창고를 리모델링한 이색 렌탈하우스다. 취재 정사은 조고은 사진 변종석▲ 오래 사용한 듯 손때 묻어 편안한 가구로 꾸며진 제주명월의 거실 풍경 제주로 귀촌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낡은 농가도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하지만 섬 구석구석 자세히 살펴보면 아직 알짜배기 땅들이 숨어 있다. 2년 전 제주행을 결심한 부부디자이너 이명헌, 현수진 씨는 자신들의 생각과 딱 맞아 떨어지는 이 공간을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계약했다. 오래된 벽돌 창고 건물과 고요한 주변 풍경은 ‘프라이빗 렌탈하우스’ 콘셉트에 제격이였다. 일선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젊은 디자이너 부부에게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내는 작업은 늘상 해오던 일이었다. 디자인은 예술과 달라 소비를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기에 구매자의 심리에도 밝은 그들이었다. 여행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에게 어필할 만한 공간을 만드는 ‘인테리어’역시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가 거의 없는 제주도에서, 그것도 남쪽 서귀포시 근방이기에 이곳은 사시사철 푸르다. 이는 곧 내륙지방에서만큼 단열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창고는 이전 건축주가 주거용으로 한 번 손을 본 터라 구조변경이나 단열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부부는 이곳을 찾는 숙박객에게 마치 카페에 온 듯한 느낌을 선사하고자 주택에서는 쉽게 구현하기 어려운 ‘화이트 빈티지’를 콘셉트로 잡았다. 필요한 가구는 빈티지숍에서 발품을 팔아 구입해 한꺼번에 컨테이너로 실어 날랐고, 주택의 낡은 분위기도 최대한 살려 오히려 구옥의 멋으로 연출했다. ▲ 2차선 지방도에 면해 있는 제주명월은 넉넉한 주차공간과 넓은 마당, 그리고 마당 안쪽의 외부 키친으로 구성되어 있다. ▲ 오랜 세월 빛바랜 효과를 더하기 위해 화이트 빈티지 콘셉트로 외벽을 페인트칠했다. 꼼꼼히 메우기보다는 드물드문 붉은색 벽돌이 비치게끔 칠한 것도 디자이너의 의도다. ▲ 현관으로 들어오면 거실과 홈바, 그리고 두 개의 방이 펼쳐진다. 빈티지 전신 거울 또한 고재조각을 이어붙여 테두리를 장식한 독특한 제품이다. INTERIOR SOURCES 내벽마감 : 핸드코트 작업 & 벤자민무어 친환경페인트 바닥재 : 구정마루 강마루 수전 등 욕실기기 : 계림 주방가구 : 한샘 조명 : 빈티지 ▲ 기성품과 수제품을 적절히 섞어 배치한 것이 인테리어의 키포인트다. 조명과 소파, 고재로 만든 빈티지 좌탁이 잘 어우러져 아늑한 거실풍경을 연출한다. 컨테이너 내부 또한 빈티지 콘셉트로 꾸몄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SMEG 냉장고와 한샘 맞춤형 싱크대 등 디자인과 기능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 풀이 무성하던 건물 뒷편 나대지에 컨테이너와 데크를 설치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을 더해 주방과 식당을 만들었다. 서너평 남짓한 컨테이너 하우스는 현장에서 조립한 거주용 제품이다. ▲ 화이트톤의 강마루로 바닥을 마감하고 벽면은 조명에 따라 언뜻 음영이 비치는 핸디코트로 마감했다. 원래 집의 모든 창과 문은 갈색 PVC재질이었다고. 깨끗이 닦은 후 하얀색 페인트로 칠하는 고된 작업을 거치고 나니 집의 콘셉트와 잘 어울리는 하얀색 창이 완성됐다. PLAN◀ 자그마한 공간에서도 아기자기한 소품과 깔끔한 컬러로 이색적인 감성을 전달한다. 현관의 하얀 커튼은 심리적으로 깨끗하다는 느낌을 준다. ▶ 빈티지 인테리어에서 자주 쓰이는 영국 성조기를 욕실 포인트 아이템으로 설치했다. ▲ 제주명월의 소품은 모두 부부가 발품 팔아 고른 것들이다.본동은 4명이 묵을 수 있는 안락한 거주공간으로 만들고, 키친과 다이닝룸은 본동과 분리해 집에서 풍기는 생활의 번잡함을 덜어냈다. 건물 뒤편으로 주거용 컨테이너를 설치해 꾸미는 작업에만 5개월이 걸렸다. 페인트칠과 벽면 핸드코트 작업도 마다하지 않고 부부가 직접 품을 들여 제주명월이 완성됐다. 집의 안쪽에는 고재(高材)로 장식된 전신 거울을 중심으로 크게 왼쪽의 거실 및 홈바와 오른쪽 두 개의 방으로 나뉜다. 최대 수용인원을 4명으로 잡은 이유는 그 이상의 숙박객이 묵었을 때의 쾌적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용한 휴식을 위한 공간인 만큼 사람들이 이곳에 머무는 동안 보여주는 태도도 매우 점잖다는 것이 부부의 설명이다. 젊은 디자이너의 감각이 버무려진 이곳에서 보내는 휴가는 지친 도시사람들에게는 꿈같은 시간일 것이다.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http://jeju-myongwol.com, 010-5229-9355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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